[eBook] 저주토끼 - 개정판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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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완독 리뷰

한동안 책을 읽지 않다가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고 있을때 유튜브에 검색해서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이 부커상(사실 난 이 상이 얼마나 권위 있는지는 모른다) 후보에 올랐다고 하기에 궁금해졌다. 시상식에서 후보가 될 정도의 책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고 말이다. 게다가 집중력이 안 좋은(ㅠㅠ) 나에게 옴니버스 형식의 단편집 모음이라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이 꽤 마음에 든다. 책 설명을 듣기로는 자본주의 등의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사실 엄청난 교훈을 주기 보다는 재미 위주의 책인 것 같다. 오히려 심오한 의미, 교훈을 찾으려하면 이 책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달까. 거기서 교훈이나 의미, 위로를 얻는다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것이다. 재미로 따진다면 한편이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고 장르도 다양하며 챕터별로 분위기도 다르고 반전요소가 꽤 있어 재미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편은 <안녕, 내 사랑>이다.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마지막의 반전요소가 갑자기 훅 들어오고 특히 그 때의 분량 조절은 좀 멋있다고 생각될 정도다ㅎㅎ 뒤통수를 한 대 맞고 찜찜한 결말까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여러 의미로 인상 깊은 편은 <몸하다>인데 읽다 보면 이게 뭔데?!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아마 여성이 느끼는 결혼, 출산의 공포와 그에 따른 사회적 억압을 극단적으로 풀어낸 것 같은데 정말 마지막까지 기괴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정말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그 외에도 <덫> 편도 옛날 한국 공포이야기 듣는 느낌이라 재밌다.

내멋대로 단편들을 나눠보자면 다음과 같다.

*약간 오싹한 인터넷 괴담 같은 이야기들 : <저주토끼>, <차가운 손가락>, <안녕, 내 사랑>, <즐거운 나의 집>, <재회>
*엽기적인 이야기 : <머리>, <몸하다>
*옛날옛적 공포이야기 : <덫>
*판타지 요소가 있는 이야기 : <흉터>,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이 책은 1) 부커상 후보는 어떤 책일까 궁금한 사람, 2) 약간의 호러가 가미된 재밌는 단편집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사실 내 얘기인데 나는 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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