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_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모래 사막을 다스리던 왕과 황금 톱니바퀴의 배의 주인은 지평선을 넘는 땅을 가지고 싸우다 왼쪽 팔을 잃게 된다. 이에 황금 배의 주인은 사막의 왕에게 자손, 자손의 자손이 불구가 될 것이라며 저주를 퍼붓고는 사라진다. 실제로 얼마 안 있어 왕자가 태어나지만 왕자는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고 왕비마저 사망한다.
왕자는 성장하여 청년이 되었을 때 초원의 공주를 신부로 맞이한다. 앞이 보이지 않던 왕자는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결혼식을 치루기 전 공주의 침실로 가 그녀와 밀회를 가진다. 공주는 자신의 앞이 보이지 않아 슬퍼하는 왕자를 보며 황금 배의 주인에게 부탁을 하러 가겠다고 나선다. 서로 마지막 포옹과 키스를 나누며 공주는 배의 주인을 찾으러 간다.
공주가 어찌 황금배의 주인과 만나게 되었지만 그에게서 들은 말은 왕자가 하는 말과 달랐다. 그래도 공주는 왕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에게 저주를 풀어달라 부탁하였고 결국 배의 주인도 저주를 풀어주기로 한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눈이 먼 물고기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했다. 하지만 공주는 모래사막을 끝없이 끝없이 갔지만 도무지 성이 보이지 않았다. 배고프고 춥고 목이 말라 정말 죽겠다 하던 순간 아무것도 없던 사막에서 어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마지막 희망으로 땅을 파게 된다. 하지만 힘이 없어 더 파보지도 못하고 그 돌에 머리를 뉘고 눈물을 흘리던 순간 땅에 묻혀져 있던 물고기가 밤하늘로 뛰어올랐다. 물고기가 밤하늘을 가르자 거기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공주는 목을 축이며 기뻐하다가 정신을 잃고 궁궐 앞에서 눈을 뜬다.
왕자는 정말 시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배의 주인이 말했던 대로 사막의 왕은 그저 욕심으로 황금을 갖기 위해 전쟁을 벌인 것이고 왕자 또한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왕자를 위해 고군분투한 공주를 주술사와 내통한 마녀로 몰아 죽이려고 한다. 이때 배의 주인(시간과 모래의 주인)이 나타나 공주를 구해주고 같이 시간과 모래의 주인이 되자고 제안하지만 공주는 인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결국 둘은 공주가 인간의 시간을 마치고 만나기로 하며 초원으로 배를 돌리고 항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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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의 사랑을 위해 위기를 똑바로 마주본 공주와 자신을 도와준 공부에게까지 칼을 휘두를 정도로 욕심 많은 왕자를 보면서 아주 왕자 이놈새키... 소리가 절로 나왔다. 결국 끝없이 탐욕을 부리던 자들은 배의 주인이 내린 저주처럼 멸망하게 되었고 정말 선한 마음으로 왕자를 구하고자 했던 공주만이 살아남고 모든 것을 얻을 자격까지 얻는다. 그러나 공주는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위에 살기 보다는 인간으로서의 평범한 삶을 원했고 배의 주인도 이를 이해한다. 교훈적으로 보자면 끝없는 탐욕은 절망을 불러올 뿐이라는 것이고 로맨스적으로 보자면 배의 주인과 공주의 사랑이 기대된다.
"궁궐 밖으로 나가는 길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밖으로 나간 뒤에 황금 배까지 혼자 찾아가서 배의 주인과 혼자 맞서야 해요. 괜찮겠어요?" "해봐야죠." 공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라딘 eBook <저주토끼> (정보라 지음) 중에서 - P256
"나와 같은 인간 남자를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그 아이가 또 어른이 되어 짝을 찾고 자손을 낳는 모습을 보고…….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그런 삶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 바람과 모래의 주인이 조용히 말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요. 하지만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살아갈 테니까요."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나에게 오라." 황금 배의 남자가 제안했다. "공주에게 인간의 삶은 줄 수 없지만, 대신 인간이 알지 못하는 평온과 무한을 약속하겠다."
-알라딘 eBook <저주토끼> (정보라 지음) 중에서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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