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베아트리체
방탕한 생활을 해오던 싱클레어는 공원에서 만난 어떤 소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런 그녀를 마음에 품은 싱클레어는 그것을 계기로 청산하기 위해 술도 끊고 예전처럼 생활한다. 그래서 부모님과 선생님과 우호적인 관계가 된다. 그러나 그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싱클레어 본인이 스스로 내면적 변화를 한 것이다. 싱클레어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소녀를 베아트리체라고 명명하고 그녀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데, 완성한 그림을 보니 그건 베아트리체가 아니라 데미안의 모습이었다.
싱클레어는 남모르게 데미안을 그리워하고 있었고 방탕한 생활을 하던 시절, 데미안과 잠깐 만났던 일을 떠올린다.

베아트리체에게서 시작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초상이나 데미안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며 비현실적인 세계로 빠져들자 그녀는 완전히 잊혀졌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꿈들과 기대들에 대해, 나의 내면적 변화들에 관해 한마디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간절히 그렇게 하고 싶었어도 말이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원할 수나 있었겠는가?
-알라딘 eBook <데미안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이순학 옮김) 중에서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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