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카인
주인공 싱클레어의 라틴어 학교에 막스 데미안이라는 전학생이 온다. 그는 주인공보다 한 학년 위였는데 또래들과 다른 분위기와 말투에 눈에 띄는 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데미안의 반과 싱클레어의 반은 합동수업을 하게 된다. 이 합동수업에서 주인공의 반은 수업으로 카인의 이야기를 한다.
주인공은 또래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데미안에게 호감과 불편함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 감정이 무엇이었든 주인공은 데미안에게 눈길이 간 건 사실이다. 하굣길에 데미안은 주인공에게 말을 걸며 같이 하교를 하게된다. 이때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의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대중적인 견해와는 다른)를 이야기한다. 이를 들은 싱클레어는 원래 자신이 알던 카인 이야기와 다른 해석에 충격을 받게 된다.
이때도 크로머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싱클레어는 어느날 크로머에게 누나를 데려오라는 불순한 부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후에 바로 데미안에게 자신이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다는 것을 들키게 된다. 데미안에게 크로머에게 벗어나야 한다는 충고를 받은 싱클레어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 이후로 신기하게 크로머가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된다. 전에 때려죽이는 게 크로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고 말했던 데미안을 떠올린다. 그에게 크로머에게 무슨 짓을 했냐고 물어보지만 데미안은 자세한 일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로 주인공은 데미안과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전의 자신의 생활로 돌아갔다. 가족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말하고 누나들과 잘 지내고 찬송가로 부르며 예전의 평화로운 생활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싱클레어는 속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게 스스로가 아닌 타인이라는 사실에 약간의 답답함을 느끼는 듯하다. 후에 아버지에게 데미안의 카인의 대한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았는데 아버지는 그건 이교도적인 해석이라 당연히 배척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주인공은 어른스러운 데미안에게 동경을 품으면서도 평화롭고 단조로운 가족에게 의지하고 의존하는 자신을 도전하게 만드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듯하다. 크로머는 확실하게 ‘나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주인공은 데미안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 또한 유혹자‘ 라고 표현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답답해하면서도 안주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볼 수 있다. 데미안은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보았을 때는 선역에 가까운데 오히려 주인공에게는 그도 유혹자로 받아들여지는 게 재밌는 부분인 것 같다.
모든 괴로움을 내던지고 구원받고 싶은 소망이 간절해지면, 잘못을 뉘우치고 고백해 버릴까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께 사실대로 이야기할 수도,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었다. 잘못을 빌면 다정한 용서와 따뜻한 위로와 깊은 동정을 받았겠지만, 완전한 이해를 얻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데미안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이순학 옮김) 중에서 - P49
나는 예전부터 데미안에게 느꼈던 감사와 두려움, 놀라움과 불안감, 호감과 내면에서의 반항심이 뒤섞인 답답함을 느끼며 서 있었다.
-알라딘 eBook <데미안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이순학 옮김) 중에서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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