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야는 수조 관리원들을 운반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때 그 곳에서 오래 일하고 있던 세키씨와 젊은 사원이었던 사카이 씨는 약간의 다투울 겪고 있었다. 누군가 큰 잘못을 한 것이라기 보다는 일에 있어서 겪을 수 있는 마찰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관동 지방에 가게 되면 그 지역의 디저트를 사는 겐야는 이번에도 고구마를 사용한 디저트를 사기 위해 화과점으로 간다.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세키씨와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세키 씨는 뒤에 사람이 있다면 계산을 차근히 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겐야에게 한다. 세키가 사지 못했던 고구마양갱이를 대신 사주며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도움을 청해도 좋다고 얘기해준다.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겐야는 시간이 나자 가야노의 묘지로 간다. 그곳에서 가야노의 딸 나오를 우연히 마주치고 둘은 대화를 하게 된다. 나오는 엄마인 가야노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겐야가 본 가야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나오를 위로해준다. 나오에게 힘든 일이 있다면 자신과 다쿠마, 아오코에게 부담없이 얘기하라며 연락처를 남기고는 헤어진다.
셋이 있는 메신저 채팅방에 그것에 대해 얘기하려 했으나 또 실없는 대화를 하는 다쿠마의 채팅을 보며 여느때와 다름없는 채팅을 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사실 처음엔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을 사기 위해 표지랑 제목만 보고 급하게 산 책이었다. 새로운 별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고는 ˝SF 소설인가?˝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저 편하게, 그러나 잔잔한 감동이 있는 소설이었다. 대학교 때부터 같은 동아리에서 지내며 어른이 되어서도 친분을 유지하는 아오코, 가야노, 겐야, 다쿠마 이 4명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이들은 각자의 문제점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아오코는 과거에 자신의 아이를 잃은 점, 가야노는 병, 겐야는 회사에서 겪은 일 때문에 히키코모리 생활, 다쿠마는 아내와의 갈등.
이런 문제들은 어쩌면 이 세상의 누군가는 겪을 문제일지 모르며 나는 개인적으로 겐야에게 공감이 갔다. 그래서 겐야파트를 읽으며 좀 찔리기도 유독 겐야에게 이입이 잘 됐다.
대학생 때에는 마냥 빛나고 뭐든지 잘할 것 같았던 친구가 나이를 먹어가며 약한 모습도 알게 되는 것이 나름의 포인트라면 포인트 같다. 정말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도 있고 다 알 수는 없으니까. 또한, 최근 우리 생활에 거의 스며든 코로나를 꽤나 활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 신선했다.
이 소설이 엄청나게 특별하고 차별점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꽤나 공감할 거리와 잔잔한 감동이 좋았던 책이다. 가볍게 읽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다.

겐겐, 하고 귓속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울렸다. 무성히 우거진 풀바다를 한줄기 바람이 스쳐 지나는, 그 잎사귀 스치는 소리처럼 가벼운 음색으로. - P215
조수석에 놓은 꽃다발에서 푸릇푸릇하고 싱싱한 향기가 났다. 흰 백합이 든 걸 고른 이유는 막연히 친구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선이 가늘어선지, 처음 보았을 때는 얌전하고 소극적이란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친해지고 보니 그녀는 오히려 자유분방하고 대담했다. 결코 조그만꽃은 아니었다. 선명한 색채에 향이 짙은, 어디 피어 있는지 멀리서도 금방 알 수 있는 꽃이 그녀 이미지에 가까웠다. - P216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데려다줄 테니까보고 싶음 말하래요. 근데 엄마랑은 지금껏 늘 일대일로 얘기했었는데, 이제부턴 누구랑 같이 있지 않으면 못 만난다는 게 이상해서... 혼자 만나고 싶었거든요. 돈이 드니 맨날 그러긴 어렵겠지만, 여차하면 혼자 올 수 있다는 걸 확인해서 다행이예요." - P221
"안도 삼촌, 엄마가 저랑 약속해놓고 지키지도않은 게 엄청 많거든요? 동생 안 낳아준 대신 초등학교 가면 고양이 키우게 해주겠단 거나, 제 결혼식을 보기 전까진 죽지 않겠단 거나. 못 지킬 약속만 한 거 보면 아무래도 못된 어른이 맞았나 봐요. 근데 딱 하나, 진짜로 이뤄졌네요." 의미를 알 수 없어 겐야는 고개를 갸웃했다. 나오는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 올렸다. "네가 혼자가 되는 일은 평생토록 없을 거라고. 몇 번이나, 다짐하듯 말했었어요. 엄마가 한 말이진짜가 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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