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08. 토
-지존파 납치 살인 사건-
1994년 돈 많은 부모님을 잘 만나 좋은 그랜저차를 몰고 다니며 진상을 부렸던 오렌지족을 증오해 사람들을 납치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들은 ‘지존‘이라고 부르는 두목의 지휘 아래 자금을 모으고 계획을 실행하며 살인사건들을 저질렀다. 처음은 그랜저차를 몰고 다니던 밴드마스터 박씨를 살해하였고, 중소기업 사장 부부를 살해하였다.
하지만 돈 많은 자들을 증오해 그들을 납치하고 돈을 갈취하겠다는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이 살해한 박씨와 부부는 그랜저차를 몰고 다니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부자는 아니었다.
박 씨는 악기 등을 운반하기 위해 700 만원의 중고 그랜저차를 산 것이었고, 부부는 자신의 회사를 가지고 있긴 하나 당시에 경영난에 처한 회사를 인수해 잘 키워나가보려던 상황이었다.
부자들을 증오한다던 그들은 자꾸 엉뚱한 사람들을 타켓으로 잡았던 것이다. 게다가 지존파를 세워 실제 살인사건을 저지르기 전에 연습이랍시고 부자도 뭣도 아닌 평범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인까지 하였으니, 그들은 그저 악마에 불과했다.
하지만, 밴드마스터 박 씨와 같이 납치된 유 씨는 그녀를 조직원으로 키워보려했던 지존파에 의해 생존해있다가 그녀에게 그나마 우호적이었던 김강현이 그녀에 대해 조직원들과 마찰이 있던 중 이마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같이 갔을 때,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녀는 탈출을 하고 경찰서에 신고를 해 이 지존파가 저질렀던 엄청난 살인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검거되고 나서 ˝사람을 더 못 죽인 게 한이다˝ 라는 말을 해 더 세간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당시에는 몰고 다니던 승용차에 따라 사람들을 부르는 명칭도 달라졌다고 한다. 딱 지금의 금수저, 은수저 등이 생각난다.
예나 지금이나 가진 재산으로 사람 급을 나누는 건 똑같은 것 같다. 난 요즘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 종류에 잘 사는 지, 못 사는 지 구분한다고 했을 때 경악했었는데
이 때도 마냥 비슷했던 것 같다. 그리고 부자들을 납치해 돈을 벌겠다던 지존파가 했던 살인들이 결국에는 진짜 부자들은 죽이지 못하고 애꿎은 사람들만 살인했다는 사실이 너무 우스웠다.
본인들이 뭐라고 되는 것 마냥 행동하지만 사실은 그냥 증오에 사로잡힌 악마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돈만 있다고 떵떵거리는 사람들과 차별받는 자신들이 싫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야야, 너네 그냥 지존파 해라. 무슨, 마스칸? 야망? 너네가 무슨 야망이냐!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 P312
물론 맥락은 다르지만 지존파 사건이나, 성수대교 사건이나, 이듬해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사건까지… 모두 다 돈과 성공만을 좇다가 벌어진 일들 아닌가 싶어. 어쩌면 지존파는 돈이 우상화된 시대에, 말 그대로 ‘시대가 낳은‘ 괴물이었던 것은 아닐까? -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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