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18. 목

-운명의 목소리에 따라라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대부분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우연하게 발생한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이는 기회도 마찬가지이다.
기회 또한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 사람에게서 나온다. 차이점은 그 기회가 왔을 때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을 것인가, 그 기회를 잡느냐이다.
이 챕터에서는 마리 퀴리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공부를 포기하고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언니와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던 마리 퀴리는 그 집 장남과 사랑에 빠지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가 의사와 결혼한 언니가 파리로 올 것으로 권유했음에도, 그녀는 처음엔 거절하였다. 하지만 그 장남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진절머리를 느끼던 마리는 그와의 사랑을 접고 파리를 건너가게 된다. 이것은 그녀가 기회를 잡은 것이다. 만약 그녀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제안을 거절했다면 오늘날의 위대한 마리 퀴리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회피형 인간은 지금의 상황을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는 교착 상태에 빠지기 쉽지만 외부에서 손을 잡아당겨 주면 의외로 움직인다. 만약 누군가가 손을 내민다면 그것에 순순히 매달려보자. 꼼짝도 않고, 아무것도 바꿔보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회복된 애착 관계가 미치는 영향
에릭 에슨과 조안나 사손은 ‘속도위반‘으로 결혼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에게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처음 에릭슨은 불안정한 자신이 결혼을 해도 되나 의심했지만 친구의 설득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조안나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동시에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인 남편을 보살펴주고, 원고를 읽은 후 정확한 지적을 해주는 등 남편의 지원자가 되어주었다. 조안나의 헌신은 불안형 애착을 가진 여성의 ‘강박적 보살핌‘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조안나도 역시 어머니와는 원만치 못하여 불안정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안나의 헌신에 의해 에릭의 위축된 자기애는 회복되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에릭의 애착 상처는 치유되어 일에만 매진할 수 있었고, 동시에 아버지와의 관계도 개선되었다. 한편 조안나도 자신의 가족이라는 새로운 애착 상대를 손에 넣고, 그것에 헌신함으로써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상처를 공유한 사람들의 만남
회피형이든 불안형이든, 애착 장애를 가진 사라밍 결혼하는 경향을 보면 가장 흔한 것이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공감을 느껴 결합하는 경우이다. 아동문학가 톨킨과 그의 아내인 이디스 커플도 마찬가지였다.
톨킨형제는 12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의 후견인이었던 모건 신부는 한 하숙집에 톨킨형제를 맡기지만 그들은 거기서 불안한 생활을 보내게 된다.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된 모건 신부는 다른 하숙집으로 그들을 보내고, 그 하숙집에는 소극적인 성격의 소녀 하나가 하숙하고 있었는데 그녀 역시 고아였고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그녀가 바로 이디스이다. 처지가 비슷한 둘은 서로에게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싶어하던 와중, 톨킨은 대학 진학 조건인 장학금 시험에서 떨어지자 모건 신부는 둘의 연애를 금지한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하숙집으로 옮겼고, 톨킨은 장학금 시험과 대학 입학시험에만 매진하여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톨킨은 대학 생활을 즐기며 언어학 연구에 매달린 채 이디스에게 편지도 보내지 않고 3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그는 이디스를 포기한 게 아니라 무사히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 이디스에게 정식으로 청혼하려고 결심했던 것이다. 편지를 쓰지 않은 것은 모건 신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비로소 성인이 된 톨킨은 이디스에게 편지로 청혼하지만 이디스는 그 당시 다른 남자와 약혼한 상태였다. 하지만 톨킨은 물러서지 않고 이디스를 설득했고
이디스는 큰 결심을 하여 약혼을 파기한다.
그 결과 이디스는 그때까지 의지했던 사람들을 배신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절연당한 후 살고 있던 집에서도 쫓겨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가 지불한 약혼 파기에 대한 엄청난 대가 앞에서 톨킨은 왠지 남 일 구경하듯 행동했다. 같은 회피형 스타일의 소유자라도 톨킨은 좋게 말하면 낙관적, 나쁘게 말하면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었다.
아무튼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만나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맺어진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무수한 인과의 사슬과 우연의 결과에 불과하다. - P334

하늘의 뜻이라는 순간이 평생 몇 번인가는 있다. 그때는 일단 해보는 것이다.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 P3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