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12. 금

-나를 속박하는 것은 무엇인가?
k씨는 긴 상담 기간 동안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보면서 외상과도 같았던 기억을 되새겼고, 그와 동시에 그 뿌리에 박혀 있던 부모와의 애착 문제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다.
이 과정 동안에는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잠이 부족하거나 침울해질 수 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억눌러왔던 것이 방출됨에 따라 교착상태가 부서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변화의 방향을 정하지 못해서, 그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 화를 내거나 옛날 일에만 사로잡혀 부모에게 따지고 들거나 하는데, 우울해지거나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해서 마치 악화된 것처럼 보인다. 활성화된 에너지를 어디로 분출해야 하는지를 본인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회피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 에너지를 주변 사람과의 마찰로만 사용하면 헛수고가 되어버린다. 그 에너지를 자기 내부의 변화로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시기부터 현실적인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본인의 안정감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등을 떠밀어주고 어떤 때에는 힘껏 떠밀어야 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현재 자신을 변화시킬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서서히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한다.

-내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다
회피형 인간을 포함한 모든 불안정한 인간 유형들의 근본적 문제는 어린 시절의 애착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 기원을 찾기 힘든 사람도 많고 찾기 쉬운 사람도 있다.
애착 관계의 여러 단계에서 계속 상처를 받거나, 자각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자각하는 상처가 추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상처 받았던 기억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상처를 받게 된 직접적인 사건 자체는 자각할 수 없다 해도 그 흔적은 여러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면 어린 시절에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상처가 너무 깊을 경우에 마주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서 자신의 과거를 봉인한 채 살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인생의 벽에 부딪히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 자신을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바라보며 일어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줄곧 방치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물론 복구를 꾀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회피하는 방어 자세가 정말 강한 경우에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기 때문에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고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복구의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되어, 이미 상처를 극복한 이후에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를 느끼고 이해하다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에서 회복하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안정감이 보장되고, 그것을 이야기해도 혼나는 일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리라는 것을 알면 서서히 그 체험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며, 그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줌으로써 해독은 진행된다. 이러한 작업은 일반적인 진찰만으로는 다 할 수가 없어서 일반적인 진찰과 더불어 업무 제휴를 하고 있는 심리 상담 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병용하고 있다. 마인드풀니스 심리 상담을 하면 그 효과가 훨씬 더 커지는 듯 하다. 마인드풀니스 심리 상담이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체험을 말만이 아닌 몸으로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체험 같은 것이다.
한편 기본적인 진찰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본인의 마음을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시점에서 진단하고 문제점도 밝혀 내 변화를 촉구하는 경우도 있다.

회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안정감을 회복할 필요와 동시에 다시 한 번 위험과 불안으로 가득한 현실로 뛰어들 용기도 필요하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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