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아 나목들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어떤 시간은 빨리 흘러가버리고 어떤 시간은 견뎌야 한다. 한 시간에도 몇 번씩 변기를 붙들고 구토하는 하룻밤은 영원과 같다. 아무도 그 견딤을 돕거나 대신해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따금씩 확인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견디는 힘이란 따로 어디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몸의 일부로 만들어져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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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열림원
2009(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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