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북동부 해안에 파견되어 원시적 환경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사냥꾼들의 이야기.

http://weekly.khan.co.kr/khnm.html?www&mode=view&art_id=201308261627501


이 시리즈는 팬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일반적으로 번역하기 어렵다고들 하는 유머를 그런대로 잘 번역했고, 표지와 삽화도 좋고, 전체 시리즈가 나오면 10권 전집으로 살 의향이 있는데, 잘 안 팔려서 절판되었다니 안타깝다. (덴마크 문화원에서 출판지원금도 받았던데...) 그나마 이북으로 나와 있다.

허풍담을 더 읽으려면 프랑스어나 덴마크어로 읽어야 한다.


덴마크 작가 요른 (Jørn Riel) 북극 허풍담 외에도 수십 권의 책을 썼다. 영어로는 아동소설 세 권이 소개되어 있다. 그린란드 이누이트에 관한 소설 {Før Mordendaggen} 캐나다로 배경을 옮겨 영화 [Before Tomorrow] 만들어졌다웹에서 무료로 혹은 후원금을 내고 있다. 속도가 느리고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잔잔하고 아름답다.

http://www.isuma.tv/fastrunnertrilogy


릴은 프랑스에서 인기가 대단한가 보다. (한국어판도 프랑스어 중역이다.) 위키피디아 프랑스어 페이지에 특별히 허풍담 시리즈 10권의 서지사항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 있다(영어, 덴마크어, 독일어 페이지에는 없다).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는 조언과 함께. 일부는 프랑스에서 그래픽노블(http://www.amazon.fr/vierge-froide-autres-racontars/dp/2848653256/)로 나오기도 했다.


1 Den kolde jomfru og andre skrøner - 1974

2 En arktisk safari og andre skrøner - 1975

3 En underlig duel og andre skrøner - 1976

4 Helvedespræsten og andre skrøner - 1977

5 Rejsen til Nanga : en usoedvanlig lang skrøner - 1981

6 En lodret løgn og andre skrøner - 1986

7 Signalkanonen og andre skrøner - 1988

8 Haldurs ballader og andre skrøner - 1993

9 Cirkuloeret og andre skrøner - 1994

10 Forliset og andre skrøner -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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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작가 Hannah Kent가 로터리 장학생으로 아이슬란드에 머무를 때 알게 된 이야기를 소재로 쓴 장편소설이다. 살인 혐의로 1830년 참수된 Agnes Magnúsdóttir의 사연이다. 같은 소재로 1995년 아이슬란드 영화가 만들어졌고, 이 책의 영화 버전도 할리우드에서 제작 중이라고 한다.


공간적 배경은 아이슬란드 북서부의 바다가 가깝고 산이 험한 지역이다.

당시 아이슬란드에는 감옥이 없었다. 덴마크령이어서 보통 중죄인을 덴마크의 감옥으로 보내고 거기서 형을 집행하는데, Agnes의 경우 '본보기로 삼기 위해' 현지에서 집행하기로 했다. 사용할 도끼를 고르고 망나니를 고르는 등 모든 일은 덴마크 왕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편지가 오고가느라 시간이 걸렸다.(그 와중에 덴마크에선 도끼 가격에 바가지를 씌우고 게다가 쓰고 나서 돌려달라고 한다.) 집행 전까지 죄수가 머물 곳이 필요해 하급관리의 가족이 사는 농가에 돈을 조금 주고 죄수를 떠맡겼다. 거기서 죄수를 일꾼으로 썼다. 살인 사건은 1828년 3월에 일어났고 사형은 1830년 1월 집행되었다.

주인 가족과 일꾼 모두 집안의 badstofa라는 공간에서 같이 잤다(난방 연료를 아끼기 위해). 남자 일꾼이나 주인이 여자 일꾼을 자주 강간했다. 무척 추운 곳이므로 밤에는 요강을 사용했다. 여성의 지위가 상당히 낮았나 보다. 아버지가 귀가하자 둘째딸이 납작 엎드려 아버지의 신발을 벗기는 장면을 보고 조금 놀랐다. 그렇더라도 의견 표명은 자유로운 편인 것 같다. 인구가 적어 조금만 특이한 일이 있으면 소문이 퍼지고 와전되었다.

이 정도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대표적 사실은 아니다.)


아마존에서 북유럽 나라들을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여행 가이드북이 주로 나오지만 간혹 민담, 체류기 등 문화적 측면을 담은 재미있는 책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소설은 아이슬란드로 검색하다가 줄거리가 흥미로워 보여서 샀다. 우연히 신기한 책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호주 소설은 별로 주목 받지 못하는 경향도 있고), 유명세가 대단한 소설이었다. 찾아보니 블로거들이 아이슬란드로 날아가 주인공의 묘석 등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들을 찍어 올린 페이지가 여럿 보인다.


영어권에서 다들 극찬하는데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문장이나 표현은 억지에 클리셰투성이라 내 취향이 아니고, 단지 줄거리와 1820년대 아이슬란드라는 시공간의 디테일 때문에, 그리고 돈 주고 산 책이라서 끝까지 읽었다. 줄거리도 추리 형식처럼 막판에 진실이 드러날 뿐, 그냥 그렇다. Agnes라는 인물의 내력에 사회 문제가 많이 반영되어 있어서 살해 동기에도 사회적 측면이 있을 줄 알았지만 개인적인 원한과 감정만 강조되었다. 책에 실린 작가의 말과 인터뷰를 보면 자료 조사를 철저히 한 듯하고 작가의 상상도 덧붙였지만 사실인 내용이 많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잘 쓰인 논픽션으로 읽으면 훨씬 즐거울 것 같다.


서평: http://www.nytimes.com/2013/09/29/books/review/burial-rites-by-hannah-kent.html


Burial Rites

Hannah Kent

Back Bay Book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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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노르웨이어를 공부하려고 그랬다기보다는 만약에 공부한다면, 이라는 가정을 해놓고, 공부할 때 초급 수준에서 읽기 좋은 책이 무엇인지 검색하다가 이 작품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장이 간결하고 쉬워서 공부 삼아 읽기 좋을 뿐 아니라 작품도 너무 좋다고들 했다. 꽤 유명세를 떨친 작품이었다. 얼마나 인기가 좋았으면 미국에선 노르웨이어 단어 뜻을 주석으로 달아놓은 공부용 원서를 출간하기 위해 출판사를 세운 사람도 있다.

http://nelsbok.com/publications/naiv-super/ (미리보기 가능)


그래서 기대가 지나쳤나 보다. 나는 기본적으로 북유럽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난 요소들을 찾아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공감하지 못하는 독자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스물다섯 살인데 대학생인 것 같다. 자퇴서를 제출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대학생인지 대학원생인지 분명하지 않다('친구' 한 명은 대학원생. 하지만 동갑은 아닐 수도 있다.). 부모 형제와 별다른 갈등이 없다. 일하지 않아도 당장 생계를 걱정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버는 친형에게 의지할 수 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갖고 놀아서 옆집에서 집수리는 잘했냐고 물어보는데 갈등은 없다. 우연히 만난 여자애와 바로 사귄다. 형의 지원으로 뉴욕 여행을 다녀온다. (북유럽 사람들이 즐겨 먹는 물컹한 젤리 과자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농담))


갈등이 없어서 무조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배경과 구체적 상황을 초월하여 마음을 끄는 보편성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그것을 독자에게 제시하는 설득력도.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리뷰를 찾아보는 것은 아니지만 위 사이트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 검색하다가 영어로 된 어느 리뷰에서 이 작품을 '히키코모리 소설'이라고 평한 것을 보았다.)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부피가 크지 않고
가격은 1백 크로네를 넘지 않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고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혼자서도, 다른 사람과 함께도 쓸 수 있으며
나를 움직이게 하고
시간을 잊어버리게 해줄 수 있는 어떤 것.
(23)

팩스에 적힌 주소로 보건대, 형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메리카에 있었다. 내가 두 대륙을 혼동했나보다. 하긴 둘 다 A로 시작해 A로 끝나는 대륙이니까. 서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어쨌든 실망스럽다.
아메리카보다는 아프리카가 훨씬 이국적인데. 아메리카보다는 아프리카를 여행중인 형이 있다는 게 더 멋져 보이는데. 그건 마치 은행에 돈이 있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언제 얼마나 많은 돈이 갑자기 필요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있으면 든든한 것.
아메리카에 형이 있다는 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어느 집이든지 세대를 거슬러올라가거나 촌수를 넓게 따지고 들어가면, 아메리카에 친척 한 명 살고 있지 않는 집은 없다.
(107)

샴푸와 치약 광고의 그래픽도 내 눈길을 끈다. 교육적으로도 큰 효과가 있는 광고들이다. 어떻게 영양분이 머리카락이나 치아 속으로 침투해 손상된 부분을 치유하고 미백 작용을 하는지 광고 그래픽을 통해 잘 볼 수 있다. 제품 사용 후, 머리카락과 치아는 이전보다 훨씬 나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요점이다. 더 나아지는 것. 하지만 음식이나 과자가 춤을 추게 만든 애니메이션 광고를 보면 화가 난다. 크래커들이 상자 속에서 제 발로 튀어나와 부엌 싱크대 위에서 춤을 추다가 냉장고 속에 있는 허브 치즈를 불러내질 않나, 허브 치즈가 모습을 드러내면 춤을 추던 크래커들이 치즈 속으로 뛰어들어 몸 전체에 치즈를 바르질 않나. 봐줄 수가 없다.
(126)

공항버스가 도착했을 때, 리세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녀의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 내가 물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내게 키스해주었다. 그리고 내게 엽서를 보내달라고 했다.
나는 만약 매일 한 장씩 엽서를 보낸다면 부담스럽겠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기왕이면 경치가 좋은 장소에서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고층 빌딩 꼭대기 같은 곳에서.
나는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 리세에게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멀어지면서 리세의 얼굴이 거의 안 보이게 되었을 즈음, 폴라로이드 사진 속에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조금씩 드러났다. 이제 그녀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인다.
(183)

아버지와는 좀더 긴 대화를 나누었다. 아버지는 내가 조금만 여유 있게 전화를 했더라면 전단지를 만들어줬을 텐데 하고 아쉬워했다. 내가 그 전단지를 들고 뉴욕 거리에서 뿌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면서. 전단지에는 미국의 모든 행동, 그들의 어리석음과 그들의 정신병자 같은 꿈과 그들의 외교 정책과 문화제국주의 등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선언문이 담겼을 것이라고 했다. A4 용지 한 장 정도면 충분하다고. 아버지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아버지 자신을 포함한, 의식 있는 많은 유럽인들이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그들에게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일종의 교훈 같은 것 말이다.
나는 이제 십오 분 정도 후면 비행기가 뜰 것이라고 아버지께 말했다. 선언서는 다음 기회에 만들어도 충분할 것이라고.
(184-185)

누군가가 캘리포니아의 산 안드레아스 단층에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지어 올리기로 한 프로젝트이다. 일종의 조각품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길이 8미터에 폭 6미터, 그리고 높이 7미터로 지어 올릴 거라고 한다. 재질은 건축자재 중에서도 가장 튼튼하다고 알려져 있는 콘크리트가 될 거라고 한다. 총 무게는 6만 5천 톤이 될 거고, 조각품 밑에 건조될 받침대는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고, 콘크리트 구조물은 둘로 나누어 연간 6~9센티미터 정도의 속도로 분리되어 움직여나갈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4천3백만 년 후에는 구조물의 왼쪽 부분은 오늘날의 알래스카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206)

어렸을 때는 온종일 나무를 탔다. 종종 나무 위에 낮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 여름이 되어 나뭇잎이 무성할 때면, 아래에서는 아무도 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럴 때면 내가 그들과 아주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 있는 것 같았다.
(293)

나이브? 수퍼! Naiv.Super.
Erlend Loe / 손화수
문학동네
199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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