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육의 성공 - 경쟁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
후쿠타 세이지 지음, 나성은.공영태 옮김 / 북스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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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교사들은 아이들을 옆에서 돌보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견뎌요. 좋은 교사란 될 수 있는 대로 아이들이 뭔가 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 같아요."

'나오는 말'의 이 대목에서 나는 눈물이 치밀어 올랐다. 교사 대신에 부모를 넣으면 딱 내 상황을 꼬집어 얘기해주는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본문에서 이미 그와 전혀 반대되는 사회에 사는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며 부러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교육이 실시되려면 부모 자식간의 신뢰와 자율 존중이 먼저 필요할 것이다.

핀란드의 교육 제도를 소개하는 이 책은 저자가 일본인이어서 특히 핀란드와 일본과 비교하는 내용이 많다. 세계 학력측정 자료에 한국이 최상위권에 들다보니 한국 이야기도 꽤 있는데 일본의 교육제도를 거의 그대로 답습했음에도 학력 패턴이 일본과 조금 다르게 나오기는 했다. (그렇다 해도 이대로 결과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한 학력 수치와 상관없이 상황이 악화될 것이 뻔하다.)

핀란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 점은 모든 학생에게 언어 교육을 철저히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과과정을 학교 당국의 자율에 맡기지만 핀란드어 수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규정한다.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영역은 없다. 과학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하지만 방정식만으로 가득한 논문이나 교과서는 없다. 언어 능력을 등한시하고 살아온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끼리 단순하고 오해의 소지가 큰 언어만 사용하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의 다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핀란드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세 개 이상의 외국어를 배우고 실제로 외국어를 참 잘 한다고 한다. 그러나 핀란드어가 우선시되어 수업시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이 책에서 그렇게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역시 모국어를 잘 해야 외국어도 잘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배우고 싶은 외국어의 교사가 없는 경우에는 다른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선택' 과목이 학교에 있는 교사의 종류에 따라 그냥 정해지는 경우가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먼 나라의 일이다.

너무 놀라워서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사실은 핀란드의 소수 이민자 자녀에게 그들 각각의 모국어 수업을 받게 한다는 점이다. 핀란드는 이민자가 거의 없는 나라인데도 말이다. 전국에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이민자 자녀가 4~5명에 불과한 경우에도 각 언어의 교사들을 철저히 교육시키고 해당 교사가 있는 곳으로 학생이 이동하여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해 준다. 이 책에서는 이 예를 통해 핀란드의 교육이 사회복지와 연결된 개념임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접할 수 있으나 약간 산만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핀란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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