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눈
미야베 미유키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카파 노블스 창간 50주년을 기념해서, '50'이라는 단어로 장르 소설의 유명한 작가들이(내가 아는 작가가 여럿 보일 정도면 유명한 작가들이 맞다.) 만들어낸 단편 앤솔로지. 미스터리, 본격 추리, 하드보일드 등 온갖 장르가 넘나드는 이 책. 제목만 봐도 떨리는 건 나 혼자였던가!

 첫번째 이야기는 아야쓰지 유키토의 <미도로 언덕 기담-절단>으로 시작한다. <미로도 언덕>의 연작 중 한편으로 오래된 도시의 '기담'과 관련된 주제를 통해 미스터리를 이야기한다. 절단이라는 제목에서 시체 절단 내지 토막 살인을 생각한 건 나뿐만이 아닐테지만 역시나 들어맞았다. '바를 正'자를 표시해가며 '50번'의 칼질로 시체를 '50번 조각'낸 인물의 이야기인데, 꽤나 시체를 자른 부위가 디테일해서 그만 상상하고 말았다. 근데 도대체 *****, 이건 뭐지? 아직까지 미스터리. '기담' 이야기라서 그런가? 애매모한 부분이 많다.

 두번째 이야기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눈과 금혼식>. 등장인물 중,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결혼 '50주년'을 의미하는 '금혼식'때 일어난 의문의 죽음을 다루는데 눈와 금혼식답게 로맨틱하면서도 따스한 이야기이지만 약간 사회파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알리바이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본격인가?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 본격추리는 아닌듯하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단편이다.

 세번째는 오사와 아리마사의 <50층에서 기다려라>. 도시 전설이 주제로 그 전설에 의하면 자신이 지명되면 호텔 '50층'으로 불려간다고 한다. 다분히 일본색이 강한 작품으로 청춘이야기 같기도 하다가 미스터리 같다가도 역시 하드보일드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풋풋한 청춘의 꽤나 심각한 고민이 되는 도시 전설. 실제로 주인공에게 도시 전설이 일어났지만 내막은 꽤나 비참하다 못해 현실적이다. 

 네번째는 시마다 소지의 <영국 셰필드>. IQ '50'쯤 되는 영국 청년의 역도와 관련된 삶을 다루고 있다. 무척이나 감동적이고 또 교훈적이지만 미스터리나 본격등의 요소는 거의 없다. 이 단편 앤솔로지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다섯번째는 다나카 요시키의 <오래된 우물>. '50대' 동안 이어져 온 귀족 가문의 저주를 다루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이상하게 요코미조 세이시가 떠오른다. 물론 본편인 오래된 우물은 영국의 오래된 귀족 가문을 다루고 요코미조 세이시는 일본의 오래된 가문을 다룬다는데서 차이점이 있지만 '오래된 가문'이라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음침하고 음험하고 무섭다고 할까. 의문의 죽음이 일어나도 그렇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점이 대단하다. 네번째 영국 셰필드에 이어서 또 영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놀라기도 하고 식상하기도 했다. 이 단편집 순서에 의미가 전혀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일본 작가들이 영국에 대해 갖는 그 관심도가 무척이나 높구나라고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여섯번째 이야기는 미치오 슈스케의 <여름의 빛>. 드디어 책을 읽어본 작가가 나왔구나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사실 본 책 펼쳤을 때 이 작품을 제일 먼저 보고 처음부터 쭉쭉 읽기 시작했다. ISO '50' 이라는 필름의 감광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피사체를 세밀하게 표현하고 싶고 색도 선명하게 찍고 싶을 때 사용하는데, 그 필름으로 찍힌 사진을 둘러싼 아이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 그런척 하는 어른들의 세계 모습이 보여서 그것이 참 재미가 있는데, 미치오 슈스케가 잘 그린듯 하다.

 일곱번째 이야기는 미야베 미유키의 <도박 눈>. '50개'의 눈알에 얽힌 에도 시대의 요괴담이다. 시대물에 요괴담에 미스터리. 내가 정말 좋아하는 구성이다. 미미여사님의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에도 시대 특유의 냄새와 신사, 요괴 그리고 기묘하면서도 기괴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 단편이었다.

 여덟번째 이야기는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하늘이 보낸 고양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어딘가에서 읽어 본 것처럼 낯익다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이었을까. 한장 한장 넘길수록 어딘가에서 분명히 이 이야기를 봤었다라고 확신하게 되었지만 출저를 알 수 없어 확신을 할 수가 없다. 고향에 보내는 '50엔'짜리 우표를 붙인 엽서를 단서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엽서는 나오는 인물들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다지 많은 활약을 하지는 않는 듯하고 오히려 고양이쪽이 더 미스터리가 아닌가 한다. 사람의 인연이라는건 참으로 신기해서 이렇게 저렇게 얽혀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격하지 않은 담담한 이야기.

 아홉번째 이야기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미래의 꽃>. 암병동에 누워 있는 나의 '50'의 검시관과 신참 검시관이 부검에 관한 이야기로 사진을 통해 사건의 내막을 밝혀내고 또 거기서 인간의 마음을 추론해낸다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깊었고 끝에서는 재치있게 마무리 지어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편안하고 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손대기 힘들었던 장르 소설 작가들의 글을 엿볼 수 있어서 그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단편 앤솔로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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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2 - 준비!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1권에서는 축구를 향한 마음을 접고 스프린트로 막 발돋움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하루고 육상부 선수로써 그야말로 스프린트만 생각하는 신지의 모습을 여러가지 경기를 통해 그리고 있다.
 신지의 형인 겐짱은 2권 시작부터 등장해 신지에게 크로노잉크스(미즈노의 육상 전문화)스파이크를 선물한다. 겐짱이 축구를 그만두고 스프린트를 하기로 한 자신을 인정해준 것 같은 기분이 신지는 들었다.

 힘든 동계 훈련이 끝나고 인터하이 예선전을 치른다. 비가내려 100미터에서 다카나시를 이기고 1등으로 들어온 신지. 하지만 결승에서 신지는 탈락하고 렌만 남관동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뒤이은 것은 400미터 계주. 1주자는 새로 들어온 1학년인 모모우치, 2주자는 렌, 3주자는 모리야 선배, 4주자는 신지였다. 이어달리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결승이다. 다행이 6위 안에 들어 남관동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고 신기록까지 세웠지만 2주자였던 렌이 좌대퇴부 뒤쪽의 햄스트링스 근단열이라는 부상을 입게 되어 팀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도 않고 달리기에 대한 것 역시 느긋하게 하는 렌이 100미터인 개인전은 괜찮지만 이어달리기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렌 답지 않게 고집을 피우며 감독인 미짱과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연습을 한다. 하지만 렌이 이렇게까지 이어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4명이서 같이 뛰려고 하는 것은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인 모리야의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어느 레이스나 정말로 단 한 번 뿐이라는 것. 두 번은 없다는 것. 대회 규모에 관계없이 그 멤버로 그때 달린 그 경주는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p.112

 렌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한 이 4명의 멤버의 이어달리기를 하고 싶었고 마지막 대회인 모리야 선배를 위해서 렌은 뛰고 싶었던 것이다. 남관동 출전도, 400미터 계주의 매력도 아닌 누군가를 위해 뛰고 싶은 마음. 마음 한구석이 찡해져왔다. 그렇게 인터하이가 끝났다.

 그 뒤 모리야는 수험 공부를 위해 신지에게 주장자리를 맡기며 이곳(하루고 육상부)을 좋은 곳으로 만들어봐라고 말한다. 육상부에 렌이 들어온 후, 달리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렌으로 인해 주장으로써 마음이 무거웠던 모리야는 어떻게하면 렌이 주변에 맞춰 모두들과 같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상승효과를 타고 전체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이런 결론을 내렸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는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 거야. 하루 이틀이 아니라 365일을 매일처럼. 어떤 훈련도 대충 넘기지 않는다. 어떤 시합에서도 최선을 다해 달린다. 하루하루가 나의 최선을 경신한다는 자세로 움직이는 거다. 훈련도 시합도. 마음가짐만이라도 말이아. 그렇게 하면 나도 선수로서 성장할 테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와 줄 거다. 변덕스러운 천재 이치노세도 말이야." p.120

 그렇게 신지는 모리야의 뒤를 이어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이 되었다.

 여름마다 열리는 육상부 바비큐 파티를 뒤로 하고 이와타에서 열리는 겐짱의 시합을 신지는 다니구치와 보러 간다. 신지는 다니구치를 향한 마음을 조금씩 키워나가는데 여전히 달리기가 먼저인 그를 보면 천상 운동선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겐짱의 시합을 보고 의기소침해진 신지는 다니구치에게 닿을 수 없다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런 신지를 다니구치는 그런 재능있는 사람을 따라잡으려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임하는 신지가 더 대단하다며 가능성을 믿고 자신도 나아가고 있으니까 신지도 그러라며 말한다. 가능성이라는 말을 무턱대고 믿기는 힘들었지만 고되고 힘든 훈련을 견디는 마음과 몸을 가진 너는 스프린트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3학년 종체가 열릴 쯤에는 렌과 겨눌 수 있게 될거라는 미짱의 말에 신지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p.180

 신지의 연습하는 자세와 모습, 그의 마음 가짐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은 정말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그야말로 연습광에 스포츠맨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하면 저렇게 하나에만 몰두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머릿속이 달리기 하나만으로 가득차서 모든 일상 생활이 그에 맞춰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물론 다니구치 생각도 하고 렌 생각도 하고 팀원들 생각도 하지만 여전히 달리기 밖에 보지 않는 신지의 모습은 정말 대단하고 또 부럽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끈기를 가지고 포기 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멋있고 본받고 싶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저렇게 푹 빠져서 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나를 고무시킨다.

 인터하이가 끝나고 남은 것은 신인전. 100미터 준결승에서 센바를 막판에 뛰게 만들고 200미터 결승에서는 렌과 겨루며 렌을 달리게 만들 정도로 선장한 신지. 가슴 벅찬 한걸음이었다.

 신인전 현 대회의 개인전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한 신지는 관동 대회에는 나갈 수 없어 안타깝고 분했다. 하지만 400미터 계주에서 2위를 해 관동에서 뛸 수 있게 되었고 신인전 관동 선발 대회 첫날 신지의 부모님이 보러 오셨다. 이 선발전에서는 북관동 팀과도 겨뤄볼 수 있어 신지는 떨렸다. 어떤 강한 녀석들이 있을까. 하루고는 4위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다음 이어달리기 경기를 두고 울면서 급한 일이 있다며 가버린 엄마와 좋지 않은 표정의 아빠로 인해 신지는 집중 할 수 없었고 그것은 결과로 나타났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전화를 걸어 J리그팀중 한팀인 주빌로에 들어가 활약중이던 겐짱의 자동차 사고 소식을 알게 된 신지는 충격에 휩싸인다. 유난히 사이가 좋던 이 두 스포츠 형제에게 겐짱의 사고는 신지의 육상에 대한 마음까지도 흔들어놓았다. 자신이 오른쪽 다리를 다친 것처럼 힘들어 하던 신지는 11월 첫 주 토요일에 단자와 호수에서 열리는 현 역전 마라톤 대회에 다니구치를 비롯한 팀원들을 응원하러 뒤늦게 나마 참여하여 육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잠시 뒤 여자 주자가 달려왔다. 여러 명이 달려온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다른 학교 선수들이지만 그 주자들을 모두 응원해주고 싶었다. 처음 1학년 여름 합숙에 참가했을 때 300미터나 400미터 달리기에서 다른 학교 선수들에게도 차별 없이 응원을 보내는 모습에 나는 어색함을 느꼈다. 아무리 훈련이라도 경기 형식의 경쟁이지 않은가. 하지만 육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달린다는 것은 평등하고 존엄한 행위다. 단거리든 장거리든 타임이나 순위에 관계없이 한계에 도전하며 달린다는 것이 소중하다. 그 고통과 기쁨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달리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지만, 우리는 배턴이나 어깨띠가 없어도 응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 p264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으로써의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신지는 달리기에 대해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씩 잡아나갔다.

 "나 말이야. 재미없다. 너, 없으니까. 난 너랑 뜀박질 시합 하고 싶어서 육상부에 들어온 거거든." p.267

 렌의 말에 신지는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유치원때 걷는다는 개념없이 조건반사처럼 와아 뛰어다니며 상대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다는 듯, 둘이 있으면 경주를 하며 앞지르려고 달렸던 일들이 떠올랐다.  

 "빨리 달리면 그냥 기분이 좋아. 왜 그럴까? 나는 다른 운동은 하지 않으니까 모르지만, 이게 최고로 기분 좋지 않냐?" p.268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릴 때의 그 감각과 상쾌함을 이미 신지는 알아버렸다. 신지는 달리고 싶어졌다. 그렇다. 이제 곧 신지와 렌은 3학년이 된다. 2학년 1년동안의 경기는 끝이났고 이제 또 다시 동계 훈련이 시작된다. 한권 한권 읽어갈수록 1년씩 나이를 먹어가며 스프린터로써 성장해가는 신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즐겁고 안타깝고 웃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며 설레기도 한다.

 본 책 2권에서는 경기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신지의 모습과 0.01초를 다투는 달리기의 순간을 실감나게 묘사하여 긴장을 늦출 틈 없이 달리고 달렸다. 1권에서는 400미터 계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2권에서는 400미터 계주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 스프린트로써 활약하는 신지의 모습도 많이 엿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1년동안 치러지는 경기란 경기는 전부 나와서 그런지, 정말 책 읽는 내내 달리고 또 달리는 모습에 내 심장박동수도 같이 올라가고 피가 온 몸을 재빠르게 도는 느낌이었다.

 약간의 로맨스로 신지의 마음은 싱숭생숭해졌고 겐짱의 사고라는 시련으로 달리기에 대한 마음과 애정은 한층 더 강해진 신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까. 신지와 같이 뜀박질하며 달리고 싶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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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막연한 불안감. 긴장감. 즐거움이 공존한다. 온다리쿠의 이야기는 늘 그러했다. 마지막장을 덮었지만 여전히 아련하다.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잡으려고 손을 휘젓지만 손에 느껴지는건 희미한 물방울, 약간의 축축함뿐이다. 나는 지금 그러한 느낌이다.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늘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 다음여정이 있을 것만 같지만, 그여정은 내가 홀로 떠나야하는 여정. 그렇다. 이세상에 끝나는 이야기 따윈 없는 것이다.

 잊혀진다.

 그게 무서운 것이다. 온다라쿠는 잊혀지는게 무서운 것이다.

 기억되는건 어떤 걸까. 잋혀지는 건 또 어떤 걸까. 기억되는 건 살아있는것이고 잊혀지는건 죽는것인가. 전자는 삶이고 후자는 죽음을 통해 완성되는가.

잊혀지는건 물론 무섭다. 하지만 기억되는 것은 더 무섭다. 어째선 사람들은 '없어지는 것' 에서만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새로이 '생기는 것' 그쪽이 더 무섭지않을까. 어떡식으로 생길지, 왜생기는지, 그런것에는 꽤 신경쓰지 않은것일까. 어떤식으로 새겨질지 나는 그것이 더 무섭다. 타인에의해 자신이 기억되는 그순간이 잊혀지는 순간보다 무서운 것이다.

 

 프롤로그는 그 보송보송한 여경과 하사와의 대화다. 일가가 몰살당하고 병원에 실려온 히사요를 상대로 여경은 계속 질문을 한다. 눈이 보이던 어린 시절, 히사요가 보았던 풍경. 그것은 둥근 창 집, 히사요 어머니가 기도 들이던 방 ㅡ 새파란 방, 정적의 공간.

 히사요 그녀가 원하던 나라 유지니아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위선적인 어머니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유지니아는 영원의 정적으로 가득찬 둘만의 나라라고 했다. 정적으로 가득 찬 곳, 파란 방, 그것은 기도의 방이 아니었던가.

 기도의 방을 벗어나 기도의 방으로 간다. 트라우마, 벗어나라 수 없는 현실의 한계인가. 그렇지만 사람이 바뀐다. 처음 기도의 방에서는 히사요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유지니아에서는 히사요와 노란 비옷의 남자, 유진, 벗.

 영원의 정적. 그녀는 유진을 사랑했고 그와 함께 유지니아로 가고 싶었던 걸까. 같이 죽고 싶었던 걸까. 죽음은 영원의 정적이었던가. 아니면 타인의 삶을 죽임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그들을 지우고 소음을 지우고 둘만있는 세계로 향하는 것일까. 히사요는 그정도로 유진을 사랑했는가. 그녀의 어머니는 히사요에게 기도의 방에서 무엇을 고하게 했는가. 무엇에 대해 참회하게 했는가. 네 존재 자체가 죄. 그것은 태어났기에, 그 존재만으로 악이라는 소리이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어째서 평범하게 태어나지 않은거지. 가문의 수치다. 많이 바란 것도 아니다. 신체적 장애, 그것도 눈이 보이지 않는다니!

 세간의 눈으르 의식하면 할수록 마음은 좀 먹어들어간다. 겉으로는 딸에게 잘하는 상냥한 어머니, 속으로는 잔뜩 의식하면서 상냥해지려는, 상냥해져야만 하는 어머니이다. 그런 역할을, 연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상냥한 어머니 역할을. 사람들이 보고 있다. 난 상냥한 어머니. 이 집안에 어울리는 사람.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어머니 상. 보이는 사람.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완벽해야 했다. 완벽해야 했기에 무너져갔다. 조금씩 뒤틀려가는 일상. 나이가 들수록 히사요는 견딜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물론 그녀의 역할, 보이는 자로써의 역할을 즐기기도 했지만 그와 동반한 뒤틀림, 다른 사람은 눈치 채지 못하는 뒷면에서 벌어지는 그 추함을 견딜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히사요는 그 추함으르 스스로 인정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모습은 연기이고 허상이다. 정말로 단지 보이는 자로써 충실히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괴리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보이는 자로써의 역할과 실제 속사정은 다르기에 그 차이를, 틈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가 아닌 거짓이라는 것을.

 그녀도 사람이다. 사람이니까 어딘가 불완전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점을 절대 드러내 보일 수도, 보여서도 안 된다. 헛점이 드러나는 순간, 보이는 자는 살아남지 못하니까. 동경과 질투는 종이 한 장 차이랬던가. 히사요는 늘 그 종이 한 장 차이가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히사요 뿐만이 아니라 그 이가는 전부 그러했던 것이다.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대를 거듭 할수록 부풀려져, 저 집안 모든 사람들은 그러하다는 환상을 낳는다. 그 환상은 동경을 불러 일으키지만 인간 내부의 어딘가를 자극하는 완벽한 그 환상은 동경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불편한 마음도 갖게 한다. 그리고 그 불편한 마음과 동경의 차이가 종이 한 장인 것이다.

 

 '1. 바다에서 온 것'에서는 한 사람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누굴까. 비 이야기다. 이야기 내내 비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비, 더위, 땀, 태풍.... 여름이다. 한 여름. 그리고 초가을.

 막연하게 퍼져있는 도시. 경계선상이 불분명하다. 어디까지가 시내이고 농지인걸까. 주택가는 어디서부터인가. 오래 된 도시. 옛 시간이 흐르는 고대의 도시. 이런 도시라서 가능했던 이야기가 아닐까. 그 도시에서만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 여기서만은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그러니까 유지될 수 있는 작품의 분위기.

 <잊혀진 축제>, 사건, 유일한 방법. 작가다. 화자는 작가. 주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작품. 제국은행사건과 닮은 이야기. 사건의 줄거리. 후텁지근하고 바람이 없는, 오늘과 같았던 여름. 노란 비옷, 검은 야구 모자의 남자. 정원. 새파랗게 칠해진 방. 아오사와 히사코. 그녀의 인상. 그녀에 대한 이야기. 신비스러운 사람. 총명함. 눈이 안보임. 유니지아. 편지. 하얀 백일홍. 다시 파란 방 이야기.

 "충격이었어요. 아니 내.가. 말이에요. 히사가 사건 직후에 군청의 방과 하얀 백일홍 이야기를 했다는 게 큰 충격이었어요."

 놀랍다. 다 읽고 보니 모든 핵심 단서는 첫부분에 다 나와 있었고 직소퍼즐을 맞춰가든 천천히, 하나하나 이야기가 맞춰져 간다.

 챕터마다 화자는 등장하지 않고 그냥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터뷰 형식이다가도 3인칭이 되기도 한다. 누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누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처음엔 답답했다. 하지만 한 챕터가 끝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면서 나는 '다음번엔 또 누가 이야기를 들려줄까?'라는 기대감에, 읽으면서 누군지 추측하기도 했다. 자신의 추측이 맞으면 씨익 웃고 틀리면 '이 사람이었어?'라고 놀라기도 하며 나는 잔뜩 쏟아놓은 어지러운 퍼즐을 하나하나 조금은 긴장하면서도 설레며 즐겁게 맞춰가기 시작했다.

 손에 든 퍼즐조각은 더 이상 없다. 그런데 퍼즐 곳곳에 구멍이 나있다. 이건 내가 메꿔 놓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퍼즐 자체를 어디선가 잘못 맞추기 시작해 완성되지 못한 것일까. 혹시 이 미완성의 퍼즐이 사실은 완성인지도 모를일이다.

 너무나 즐거운 이야기. 읽으면서 뇌가 즐거워 비명을 지르는 것이 느껴졌다. 추리이면서도 추리가 아닌, 어딘가 아련하면서도 아득한 이야기. 온다리쿠 그 자체였다. 밑줄을 긋고 싶었지만 책 자체가 밑줄 그 자체였기에 어디다 그어야 할지 모를 정도다. 다음번엔 그으면서 읽을 여유가 있기를! (너무 재미있어 푹 빠져 읽느라 밑줄 긋기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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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펭귄클래식 시리즈 91권.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빅또르 위고의 대표작.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에 갇혔다가 감화되어 개과천선하지만 사회의 모순과 개인적 양심 속에 끝없이 갈등하는 인물 쟝 발쟝의 기이한 삶을 그려낸 <레 미제라블>은 프랑스 낭만주의 운동의 거장 빅또르 위고 필생의 역작이다 

 어릴때 읽은 장발장의 원작으로 알고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어니스트 헤밍웨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등 현대의 대표 문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역설의 거장 G. K. 체스터턴의 국내 초역 작품. 이 작품은 정치적인 소설도 아니고, 형이상학적인 스릴러도 아니며, 스파이 소설의 형태를 취한 난해한 희극도 아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다.  

 

 

 

 

 

   

 

 

 

 

 

 

 

       

 

 

 

 

 

 

 

 

그래픽 노블로 만나는 환상 문학의 영원한 걸작!

팀 버튼 감독의 새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모자 장수>가 곧 개봉된다. 19살이 된 앨리스가 또 다시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 겪는 새로운 모험을 그린 이 영화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세계를 원안으로 삼아 각색한 것이다. 21세기의 영화 감독에게도 창작의 모티프를 제공하는 이 19세기 동화는 그동안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림책, 팝업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불어넣었다.
1862년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학 교수였던 루이스 캐럴이 단과대 학장의 딸인 앨리스 리델과 그 자매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도덕적인 교훈을 심어주려고 하는 기존의 동화들과 달리 순수하게 아이들의 즐거움을 위해 탄생한 파격적인 동화였다. 이 파격적인 동화는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문학 연구자들의 오랜 분석 대상이 되면서 아동문학과 환상문학의 영원한 고전이 되었다. 기발한 말장난, 암기식 교육이나 정치, 사법 등 어른의 세계에 대한 풍자 등으로 가득한 이 책은 부조리와 넌센스를 사랑한 루이스 캐럴의 취향이 담뿍 들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원전을 읽기보다는 그저 ‘흰 토끼를 따라 땅속으로 떨어진 소녀의 기묘한 험
담’ 정도로만 알고 있는 이 이야기가 이번에는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했다. 프랑스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와 젊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탄생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나보자!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회중시계를 들고 연신 “너무 늦었다!”를 외치는 흰 토끼를 따라 토끼굴 속으로 뛰어든, 호기심 많은 소녀 앨리스의 기묘한 모험 이야기다. 그 굴 속에는 모두를 매혹시키는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져 있다. 앨리스의 몸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고 눈물의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하며, 기묘한 동물들과 어울린다. 그리고 걸핏하면 “저놈의 목을 쳐라!”라고 사형을 언도하는 괴팍한 하트 여왕을 만나 속임수투성이 크로케 경기, 그리고 엉터리 재판에 휘말린 앨리스는 여왕의 사형 선고를 받게 되는데…….
앨리스가 모험하는 이상한 나라는 워낙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로 가득한 환상의 세계이기 때문에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등 시각적인 이미지를 다루고 창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끊임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프랑스 최고의 만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 중인 다비드 쇼벨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각색하면서도 원전에 묘사된 각 캐릭터의 특징이나 이야기의 흐름에는 대부분 충실했다. 그러나 다비드 쇼벨의 ‘앨리스’는 가장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앨리스다.
다비드 쇼벨은 앨리스를 “이미지로 만들고 싶은 욕구를 샘솟게 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었던 그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젊은 작가 사비에르 콜레트의 앨리스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고 그를또 다른 앨리스를 창조할 그림 작가로 점찍었다. 콜레트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영상, 게임 등 최신 분야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경험을 십분 발휘해 새롭고 독특한 느낌의 ‘이상한 나라’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치 컴퓨터 게임의 연상시키는 배경 이미지, 환상적이면서도 음울한 색감, 위압적이면서도 코믹한 캐릭터 디자인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의 앨리스가 새로운 모험으로 우리를 데려갈 것이다!


실제 앨리스의 모델을 꼭 닮은 새로운 앨리스의 탄생!

초판에 실린 존 태니얼의 삽화를 비롯해 지금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표현한 이미지들은 많았다. 대부분의 경우 앨리스는 대략 하늘거리는 금발의 긴 머리, 푸른색 원피스를 입은 무척 전형적인 상류층 소녀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림작가 사비에르 콜레트가 창조한 앨리스는 검은 단발머리, 무채색의 어두운 옷을 입고 있다. 앨리스, 하면 사람들이 보통 떠올리는 기존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사실 이 새로운 앨리스는 실제 앨리스의 모델이었던 소녀 앨리스 리델을 꼭 닮았다. 콜레트의 앨리스 그림 하나가 다비드 쇼벨의 눈을 사로잡았고 결국 그래픽 노블 경력이 전무한 신예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도록 한 것처럼, 전형적인 서양동화 속 소녀풍에서 벗어난 캐릭터로 독자들은 훨씬 새로운 느낌을 가지고 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일기작가로서, 그리고 성과 욕망에 대해 자유롭고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소설가로서 잘 알려져 있는 아나이스 닌이 <북회귀선>으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헨리 밀러와 그녀의 부인 준 밀러를 만난 1931년 말부터 1932년 말까지의 시기에 쓴 일기를 담은 책이다.  

 

 

 

 

 

  

 

 

 

 

 

 

  

 

 

 

 

 

 

 

생텍쥐페리의 비행 문학, <야간 비행>과 <남방 우편기>를 한 권에 묶었다. <야간 비행>은 한 번 날아오를 때마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써야 하는 야간 비행 조종사들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질타하고 동정하는 리비에르의 이야기다. 생텍쥐페리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행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글로 옮긴 것이다.

 

 

 

 

 

 

 

 

 

 

 

 

 

 

 

 

'펭귄클래식' 98권.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단편소설 작가, 오 헨리의 단편선집이다. 첫 단편집 <사백만>(1906)을 비롯한 초기 단편집 <잘 손질된 등불>(1907), <서부의 마음>(1907), <도시의 목소리>(1908), <신사 사기꾼>(1908)에서 걸작 단편 28편을 가려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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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발바닥 일가 1
타지마 타지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타지마 타지코의 <젤리 발바닥 일가>는 그야말로 일상생활의 유머스러움과 귀여움으로 가득하다.

 젤리는 개나 고양이의 발바닥에 튀어나온 몰캉몰캉한 부분을 애칭으로 부른다고 하는데,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젤리일가 전원이 자신의 발바닥, 젤리를 보여주며 "냥!"하고 있다. 하하. 이 얼마나 귀여운가!

 젤리 발바닥 일가는 가장으로서 위엄을 피고 싶어하지만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기를 못펴는 착한 아빠 니케와 주식으로 사료가 최고라고 하며 늘 주식으로 사료를 내어주시는, 살에 민감하지만 티비 앞에 누워 과자먹기가 취미이신 알뜰살뜰한 엄마 타마 그리고 이 집의 귀염둥이이자 이상하게 나이에 맞지 않게 큰 단순한 치로로 구성되어 있다. 끝에 가서 안경을 낀 치로의 오라버니까지 등장하는데, 치로가 태어나기 전에 집을 떠나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하하. 갑자기 가족이 늘었다!

 지금까지 고양이가 말을 하는 정도는 기본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보긴 했지만, 이 만화는 정말 고양이를 위한, 고양이에 의한, 그야말로 고양이만 등장하는 고양이 만화다. 이렇게 철저하게 고양이나 등장할 줄이야! 아, 물론 선생님이나 친구로 개도 등장하곤 한다.

 고양이가 마치 사람처럼 더위에 고생하며 밥(사료)에 투정하고, 밸런타이 데이를 챙기고,칠석 설날 등의 명절을 챙기며, 친구 결혼식에 가기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고양이를 통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짧고 임팩트 강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웃음이 멎을 겨를이 없게 만드는 젤리 발바닥 일가의 이야기!  


 

아기고양이인 치로와 그녀의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이다. (치로가 새끼고양인줄은 여기서 처음 직접적으로 깨달았다!) 정말 새끼 고양이들은 참으로 귀엽게도 저런 냄새를 좋아한다. 하하:)
 

 

달팽이를 주워 오겠다며 나간 치로는 나름 생각 끝에 "집없는 애들은 데려오고 집 있는 애들은 돌려 보냈다"고 한다. 그 결과가 민달팽이와 공벌레! 하하! 진짜 치로는 정말 재치덩어리다.

 

 본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고양이를 통해 우리 일상 가족사를 돌아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살이 쪄서 고민하는 엄마 타마, 소풍 때 도시락으로 설레는 치로,  아빠 니케의 가장으로서의 고민 등이 잘 드러난다. 그런 모습을 유머스럽게 그림으로써 같이 따라 웃을 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한번 쯤 겪어보고 생각해본 일이기 때문이다.

 끝이 없을 정도로 무한히 쏟아져 나오는 에피소드들에 우리 일상은 이렇게도 재미난 걸로 채워져 있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스쳐지나가던 것들을 이렇게 고양이를 통해 지면으로 만나니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이다. 2권도 기대가 된다! 젤리일가여러분들, 힘내시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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