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2 - 준비!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1권에서는 축구를 향한 마음을 접고 스프린트로 막 발돋움하기 시작하는 이야기를 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하루고 육상부 선수로써 그야말로 스프린트만 생각하는 신지의 모습을 여러가지 경기를 통해 그리고 있다.
 신지의 형인 겐짱은 2권 시작부터 등장해 신지에게 크로노잉크스(미즈노의 육상 전문화)스파이크를 선물한다. 겐짱이 축구를 그만두고 스프린트를 하기로 한 자신을 인정해준 것 같은 기분이 신지는 들었다.

 힘든 동계 훈련이 끝나고 인터하이 예선전을 치른다. 비가내려 100미터에서 다카나시를 이기고 1등으로 들어온 신지. 하지만 결승에서 신지는 탈락하고 렌만 남관동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뒤이은 것은 400미터 계주. 1주자는 새로 들어온 1학년인 모모우치, 2주자는 렌, 3주자는 모리야 선배, 4주자는 신지였다. 이어달리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결승이다. 다행이 6위 안에 들어 남관동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고 신기록까지 세웠지만 2주자였던 렌이 좌대퇴부 뒤쪽의 햄스트링스 근단열이라는 부상을 입게 되어 팀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갔다.

 평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도 않고 달리기에 대한 것 역시 느긋하게 하는 렌이 100미터인 개인전은 괜찮지만 이어달리기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렌 답지 않게 고집을 피우며 감독인 미짱과 마찰을 일으키면서까지 연습을 한다. 하지만 렌이 이렇게까지 이어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4명이서 같이 뛰려고 하는 것은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인 모리야의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어느 레이스나 정말로 단 한 번 뿐이라는 것. 두 번은 없다는 것. 대회 규모에 관계없이 그 멤버로 그때 달린 그 경주는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p.112

 렌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한 이 4명의 멤버의 이어달리기를 하고 싶었고 마지막 대회인 모리야 선배를 위해서 렌은 뛰고 싶었던 것이다. 남관동 출전도, 400미터 계주의 매력도 아닌 누군가를 위해 뛰고 싶은 마음. 마음 한구석이 찡해져왔다. 그렇게 인터하이가 끝났다.

 그 뒤 모리야는 수험 공부를 위해 신지에게 주장자리를 맡기며 이곳(하루고 육상부)을 좋은 곳으로 만들어봐라고 말한다. 육상부에 렌이 들어온 후, 달리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렌으로 인해 주장으로써 마음이 무거웠던 모리야는 어떻게하면 렌이 주변에 맞춰 모두들과 같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상승효과를 타고 전체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이런 결론을 내렸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는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도달한 거야. 하루 이틀이 아니라 365일을 매일처럼. 어떤 훈련도 대충 넘기지 않는다. 어떤 시합에서도 최선을 다해 달린다. 하루하루가 나의 최선을 경신한다는 자세로 움직이는 거다. 훈련도 시합도. 마음가짐만이라도 말이아. 그렇게 하면 나도 선수로서 성장할 테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와 줄 거다. 변덕스러운 천재 이치노세도 말이야." p.120

 그렇게 신지는 모리야의 뒤를 이어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이 되었다.

 여름마다 열리는 육상부 바비큐 파티를 뒤로 하고 이와타에서 열리는 겐짱의 시합을 신지는 다니구치와 보러 간다. 신지는 다니구치를 향한 마음을 조금씩 키워나가는데 여전히 달리기가 먼저인 그를 보면 천상 운동선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겐짱의 시합을 보고 의기소침해진 신지는 다니구치에게 닿을 수 없다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런 신지를 다니구치는 그런 재능있는 사람을 따라잡으려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임하는 신지가 더 대단하다며 가능성을 믿고 자신도 나아가고 있으니까 신지도 그러라며 말한다. 가능성이라는 말을 무턱대고 믿기는 힘들었지만 고되고 힘든 훈련을 견디는 마음과 몸을 가진 너는 스프린트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3학년 종체가 열릴 쯤에는 렌과 겨눌 수 있게 될거라는 미짱의 말에 신지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p.180

 신지의 연습하는 자세와 모습, 그의 마음 가짐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은 정말 달리기를 위해 태어난 그야말로 연습광에 스포츠맨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하면 저렇게 하나에만 몰두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머릿속이 달리기 하나만으로 가득차서 모든 일상 생활이 그에 맞춰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물론 다니구치 생각도 하고 렌 생각도 하고 팀원들 생각도 하지만 여전히 달리기 밖에 보지 않는 신지의 모습은 정말 대단하고 또 부럽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끈기를 가지고 포기 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멋있고 본받고 싶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저렇게 푹 빠져서 살 수 있다는 점 자체가 나를 고무시킨다.

 인터하이가 끝나고 남은 것은 신인전. 100미터 준결승에서 센바를 막판에 뛰게 만들고 200미터 결승에서는 렌과 겨루며 렌을 달리게 만들 정도로 선장한 신지. 가슴 벅찬 한걸음이었다.

 신인전 현 대회의 개인전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한 신지는 관동 대회에는 나갈 수 없어 안타깝고 분했다. 하지만 400미터 계주에서 2위를 해 관동에서 뛸 수 있게 되었고 신인전 관동 선발 대회 첫날 신지의 부모님이 보러 오셨다. 이 선발전에서는 북관동 팀과도 겨뤄볼 수 있어 신지는 떨렸다. 어떤 강한 녀석들이 있을까. 하루고는 4위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다음 이어달리기 경기를 두고 울면서 급한 일이 있다며 가버린 엄마와 좋지 않은 표정의 아빠로 인해 신지는 집중 할 수 없었고 그것은 결과로 나타났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전화를 걸어 J리그팀중 한팀인 주빌로에 들어가 활약중이던 겐짱의 자동차 사고 소식을 알게 된 신지는 충격에 휩싸인다. 유난히 사이가 좋던 이 두 스포츠 형제에게 겐짱의 사고는 신지의 육상에 대한 마음까지도 흔들어놓았다. 자신이 오른쪽 다리를 다친 것처럼 힘들어 하던 신지는 11월 첫 주 토요일에 단자와 호수에서 열리는 현 역전 마라톤 대회에 다니구치를 비롯한 팀원들을 응원하러 뒤늦게 나마 참여하여 육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잠시 뒤 여자 주자가 달려왔다. 여러 명이 달려온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다른 학교 선수들이지만 그 주자들을 모두 응원해주고 싶었다. 처음 1학년 여름 합숙에 참가했을 때 300미터나 400미터 달리기에서 다른 학교 선수들에게도 차별 없이 응원을 보내는 모습에 나는 어색함을 느꼈다. 아무리 훈련이라도 경기 형식의 경쟁이지 않은가. 하지만 육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달린다는 것은 평등하고 존엄한 행위다. 단거리든 장거리든 타임이나 순위에 관계없이 한계에 도전하며 달린다는 것이 소중하다. 그 고통과 기쁨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달리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지만, 우리는 배턴이나 어깨띠가 없어도 응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다." p264

 하루고 육상부의 주장으로써의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며 신지는 달리기에 대해 흔들리는 마음을 조금씩 잡아나갔다.

 "나 말이야. 재미없다. 너, 없으니까. 난 너랑 뜀박질 시합 하고 싶어서 육상부에 들어온 거거든." p.267

 렌의 말에 신지는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유치원때 걷는다는 개념없이 조건반사처럼 와아 뛰어다니며 상대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다는 듯, 둘이 있으면 경주를 하며 앞지르려고 달렸던 일들이 떠올랐다.  

 "빨리 달리면 그냥 기분이 좋아. 왜 그럴까? 나는 다른 운동은 하지 않으니까 모르지만, 이게 최고로 기분 좋지 않냐?" p.268

 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달릴 때의 그 감각과 상쾌함을 이미 신지는 알아버렸다. 신지는 달리고 싶어졌다. 그렇다. 이제 곧 신지와 렌은 3학년이 된다. 2학년 1년동안의 경기는 끝이났고 이제 또 다시 동계 훈련이 시작된다. 한권 한권 읽어갈수록 1년씩 나이를 먹어가며 스프린터로써 성장해가는 신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즐겁고 안타깝고 웃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하며 설레기도 한다.

 본 책 2권에서는 경기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신지의 모습과 0.01초를 다투는 달리기의 순간을 실감나게 묘사하여 긴장을 늦출 틈 없이 달리고 달렸다. 1권에서는 400미터 계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2권에서는 400미터 계주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 스프린트로써 활약하는 신지의 모습도 많이 엿 볼 수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1년동안 치러지는 경기란 경기는 전부 나와서 그런지, 정말 책 읽는 내내 달리고 또 달리는 모습에 내 심장박동수도 같이 올라가고 피가 온 몸을 재빠르게 도는 느낌이었다.

 약간의 로맨스로 신지의 마음은 싱숭생숭해졌고 겐짱의 사고라는 시련으로 달리기에 대한 마음과 애정은 한층 더 강해진 신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까. 신지와 같이 뜀박질하며 달리고 싶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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