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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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는 남들보다 뛰어난 기억력에 자부심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과거의 일이다. 나 역시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건망증에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한동안 기억력을 높이고 활용하는 훈련법을 다루는 책들을 읽기도 했지만, 동기부여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성적으로는 기억력은 훈련을 통해서 좋아질 수 있다는데 동의하지만, 한편으로는 타고 난 사람들만이 이를 쉽게 실천하고 유지한다는 데 동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또 다시 평범함에 익숙해지면서 건망증을 받아들이는 삶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1년 만에 기억력 챔피언이 되었다는 소개 글을 접한 후 호기심과 도전욕구가 생겼다. 무엇보다 나도 가능한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저자는 2006년에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에 참가해서 우승을 했다. 이 사실만 보면 타고난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이거나 적어도 남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나와 같은 흔한 건망증을 경험하는 보통 두뇌의 평범한 사람이었다. 다만 1년 동안 남다른 훈련을 한 결과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그는 2005년에 과학 기자로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을 취재하러 갔다가 참가 선수들로부터 누구나 자기들처럼 기억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는 이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확인하고 싶었고, 스스로 실험에 도전한다. 이 책에는 메모리 그랜드 마스터인 에드 쿡이라는 사람의 도움을 통해 저자가 하루 1시간씩 정통 기억술을 훈련하며 메모리 챔피언십에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저자가 활용한 기억술은 최근 다양한 미디어에서 소개되거나 영화나 드라마에서 활용되어지는 일명 ‘기억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정통 기억술이다. 이 기억술은 기원전 5세기경에 발명된 오래 된 고대 기억법으로 대연회장 붕괴 참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리스 키오스의 시인 시모니데스가 유가족들에게 잔해에 깔린 사고자들을 설명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때 활용하면서 발견한 방법이 이 기억술의 유래다. 그는 눈을 감고 붕괴된 건물을 원상태로 복원함으로써 연회에 초대된 손님들의 위치들을 그림처럼 정확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이후 시모니데스가 이를 활용한 기억법을 발명했는데, 이것이 ‘기억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머릿속에서 가상의 건물을 지어 그곳에 기억하고자 하는 대상을 이미지로 만들어 심는 것이다. 떠올려야 할 것이 있다면 가상의 건물을 돌아보기만 하면 된다. 뛰어난 기억술사들이 자신의 기억력을 창의력에 많이 기댄다고 말하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책에는 기억의 궁전뿐만 아니라 장소법, 메이저 시스템 등 다양한 고대의 기억술들이 소개된다. 이처럼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터득한 기억훈련에 대한 것들과 함께 저널리스트로서 인간의 기억에 관한 모든 것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유용한 기억법들뿐만 아니라 기억의 본질, 기억의 창조와 저장 등의 기억의 메커니즘까지 역사와 문화, 심리학과 과학 등을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기억력이 좋으면 다양한 면에서 이로운 점이 많다는 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력은 타고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부족한 기억력을 받아들인다. 때로는 나처럼 젊은 시절에 뛰어났던 기억력을 회상하며 지금의 건망증을 노화현상으로 합리화해버린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 기억력을 쉽게 포기하게 된다.
다행이라면 여전히 기억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뛰어난 두뇌가 아닌 평범한 그 누구라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현실에서 이를 증명해냈다. 물론 필요한 훈련을 충실히 실천한 결과다. 개인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에서 얻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고,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천에 대한 방향을 찾았다는 점에서도 유익했다. 기억력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잃어버린 기억력을 되살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기억에 관한 유용한 정보와 함께 나름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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