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애니 베전트 지음, 황미영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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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인 애니 베전트는 영국의 신지학자이자 사회주의자, 여성운동가로 달라이 라마가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철인이라고 칭송한 20세기 사상가이자 명상가이다. 그녀는 종교적 신비주의자 헬레나 블라바츠키의 학설에 심취하여 신지학 협회에 가입한 후, 신지학 관련 연설과 저술 활동에 몰두했다. 그녀는 신지학 협회 2대 회장을 맡아 인도에 거주하면서 인도 자치 옹호자로 간디와 인도 사회주의 운동도 함께 했다. 이 책은 그녀의 1897년 저작인 ‘The Ancient Wisdom'을 바탕으로 한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이력을 통한 기대감과 함께 이 책의 제목에 끌림이 있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다보니 나 자신과 삶에 대해서 성찰해볼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지금은 과거의 인물이지만, 삶을 깨닫고 통찰한 현자의 지혜들을 고찰해보고 싶었다. 삶의 근원적인 지혜들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내면의 깨달음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신지학을 기반으로 한다. 이 책에서 전하는 신지학은 모든 종교와 철학 속에 동일하게 흐르는 가르침이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그 하나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가리킨다. 수많은 종교와 철학, 윤리 사상 속에서 같은 패턴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가르침이 있고 그 가르침을 신의 지혜이자 고대의 지혜로 명명했다. 이 책은 입문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지학을 단순하고도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신지학의 일반 원칙과 진리를 전달하고 그 원칙과 진리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이 책은 물질계인 세상의 시작에서부터 영혼의 세계인 아스트랄계, 욕망, 생각과 마음, 신들의 땅인 천계, 불계와 열반계, 환생, 카르마, 회생, 진화 등 12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기존에 접해왔던 영성서적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들이 언급되어서 이해가 수월했지만, 사람에 따라서 난해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듯싶다. 이 책이 제목 때문에 인문철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내용면에서는 영성서적에 가깝다.

 

책의 제목을 보면 뭔가 고상하고 깊이 있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누구나 한번쯤은 사유해봐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존재의 질문은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 이상 떠올려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디로 가는지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도 있다. 이와 같은 자아성찰은 올바르게 현실을 인식하고 남은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도 더불어 영적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는 살아가는 삶의 이유이자 동기를 찾는 또 하나의 과정이자 단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행복이라는 맹목적이고 물질적인 목표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면 이런 의미를 사유해볼 여유를 갖지 못한다. 그러다가 어떤 문제를 마주하거나 삶에 회의를 느낄 때 멈춰 서게 되고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게 된다. 나 역시 타성에 젖어 살다보니 삶의 본질적인 지혜에 대해서 무심할 때가 많다. 뒤늦게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삶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성찰의 시간을 의식적으로 갖기 위해서다. 이 책은 이런 중요한 요소들을 되돌아보고 사유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종교적인 신념이나 기타 이유로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가 생길 수 있는 내용도 적지 않지만,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의 지혜들을 접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적어도 영적인 면에서 삶의 과정과 가치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사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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