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1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신화 여행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노태복 옮김, 강대진 해설 / 리베르스쿨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는 한참 어른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에 읽었던 그리스로마 신화를 떠올리면 지금도 그 때의 설레였던 감정이 떠오른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추리소설과 함께 어린 시절 처음으로 독서에 빠져들게 했던 책이기도 하다. 수많은 신들의 이야기와 영웅담들은 읽고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리스로마 신화의 이야기들을 접할 때면 여전히 흥미롭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고전 문학과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수많은 문학가들과 예술가들이 신화 속 이야기를 언급하거나 영감을 얻어 표현했다. 시인 바이런이 그랬고, 실낙원으로 유명한 시인 밀턴 도 신화와 관련된 표현들을 풍부하게 사용했다. 

이 책에서 소개한 스물여섯 명 이상의 시인들의 작품들에서 인용한 시들을 접한다면 신화에서 빌려 온 표현들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다. 산문 작가들 역시 아름답고 은유적인 표현을 신화 속 이야기에서 많이 빌려온다. 신화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신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표현 한 마디가 천 마디의 묘사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초보자가 접근하기 위해서는 분야가 너무 광범위하다. 고전 문학 사전이나 설명글들을 참조한다 해도 신화의 본래 매력은 제외된 채 건조한 사실들만 짧게 접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음미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그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총 19개의 신화 이야기들로 구성하여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흥미로운 신화 여행을 제공한다. 이 책에 담긴 그리스 로마 신화는 대부분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시에서 가져왔다.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문을 옮겨 극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고, 부드러운 대화체를 통해 흥미로우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떤 내용이 인용되더라도 굳이 출처를 찾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권위 있는 자료에 따라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번역본에서 종종 생략되었던 시들도 전문이 실려 있고, 신화와 관련된 수많은 명화들도 퀄리티 높은 컬러풀한 편집을 통해 화보처럼 수록되어 있다. 매 챕터마다 관련 지도와 계보도를 수록해서 독자의 이해를 도왔고, ‘생각해보세요?’ 항목을 두어 역사, 문화, 동양고전과의 비교, 이야기 속의 이야기 등의 흥미로운 상식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의 장을 열기도 했다.    


이 책은 문학과 관계 깊은 신화 이야기를 빠짐없이 담고자 신경을 쓴 만큼 고전 문학을 즐기는 독자들을 배려한 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신화 속 이야기와 인물들의 배경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저자의 통찰이 돋보이는 이야기 흐름이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전문가보다는 일반 대중을 위한 책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각자의 나이와 위치에 따라 즐거움과 교양을 선사하고 때로는 독서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극적인 이야기 전개와 함께 물 흐르듯 부드러운 문체, 감성적인 시들과 눈이 즐거운 화려한 명화들까지 한 편의 재미있는 판타지 영화를 감상하는 듯했고, 더불어 감성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성인인 나에게도 교양을 높이면서 즐거움을 주었던 인상 깊은 책이다. 한편으로 이 책은 부모와 아이의 눈높이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서로 이야기를 공감하며 교감하듯 읽어볼 수 있기에 아이들 교육에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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