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심플해지는 고민의 기술 - 5단계 고민 정리 프로젝트
와다 히데키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지금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고민 한두 가지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마도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고민을 하는 것은 살면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로는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고, 한 가지 고민에 빠져서 다른 중요한 일을 전혀 신경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민도 집착을 하게 되면 마음의 병이 생기고 몸과 정신을 갉아먹을 수 있다. 해결을 위한 고민이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악순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고민도 능숙하고 현명하게 해야 한다.

고민이라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대처하는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설령 알고 있더라도 개선을 위해서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이를 일상에서 실감한다. 저자는 이런 상황의 해결책으로써 고민의 본질을 설명했고, 5단계 고민 정리 노하우를 공유했다.

 

현명하게 고민하기 위해서는 고민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키가 작아서 비호감이라고 생각한다면 키가 작은 것을 개선하기 위한 것보다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법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뚱뚱해서 인기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뚱뚱한 것에 대한 고민보다는 인기가 있기 위한 고민을 해보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로 살을 뺀 후 변화된 외모로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살을 뺀다고 해서 인기를 얻는 것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고민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본질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고민의 기술로써 지금까지의 경험과 함께 가르쳐왔던 것들을 토대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과 지침을 이 책에 담았다. 그리고 고민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모리타 요법이라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는 직접적으로 마음의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켜 극복하는 방식이다. 즉 집착하여 고민하는 성격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성격을 바꾸지 않고 고민의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다.

모리타 요법에서는 고민에 집착하는 신경증적 증상은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방향의 행동을 계속하여 생긴 사로잡힘을 원인으로 본다. 따라서 불안이나 증상은 그대로 두고 본래의 욕구에 따라 눈앞의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처리해가는 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상태에 집중한다. 완벽주의적 집착을 행동인 일로 향하게 하여 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 책은 5단계 고민 정리법을 5가지 챕터로 분류하여 사례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5단계의 핵심을 설명하자면, 첫째 지금 하는 고민이 정말 필요한 고민인지 고려해야 한다, 둘째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고민한다, 셋째 고민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전환한다, 넷째 자신을 성장시키는 고민에 집중한다, 다섯째 적당히 고민을 했다면 바로 행동하는 것이다.

저자는 고민을 계속하는 것도 일종의 자만이라고 강조한다. 때로는 신중함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사고력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물론, 기존에 집착형 고민을 해왔던 신경증적인 사람이라면 이를 수월하게 실천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에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 고민정리를 위한 분류하여 쓰는 방법, 창조성으로 이어지는 고민법, 행동으로 이끄는 고민법 등 다양한 지침들을 제시했다. 각 챕터 말미에는 고민 정리 노트라는 항목을 두고 자신의 고민을 직접 써서 정리하고 파악하여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티베트에는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 이렇듯 고민을 계속한다고 해서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리타 요법에서는 고민이나 불안이 자기 증식한다고 표현한다.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는 일로 고민하면 오히려 불안은 더해지고 기분은 더 초조해진다. 이 때문에 오히려 더 그 문제에 집중하게 되는 악순환이 신경증적 불안을 만들어낸다. 신경증적인 고민의 자기 증식에서 벗어나려면 고민법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꿔갈 필요가 있다. 즉 해결할 수 없는 고민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민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능숙하고 현명한 고민법은 균형 감각이다. 그는 무한정 고민하기보다는 나름의 시한을 정해놓고 답이 나오지 않으면 움직이기로 명확하게 결론을 지으라고 조언한다. 좋은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언제까지나 결론을 내지 않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알면서도 이런 경험을 수 차례 한 적이 있다.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때는 지금의 방식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른 방법에도 눈을 돌려야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고민보다는 일단 시도해보고 실패에서 배워 더 나은 답을 찾아간다는 사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했던 저자 역시 이런 사고방식을 통해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우울증 한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는 글을 접한 적이 있다. 이는 현대인들이 능숙하고 현명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고민의 기술은 현대인들에게 절실한 기술이 아닐까 싶다. 과거에 내가 그래왔듯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의 늪에 빠져 자신의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고 소중한 기회의 순간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더욱 건설적이고 생산적으로 고민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이 책에 담긴 고민의 기술을 많은 사람들이 익히고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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