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니체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1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니체의 잠언집을 읽고서 삶의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막막함과 좌절감 사이에서 방황하던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의지를 견고하게 하는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니체가 공유한 철학적인 통찰은 힘든 순간, 어려운 시기에 삶의 본질을 일깨우게 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와 같은 니체의 가르침을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타성에 젖어 안주해 있는 요즘, 스스로 다시금 되새겨야할 삶의 지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니체는 신학, 철학, 심리학, 문학 등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설령 그의 철학과 사상, 가르침 등을 잘 모르더라도 그의 이름은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니체는 명석한 두뇌와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철학자였던 만큼 은사의 추천으로 박사 학위도 없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교수로 임명되었다. 같은 해에 이미 출판된 저작물만으로 별도의 시험과 논문도 없이 박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천재적인 학자였다.

건강의 악화로 35세에 교수 생활을 그만두고 외롭고 피폐한 생활을 이어가며 집필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 기간에 시력도 거의 잃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거의 없이 은둔생활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의 저작물 대부분은 당시에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가 죽은 뒤 재평가되어 20세기 이후에 유럽 철학과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오늘날에는 19세기를 살았던 철학자 중 가장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이 책은 삶의 본질을 꿰뚫었던 니체의 통찰과 가르침이 담겨 있는 아포리즘을 선별하여 담았다. 아포리즘은 깊은 진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말이나 글, 격언 금언, 잠언, 경구 등을 일컫는데, 니체의 표현은 이와 같은 아포리즘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니체의 저작에는 핵심과 본질을 함축한 촌철살인의 잠언들이 가득하다.

니체의 철학 사상은 저자에게도 삶의 다양한 순간에서 새로운 시야와 활력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가치였다. 니체의 철학 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아도 몇 개의 아포리즘을 좌우명으로 삼아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얻은 니체 활용법을 공유한 것이다.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저서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중심으로 그 밖의 저서들인 이 사람을 보라’, ‘우상의 황혼’, ‘즐거운 학문’, ‘아침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방랑자와 그 그림자’, ‘권력에의 의지에 담긴 아포리즘을 선별하여 저자의 경험담을 결합하여 이야기를 풀어냈다.

 

과거에 비해서 세상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반면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잊은 현대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고 있더라도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니체는 그런 태도가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꽁꽁 옭아매게 한다고 말한다. 비록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자신을 항상 존귀한 인간으로 대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면 결코 악행을 저지르지 않고 누구로부터 지탄받을 일도 저지르지 않으며 그런 태도가 미래를 꿈꾸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고 이야기한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니체의 말을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니체는 현재의 작은 성취에 만족해 안주하거나 소소한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다음에 이어질지 모를 장벽을 걱정하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향상심을 잃고 멈춰버린다면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니체가 표현한 초인을 향해 날아가는 한 발의 화살처럼 자신이 동경하는 내일을 향해 날아가는 한 발의 화살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이 책에는 내일을 향한 열정, 자기애, 향상심, 기쁨의 가치, 고독의 필요성, 인생의 목적,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 건강한 신체와 정신, 나누는 삶의 가치, 창조적인 삶에 이르는 길 등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니체의 다양한 철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방법과 함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살아가는 길을 배워갈 수 있다. 저자의 경험과 함께 인사들의 일화, 동양철학과 그리스 신화, 문학 등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이 가미되어 니체의 가르침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점도 돋보인다.

덕분에 니체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지표로 인정받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며 깊이 사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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