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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그리고 치유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365개의 명언과 조언들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작년에 동생과 결혼을 약속했던 사랑스런 친구가 유학 중에 외국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유학
기간이 끝날 무렵이라 곧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었기에 더 안타까웠고 믿기가 힘들었다. 나 역시 무척 힘들었지만, 상상할 수 없는 큰 슬픔을 견디고
있는 동생 앞에서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동생은 2주가 넘게 밥도 거의 먹지 않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로서는 자칫 동생이 나쁜
마음을 먹을까봐 가슴을 졸이며 감시하듯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서 삶으로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먼저 떠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도리이자 양쪽 가족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동생의 노력일 것이다.
벌써 6개월이 넘었지만, 그렇다고
슬픔과 상실감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추억이 담긴 장소를 보거나 음악을 듣기만 해도 동생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겉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몫까지 잘 살아가겠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있을 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동생이 제대로 된 위로와
치유를 통해 삶의 의미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했다.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띈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슴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가족과 휴가 중에 어린
딸을 낙마 사고로 잃은 것이다. 기쁘고 즐거웠을 휴가가 하루아침에 인생 최대의 절망이 되었다. 저자가 표현했듯이 슬픔은 제 몫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고, 한동안 그 사람의 시간 전부를 차지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 삶을 온전히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펜을 들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상실감에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꼭지씩
명상하며 읽어갈 수 있도록 12개월 365일을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한 번에 다 읽어도 되고, 자신이 읽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읽어도
좋다. 일일 한 페이지를 기준으로 촌철살인 같은 명언과 함께 간결하지만 의미가 깊은 글귀들을 담았다. 글귀들이 짧은 이유 역시 슬픔을 처음 겪을
때는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이 짧고, 장황한 논의보다는 함축적인 생각이 더 도움이 되기에 이를 고려했다고 한다.
살면서 무언가를 잃는다는 상실감은 작든 크든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그 무언가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나 동물이라면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경우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잘 극복하거나 주변의 도움으로 잘
이겨나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주 오랜 기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설령 시간이 지나 오랜 과거의 일이 되었을지라도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그 슬픔과 아픔은 여전히 스스로를 옥죄게 만든다.
이 책에는 그런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조언들이 가득 담겨있다. 각 글귀들을 통해서 상실감을 공감 받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동생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이 책의 추천사에 있는
남은 자의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위로의 책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아마도 저자 역시 크나큰 상실의 아픔을 경험했기에 진심이 담긴
위로와 삶의 깨달음이 담긴 치유의 마음이 각 문장마다 진하게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큰 슬픔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위로 받고 슬픔을 나누길 권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으며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