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지식을 삼키다 - 어원과 상식을 관통하는 유쾌한 지식 읽기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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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어 단어를 학습과 지식확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한 책이다. 어원을 통해서 영어단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고, 이와 연결된 이야기들을 통해 시사와 상식, 고전에 대한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
크게 삶과 세상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각각 15개, 총 30개의 영단어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각각의 영단어 이야기 마지막 페이지에는 별도로 TIP이라는 항목을 두고 연관 어원과 관련된 영단어들과 ‘같은 듯 같지 않은 단어들’이라는 영단어도 공유했다. 따라서 주제별 총 30개의 단어지만, TIP을 통해서 확장된 추가 단어를 합치면 200개 이상의 영단어를 학습할 수 있는 셈이다.

 

이 책에서 영단어를 풀어가는 방식을 간단히 소개해보면, 우리가 흔히 쓰는 교통수단을 지칭하는 bus라는 단어는 본래 존재감이 없는 어휘였다. 프랑스어에 voiture omnibus라는 표현이 있는데, voiture는 마차와 같은 운송수단을 가리키는 말이고, omnibus는 라틴어로 ‘모두를 위하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둘이 합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교통수단’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 중 omnibus의 끝음절인 -bus는 ‘위하여’라는 뜻의 접미사인데, 라틴어 어법에서 접미사 -bus는 단독으로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존재감이 없는 어휘인 셈이다. 이 voiture omnibus가 영어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voiture는 탈락되어 omnibus가 육상의 대중교통 수단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이후 omin- 가 탈락하고 bus만 남게 되어 지금까지 대표적인 교통수단을 가리키는 말이 된 것이다.
이렇듯 존재감이 없었던 접미사 -bus가 지금은 유일하게 대표 단어로써 쓰이고 있듯이 관련 이야기로 ‘만물지사 새옹지마’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새옹지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와 연관되어 머피의 법칙의 유래에서부터 대표성 휴리스틱,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이 소개된다. 이와 같이 어원을 통해 그 단어의 유래를 살펴보고 이와 관련하여 삶과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연관지어 흥미롭게 풀어냈다.

 

단어들마다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새삼 흥미롭다. 각각의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초기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던 단어가 후세에 널리 쓰이는 단어로 고정되기도 하고 반대로 고상한 위치에 있던 단어가 밑바닥 신세가 되기도 한다. 마치 단어들의 내력이 사람들의 인생과 비슷하다. 이 책에는 이러한 단어들의 내력뿐만 아니라 저자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이야기들 속에는 시사적인 사건과 상식에서부터 인문학 고전, 고사성어 등에 이르기까지 담겨있다. 이렇듯 우리가 막연하게 학습해오고 들어오던 영어 단어들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고 어떤 이야기들과 관련이 있는지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좀 더 자연스럽게 그 단어들을 익힐 수 있다.


영어 단어를 쉽게 익히기 위해서는 무조건 암기하기 보다는 어원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어떤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 것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면 쉽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어원에 대한 이야기에 플러스 알파로 흥미로운 지식들도 함께 하기 때문에 보다 시너지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영어 단어를 학습하는데 흥미를 갖지 못해서 어려워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이 책은 학습을 떠나서 교훈이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소양을 높이는 차원에서 가볍게 읽어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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