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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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장 자끄 상뻬를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이다. 우연히 보게 되었던 상뻬의 그림, 왠지 익숙한 삽화 그림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림 속에 수많은 인물들의 모습과 풍경에 매료되어 한참을 바라보았던 기억도 난다. 마침 며칠 후 서울 예술의 전당 내 한가람 미술관에서 상뻬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알게 되어서 방문하기도 했다. 엊그제 같았던 그 날이 어느 덧 수년이 흘렀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가던 상뻬의 그림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접하게 되니 반가운 마음이 크다. 더욱이 상뻬의 유년기의 이야기들도 접할 수 있다니 개인적인 기대감은 더 했다.

 

 

 

상뻬의 그림은 만화 스타일의 삽화다보니 간결하고 직관적인 특성이 있지만, 의외로 절제된 느낌 속에 화려함과 아기자기함이 가득하다. 그래서 간혹 몇 몇 그림은 마치 웅장한 명화를 감상하듯 한참을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없이 많은 삶의 단편들을 관찰하듯 감상하게 되고 때로는 감상하는 이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의 그림에는 언제나 풍자와 유머, 재치가 넘쳐나면서 따뜻한 매력이 가득하다. 덕분에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임에도 충분히 공감을 하며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상뻬의 그림이다. 이렇듯 상뻬의 그림은 너무나 유쾌하고 재미있으며 따뜻하고 아기자기하다. 그의 그림만 본다면 아마도 상뻬의 어린 시절이 가난과 불행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에 실린 상뻬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유난히 힘들었던 유년기를 알게 되었다. 가난과 불행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들고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던 그였지만, 이를 치유하듯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어린 시절 단 한 번도 따뜻한 추억이 없는 그가 그림에 그토록 따뜻함과 순수함을 가득 불어넣었으니 말이다. 불행한 현실에서도 순수한 기쁨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그에게는 선물과 같이 존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에서 휴식을 얻고 행복을 찾는다.

 

 

이 책에는 상뻬의 유년기에 대한 인터뷰와 함께 총 200여 점의 상뻬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상뻬의 그림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이겠지만,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더욱 반가운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의 유년기 인터뷰를 접하다보면 각 그림들 속에 그의 추억이 깃들어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그림 속에 상뻬의 불행했던 유년기의 추억이 투영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그림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그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아마도 나였다면 불행한 기억을 꽁꽁 숨기고 가둬두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가 그림으로 표현한 따뜻한 일상들과 행복의 순간을 표현한 그림들, 부정적인 순간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그림들을 보면 그가 동경했던 삶의 그림들을 엿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행복한 사람들, 유머러스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느라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아갔던 나,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상뻬의 그림은 삶의 의미와 행복의 가치를 일깨우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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