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 - 노벨의학상이 찾아낸 불로장생의 비밀
마이클 포셀, 그레타 블랙번, 데이브 워이내로우스키 지음, 심리나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오래 산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장수도 무병장수일 때 사람들의 소망이 되고 가치가 있다. 이제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무조건 반가울 수 없는 것은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병과 환경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 비해서 외형적인 삶의 질은 엄청나게 높아진 반면에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건강한 삶에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실적인 무병장수가 가능할까? 다행히 그 답을 텔로미어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 부분에 해당하는 DNA 염기 서열로 이것이 짧아지면 세포가 노화한다고 한다. 이러한 텔로미어에 관한 연구로 캐럴 그라이더를 비롯한 3명의 과학자가 2009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발견으로 그동안 불가능해보였던 불로장생의 꿈에 현실적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노벨상으로 검증된 텔로미어 이론으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완성한 항노화 비법이 담겨 있다. 즉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하여 건강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의 세포는 맹렬히 분열하여 우리를 건강하게 살아 숨 쉬게 한다. 하지만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끝 부분에 위치한 텔로미어의 길이는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하로 떨어지면 세포에 노화가 오게 되고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여 죽음만을 기다리게 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갖가지 노화 현상이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한다면 최대한 현재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텔로미어의 길이를 길게 할 수 있다면 더 젊게 살아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텔로미어의 길이를 길게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텔로미어 상태를 검사하는 체크방법을 시작으로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식단과 건강보조제 활용, 운동 및 명상 등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다.
텔로미어 체크방법의 경우 생각보다 리스트도 많고 대답하기 애매한 디테일한 질문들도 많아서 개인적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혈액샘플을 추출하고 비싼 비용을 들여 검사하는 방법의 결과에 근접할 만큼 정확도가 높은 편이라니 시간을 내서 주의 깊게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실제로 자신의 텔로미어 나이를 파악하여 주의를 기울이며 관리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비용을 들여서 반복적인 비교 검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5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사냥과 채집으로 먹고 살던 종족이었다. 곡식을 재배하고 음식을 가공해 먹으며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 것은 겨우 1만 년 전부터였다. 하지만 인간의 체질과 신체구조는 구석기인들에 비해서 별로 변한 게 없다. 변한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눈 색깔 정도 같은 미미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유전학적으로 증명되었듯이 우리의 몸은 구석기 시대의 식생활에 길들여져 있다. 이처럼 인간의 체질은 거의 그대로이지만, 문명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식품, 음식, 식단은 완전히 다르게 변해버렸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구석기 식단으로 돌아가 곡물과 유제품을 멀리하고 육체적 활동을 많이 하면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40세 이상이고 자연 그대로의 법칙으로 무병장수를 원하는 이라면 구석기 식단을 추천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개한 육류와 채식 섭취에 대한 진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구석기 식단은 일단 고기를 적극 권장하고 곡물과 유제품을 금지하는 편이다. 좋지 않은 첨가물이 들어가는 음식은 추천하는 재료가 들어갔어도 멀리 해야 한다. 채식에 경우도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식물성 렉틴이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성분이 동물을 독에 감염시켜 식물을 보호한다. 이런 성분의 경우 곡물, 콩, 감자, 땅콩에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식물의 종류마다 렉틴의 성질과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렉틴 함유량이 높은 식물 한 가지만 과도하게 먹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기의 경우 육류 섭취가 결코 질병을 일으키거나 수명을 깎아먹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고기는 몇 백만 년 전부터 가장 중요한 식품 중의 하나였으며 건강에 다양한 유익함을 준다. 동물성 단백질은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해주고, 당뇨병 발병률을 낮춰주며, 체중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채식이 장수의 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에 고기에 대한 부정정인 다양한 언급은 사실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이렇듯 육류와 채소 섭취에 대한 잘못된 진실과 올바른 식단 활용에 대해서 이 책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다만, 텔로미어가 길어지는 2주 식단으로 소개된 식단법이 한국인의 식단과는 거리감이 있어서 실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이 부분은 차후에 한국의 전문가가 별도로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야할 듯싶다. 텔로미어에 유익한 다양한 영양소의 쓰임새와 식단 활용법이 상세하게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각자가 식단구성에 활용해간다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건강한 삶에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운동법으로는 텔로미어 6주 운동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그림이나 사진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기존에 운동을 해오거나 익숙한 분들이라면 텍스트로 설명된 동작을 따라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스트레칭과 워밍업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텔로미어에 좋은 방법으로 명상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텔로미어의 길이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역시나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쉽고 강력한 방법은 명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책에는 많은 부분 할애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명상법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에 유용하다. 명상이 우리 몸에 주는 50가지 이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행복감을 늘려주는 하루 10분 R&R 명상법이 소개된다. 죽은 세포도 살려낸다는 명상의 효과를 얻고 싶다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텔로미어의 발견과 가치에 대한 사실만으로도 건강한 삶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푼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 담긴 방법들을 모두 완벽하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텔로미어에 대한 몇 가지 이해와 함께 실천법과 조언들 몇 가지의 활용만으로도 지금보다 더 건강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그동안 알고 있던 식단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도움이 되었고, 그동안 뜸하게 실천해왔던 명상에 대한 동기부여도 높일 수 있었다. 운동법 역시 기존에 해오던 운동에 적용해보려고 계획 중이다.
텔로미어의 놀라운 발견에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하겠지만, 한편으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하기에는 수월하지 않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방법과 환경이 갖추어지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환경을 텔로미어가 길어지는 건강한 삶으로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준비해나가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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