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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희망
송진구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3년 8월
평점 :
지금 세상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물질적 풍요 속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은 정신적인 빈곤에서 허덕인다. 과거와 같이 성실하게 일하는 것만으로 생계를 보장받기도 힘들어졌고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진지 오래다. 고용불안으로 젊은이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힘들어졌고, 한참 일할 정점의 나이에 퇴직하여 떠도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창업열풍과 재테크 붐에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조차도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흔하다. 과거 어른들에게 ‘오래오래 사세요’와 같은 장수의 덕담이 흔했지만, 장수시대에 접어든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오래 살게 된 삶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여기저기서 사는 게 힘들다는 체념 섞인 말들이 들려오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렇듯 단순히 불평불만의 말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이 요즘의 힘든 현실이다.
안팎으로 시끄러운 정치적, 사회적 이슈 속에서 나아지지 않는 경제적인 불안까지 겹겹이 쌓여 개개인의 삶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의 체감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근에 사람들에게 희망, 힐링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화두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지금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절실하다. 왜 희망이 필요한지 그리고 희망이 가능한지 깨달아야 한다. 이 책에 그 절박함과 함께 희망의 가치가 담겨있다.
이 책에는 14명의 유명 인사들의 역경 극복기와 외길 인생이 담겨 있다. 결핍, 수정, 도전, 불굴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각 인사들의 도전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각 인사들의 이야기 뒤에는 그들의 성공솔루션을 분석하여 담았고 별도의 인상 깊은 이야기를 더해서 독자들에게 희망적인 동기부여를 각인시켜준다. 각 인사들의 이야기도 인상 깊지만, 이러한 성공솔루션에 담긴 이야기들이 이 책의 강점이기도 하다.
피아니스트 이희아는 한 손에 손가락이 두 개씩 있고 무릎 아래로는 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이다. 그녀는 세계에서 유일한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다. 피아노를 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네 손가락으로 피아노 연주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던 것도 아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견뎌내는 집요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본죽 김철호 회장은 한 때 이겨내기 힘든 실패의 그늘 속에서 죽음을 택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절벽 끝에서 다시 한 번 희망을 잡기로 결정했다. 한 기업의 사장이었던 그가 양복을 입고 눈물로 호떡을 만들어 팔면서 쌓아올린 지금의 본죽의 성공기는 우리에게 절망보다 희망을 선택해야함을 강조한다.
우리가 잘 아는 가수 박완규 역시 큰 시련 속에서 살아왔다. 인기TV프로였던 나가수에서 그가 노래를 부를 당시에 그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죽기 살기로 견뎌내고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생계문제로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성대결절로 가수생명도 끝나는 줄 알았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고 포기직전까지 갔던 그는 그룹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의 도움으로 포기대신 죽기 살기로 다시 도전했다. 그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판정된 성대 상태는 기적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가수로서 성공의 기회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다시 로커의 정상에 설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은혜를 되새기며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밖에도 고졸9급 공무원에서 시작하여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을 역임했고 교육학 박사까지 취득한 인천재능대학교 이기우 총장의 이야기, 곽경택 영화감독의 실패에서 성공에 이른 길에서부터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아나운서 이숙영, 무죄제조기라 불리는 이재만 변호사, 가천길 재단 이길여 회장, 재즈의 여왕 윤희정, 산악인 엄홍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역경과 결핍을 이기고 희망을 통해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가 함께 한다.
개인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담을 담은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이들의 생생한 경험에서 나오는 깨달음은 내가 가진 희망과 열정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람이다 보니 어려운 순간에는 부정적인 기운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불가능하고 막막할 뿐이다. 하지만, 나보다 먼저 걸어간 인생선배들의 경험담은 나에게 기회의 영감을 제공하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희망을 안겨준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14명의 인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열악한 환경에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고 막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잘 나가다가 갑작스럽게 마주친 역경에 무너져서 사면초가 상태에 빠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이런 상황을 경험하면 다시 일어서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분명 새로운 길이 보이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의 결핍이 자신을 무너트릴 수도 있겠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 결핍이 성장과 도약의 핵심동력이 될 수도 있다. 틀렸다면 방법을 수정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이런 말들이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 책에 담긴 인사들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접한다면 분명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이를 통해 희망의 불씨를 키우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의 용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인사들의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 성공할 수 있었던 힘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 나름의 희망 솔루션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행동해야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설령 실패를 할지라도 정체되는 것보다 행동하는 편을 선택해야 한다. 눈앞에 닫힌 문 때문에 좌절하기보다는 그 문을 자세히 살펴보고 여는 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 희망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부디 그 희망을 찾아가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