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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의 마음 청진기 - 정신과의사가 아니었다면 깨닫지 못했을 인생치유법
문요한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저자인 문요한님의 본업은 정신과의사이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힐링 이야기들은 저자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메일링했던 이야기들 중에서도 치유와 성장의 메시지를 담은 글들 94편을 선별하여 모은 것이다. 주제별로 총 5가지 세션인 ‘내 마음 들여다보기, 정신적 맷집 키우기, 문제해결력 키우기, 변화와 도전 속에 균형 잡기, 관계 속에서 성장하기’로 구분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수록했고, 각 세션의 마지막마다 ‘Dr. 문의 심리 솔루션’이라는 항목을 두어 보다 명확한 실천적 지침을 제공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50컷의 일러스트와 함께 2~3페이지로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가볍게 읽혀지면서도 그 안에서 삶에 대한 공감과 함께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저자 자신의 인생통찰과 더불어 정신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깨달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에 18년 동안의 상담을 통해 얻은 인생처방전과 같은 가치 있는 통찰이 가득 담겨있다.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을 피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명확하지가 않을 때가 많다. 경험하고 상처받으면서 깨닫기도 하지만, 때로는 같은 경험과 상처를 반복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무의식적인 반복적 일상에 습관처럼 길들여져 갈뿐이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타인의 평가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살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으로 감정관찰일지를 통해서 하루 중 어떤 감정이 가장 크게 느껴졌는지 살피고 이를 구체적으로 쓰는 방법을 권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스크린에 띄워 관객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바라보는 방법, 자신의 강점을 찾기 위한 질문하기, 하루에 1시간은 IT기기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자기인식의 방해로부터 벗어나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연습을 의식적으로 실천해가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삶은 숱한 실수의 반복이기도 하다. 동일한 실수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겠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남은 시간에 좀 더 집중해서 나아지도록 해야 인생이 발전할 수 있다. 처음부터 다시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해결과 실력향상의 공통적 과정은 ‘시도->실패->오류교정->재시도->성취’라는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소를 잃고 ‘왜 미리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을까?’라는 자책에만 빠져있느라 정작 외양간을 고치지 못한다면 결국 또 다시 소를 잃고 말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상실은 고통의 순간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성찰의 기회임을 인식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길을 잃어봐야 세상을 자세히 보고 나를 잃어봐야 나를 찾으려 들 것이며 사람을 잃었을 때에야 우리는 관계를 살펴보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의 저서인 ‘굿바이, 게으름’을 워낙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러웠다. 다양한 삶에 대한 통찰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고 핵심적인 지침들도 별도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힐링 지침서로써 손색이 없는 책이다. 저자의 직업적 지식과 상담경험을 근거로 감성적 통찰이 가미되어 독자들의 이해도와 공감도를 높이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도 셀프힐링이 되는 심리학적 실용 지혜 속에 감성적이고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그만의 통찰이 담겨있어서다.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내 자신의 마음속 상처들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마음의 상처와 어려움이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아서일지 모른다.
한편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한 번 일독으로 이 책의 가르침을 각인하기는 쉽지가 않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수월하게 잘 읽히면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만, 다양한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전의 깨달음이 옅어지기도 했다. 그냥 한 번 읽고서 끝나는 그런 책이 아니기에 일독을 하더라도 그중에서 자신에게 특별히 끌리는 이야기들이나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먼저 마음에 담아두고 그 안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가길 권한다. 그리고 저자가 제시한 솔루션들을 자신의 인생에 투영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지침으로써 실천해가야 한다. 이를 통해 두려움을 이기고 첫발을 내딛는 용기를 얻어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