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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다
권희정 지음 / 꿈결 / 201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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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사회생활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들에 집착하는 직장인 중에 한 명이다보니 읽는 책의 절반이상이 자기계발 분야였고 나머지는 경제경영 분야였다. 이렇듯 평소에 자기계발서 위주의 독서편식이 심하다보니 늘 고전과 인문분야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눈앞의 성공과 처세에 관심이 많다보니 오히려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쉬웠고 인간으로서 중요한 시대적 고민에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최근 독서 내공이 쌓여갈수록 나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고전과 인문학의 가치를 인식하고 강조하는 이유를 체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쉽게 손에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당장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라기보다 삶의 여유가 생길 때 둘러볼 수 있는 분야라고 착각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수많은 명저와 고전은 가장 먼저 읽고 깊이 고찰해볼 가치가 있는 책들이다. 그 안에서 시대의 흐름을 올바로 인식하게 되고 한 인간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깨닫게 되며 자신만의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이 아닌 경험으로 이 모든 것들을 통찰할 수도 있겠지만, 삶을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우리가 현재 고민하고 깨달아야하는 소중한 가치들은 과거 어느 시점의 누군가는 동일하게 고민하고 사유했다. 그리고 그 가치들이 수많은 고전과 명저에 담겨 있는 것이다. 시대가 흘러도 책의 가치가 변하지 않고 갈수록 고전과 인문학의 가치가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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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등학교 철학교사이자 대학교 철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도 철학을 가르치는 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을 이 분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프랑스에서는 학교교육에서 철학을 가장 중요시하고 대학입시에도 철학의 비중이 높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환경이 더욱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철학은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학문이기에 어쩌면 가장 중요시해야할 학문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철학적 삶과 사유를 간직한 저자가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찰한 결과가 담겨있다. 이를 통해 수많은 명저와 고전에서 시대가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책에는 36권의 고전과 명저가 등장한다. 각 고전과 명저에 담긴 역사적 상황과 사회적 환경, 저자의 고민을 따라가며 그 안에서 이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분석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간다. 또한 저자의 날카로운 철학적 통찰이 곁들어져 독자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지구와 인류, 인류와 문명, 문명의 진보와 역사, 인간과 정치의 관계, 삶의 의미와 철학의 가치, 충돌과 공존이라는 6가지 주제의 가치를 깊이 있게 사유해볼 수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텍스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과 사진, 원문 발췌와 부연설명을 통해서 이해와 더불어 흥미를 더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책에 소개된 고전과 명저 이외에 각 저서와 함께 읽을 책을 별도로 추천한다는 점은 독자들의 지식 확장과 세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좋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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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개된 36권의 명저와 고전 중에 접해봤던 책은 3권뿐이다. 오래 전부터 읽어보려고 선별해놓고 몇 년째 접하지 못했던 책들도 여럿 보였다. 덕분에 저자의 철학적 통찰이 가미된 해석과 사유를 통해서 읽어본 책들은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었고 접하지 못했던 책들은 흥미를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36권의 책들에 담긴 모든 가치를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철학적 통찰과 함께 각 고전과 명저의 핵심을 잘 짚어내어 흥미롭고 깔끔하게 풀어갔기에 실용적 가치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생각하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삶의 소중한 가치들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인식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듯싶다. 한편으로 앞으로 고전과 인문학에 한 발짝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생긴다.
저자는 독자들 스스로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나‘를 꼭 자문해보길 권한다. 그녀는 타인의 경험과 생각을 빌려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굳이 시간을 들여 고생하는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며 책을 읽고 자랑하는 것보다 책을 읽고 처세법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세상을 읽는 자신만의 눈을 갖는데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수많은 고전과 명저를 통해서 옛 사람과 만나 그들의 시대 맥락과 문제의식을 교류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세상을 보는 눈이자 올바른 지혜를 갖춰가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