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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건강한 신체에서 오는 자유로움과 당당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와서인지 지금의 온전한 나 자신에 대해 감사함을 느껴본 적이 드물다. 더불어 이런저런 핑계로 삶에서 감사함을 느낄 여유가 점점 사라져간다. 행복이라는 명분으로 겉모습과 외적인 성공에 집착하며 가지지 못한 것에 미련을 두고 집착을 늘려가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진 것이 많아도 오히려 상처받으며 결핍의 늪에 스스로 발을 담그기까지 한다. 늘 무언가 부족하고 삶의 방향조차 희미해지는 기분이다. 지금 이 순간이 삶의 지혜가 절실할 때다. 그래서 저자의 통찰이 담긴 사유와 메시지에 경청하고자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뇌성마비로 17년 동안 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생활했다.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생활하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의 고통과 상처를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일지는 공감할 수 있다. 아마도 지금의 나라면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장애를 이겨내는 것만으로도 힘겨울 것 같지만, 이제 그에게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누구보다도 결핍의 느낌과 가까이 닿아있었지만, 어느 순간 집착을 버리고 진정한 내려놓음을 깨달음으로써 충만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매 순간 충실하게 행복의 길을 그려가며, 자신의 삶 속에서 깨달은 모든 것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진솔한 경험과 통찰이 담긴 철학적 사유가 가득하다. 그는 기독교인이지만, 종교를 넘어 성경과 불교의 경전, 천주교 성인의 가르침에서도 공통된 깨달음을 찾았고, 시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철학자들의 가르침에서도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소중한 가치들을 발견했다. 이 모든 것들을 저자의 남다른 삶의 경험과 통찰을 통해서 함께 공감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간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기를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내면의 상처를 깨끗이 치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라는 집착보다는 상처와 더불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순간순간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라고 질문을 하게 된다. 이 경우 저자와 같이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라고 생각해보자. 작은 차이지만, 좀 더 쉽게 행복을 찾아내는 방법이자 욕망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현재의 소중한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준다.
감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가 수월하지 않다. 그렇다면 저자와 같이 ‘오늘 하루가 지금 당장 내게 무엇을 주었는가?’라고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하루의 삶 속에서 감사함을 발견하는데 익숙해지면 감사는 행복한 삶의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다.
이렇듯 저자가 풀어낸 삶의 통찰에는 사랑, 행복, 믿음, 우정, 열정, 용기, 희망, 용서, 선행, 감사 등 다양한 가치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삶의 고통스러운 순간과 갈등의 순간에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할지 자신의 일상과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다. 저자가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조언하고 강조하는 모든 것들은 집착을 내려놓는 삶으로 귀결된다.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내려놓음’의 가치와 이를 삶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저자의 진솔한 경험과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보다 쉽게 이해하며 배워볼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가진 것이 많아서일까? 내 주변에 늘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바라보지 못했다. 늘 행복해지려고 노력했지만, 오히려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동경하며 결핍에 집착하고 말았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에 몰입할수록 더 많은 공감과 남다른 울림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집중하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숙고해볼 수 있었다. 왠지 작은 깨달음으로 시작하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행복이라는 명분으로 앞만 보며 정신없이 살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삶의 목적을 잃고 타성에 젖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럴 때 저자의 깨달음에 귀를 기울여보길 권한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깨닫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삶의 무게에 힘겨워 방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사유를 통해서 삶의 방향을 숙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분명 나름에 삶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