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이디어 쿠킹
조성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1월
우리는 창의력이 화두인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 날과 같이 변화가 빠른 시대의 흐름에서 창의력은 개인과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한 필수요소로 작용한다. 창의력은 좀 더 본질적인 의미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력을 말한다. 창조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기존에 존재했던 가치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떤 목적에 의한 집중적인 생각이든 우연히 떠오른 영감을 통한 생각이든, 모든 창조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이 생각을 우리는 아이디어라고 부른다. 어떤 목적을 정하고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넘쳐나는 생각 속에서도 창의력의 고갈과 갈증을 경험하는 것이 현대의 사람들이다.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창의적인 생각,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 이 두 가지는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난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에 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다양한 실무 아이디어 프로세스와 융합, 통섭이라는 관점의 새로운 방법론과 다양한 노하우들이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이 책 역시 생각의 시작에서부터 현실화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실용적인 아이디어 지침서다.
‘생각을 요리하라, 아이디어 쿠킹’, 책 표지의 제목에서부터 창의적인 표현이 넘친다. 생각과 요리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유사한 점이 많다. 저자는 생각의 현실화 과정, 즉 아이디어의 창조에서 현실화에 이르는 과정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는 초기과정과 함께 실제 요리준비에서부터 완성된 요리가 나오기까지 과정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만의 경험과 창의적인 노하우를 통한 아이디어 프로세스가 요리라는 전혀 다른 분야와 만나서 보다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로 탄생했다.
이 책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요리의 원리, 요리사의 사고능력과 성향에서부터 요리의 결정요소, 조리 과정, 요리의 종류, 조리법 등과 같은 상세한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이디어와 요리를 연관지어 흥미롭게 풀어간다. 또한 현실에서 일어났던 아이디어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성공모델을 일상에서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아이디어의 핵심 본질과 원리, 아이디어 기법, 조직과 리더십, 기업경영과 개인경영에 이르기까지 요리와 접목하여 조언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오류 점검 툴 키트라는 것을 제시하여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수 없는 오류를 체크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화하여 각 항목을 상세하게 안내한다. 자신을 요리사라고 생각하고 아이디어 쿠킹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디어의 본질과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저자의 아이디어에 대한 창의적인 방법론을 읽다보니 나 역시 업무적인 프로세스를 일상생활과 연관지어보고 싶어졌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겠지만,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을 듯싶다. 한편으로 자신의 일과 전혀 다른 종류의 취미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요리를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라면과 볶음밥 말고 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언제쯤 시도하게 될지 알 수 없겠지만……
생각과 요리를 접목시켜 아이디어 프로스세를 설명하는 저자의 창의적인 시도는 그의 이력을 보니 쉽게 수긍할 수 있는 부러운 능력이다. 창의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캐릭터, 출판, 교육, 음악,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실무세계에서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작가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함은 아마도 그의 창의력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가 처음부터 남보다 월등한 창의력을 타고났든, 수많은 실무경험에서 얻은 능력이었든 간에 그의 17년에 걸쳐 정립된 아이디어 프로세스 노하우를 책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아이디어 쿠킹’ 과정은 아이디어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실무에서 경험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 도구로써 제시되었다. 따라서 일반인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실무종사자라면 더더욱 이 책을 실천적 관점으로 이해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이 책은 또 하나의 아이디어 이론서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에 대한 갈증과 현실화 방안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노하우를 하루에도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의 바다 속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낚을 수 있는 그물로써, 현실에서 구체화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로써 활용해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