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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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인 1월이 되면 매번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계획을 세우곤 한다. 그 계획들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은 나쁜 습관을 줄이고 좋은 습관을 늘리자는 것이다. 평소에도 늘 바라는 것들이지만, 동기부여가 쉽고 열정이 재충전되는 연초에 재도전하는 마음으로 되새기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공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다. 더욱이 갈수록 결실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기부여의 열정이 줄어든 일상에서 습관을 정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까지 들 수밖에 없다. 좀 더 의지를 갖고자 습관과 관련된 여러 권의 책을 읽고 도움을 얻으려고 시도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습관에 대한 지식과 분석력만 늘어날 뿐, 정작 현실을 변화시키기에 뛰어넘어야할 벽은 매번 내 의지력보다 높았다.
기존에 접했던 습관 관련 책들이 내용면에서 부족했다기보다 내 의지력이 부족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서 그 의지력이라는 것도 습관으로 정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이 흥미로운 점도 의지력과 자제력에 관한 습관을 별도로 언급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좀 더 본질적인 해답을 얻고 다시금 변화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더욱이 몇 년 전 흥미롭게 읽었던 베스트셀러 ‘넛지’와 ‘아웃라이어’를 언급한 추천평이 나에게 흥미를 끌었고 결국 책장을 펼치게 했으니 마케팅적으로도 성공한 셈이다.


이 책은 기존의 습관 책들처럼 습관을 개인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크게 3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개인의 습관, 2부에서는 기업의 습관, 3부에서는 사회의 습관을 다룬다. 이 책은 습관의 고리인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라는 3단계를 통해서 우리가 나쁜 습관임을 인지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한다. 습관의 힘은 뇌질환이나 뇌손상에 의해 기억은 사라졌더라도 여전히 그 사람을 습관적으로 행동하게 할 만큼 지배적이고 강력하다.
이러한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습관의 고리와 더불어 습관이 어떻게 창조되고 반복하게 되는지 알아야한다. 새로운 습관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개인적인 열망에 의해서 시작되고 그 열망을 위해서 신호와 반복행동이 만들어지고 습관으로 정착된다. 이 책은 이러한 원리를 양치질이 전 세계적인 습관으로 정착하게 된 계기, 최악의 실패작으로 시작했던 페브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습관 원리, 사람들이 치킨과 감자튀김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 등 사람들의 열망을 자극하여 무의식적인 습관을 만들어냄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례를 통해서 흥미롭게 풀어간다.
한번 생긴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깔끔하게 사라지게 하려면 습관이 저장되어 있는 뇌부분을 없애야한다. 따라서 우리가 습관을 바꾸고자 원한다면 기존 습관에 덧씌우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렇듯, 이 책은 나쁜 습관은 사라지지 않고 행동을 바꿀 수 있을 뿐이라는 습관의 성향을 설명함으로써 습관을 바꾸기 위해 알아야할 황금률을 안내한다.
습관을 효과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같은 신호와 같은 보상을 유지하되 반복행동만을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토니 던지 감독은 꼴지 팀을 최강 팀으로 만들 수 있었고, 빌 윌슨은 AA를 창립하여 알코올 중독자 1000만 명을 치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습관을 항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 믿음이 확고하지 않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옛 습관의 그림자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목적을 지닌 모임의 도움을 받을 때 그 믿음은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것이 친목이든 신앙이든 믿음을 줄 수 있다면 말이다.
습관은 개인적인 관심을 떠나 현대에는 수많은 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밝혀냈고 지금도 광범위하게 연구 중이다. 그러한 결과를 통해서 알아낸 바에 의하면 습관은 개인의 삶뿐만이 아니라 기업과 조직 및 공동체의 운명도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2부와 3부에서 이를 유명한 사건과 사례를 통해서 다룬다.
2부에서는 습관이 기업의 성공과 실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습관의 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러한 사례로 알코아의 폭풍성장의 비밀이었던 단 하나의 사소한 핵심 습관이 기업의 성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스타벅스 성공 요소 중에 하나인 직원들의 의지력 강화훈련에 대해서 다뤘다. 그리고 미국 최고의 병원인 로드아일랜드 병원에서 발생한 최악의 의료사고들과 런던 지하철 화제 참사를 통해서 잘못된 습관이 조직을 망하게 하는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멍청한 결정을 내리는 원인과 조직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 알아야할 것들에 대해서 다뤘다.
그리고 대형마트의 전략적 진열방식과 고객마다 선택적인 마케팅으로 성공적인 판매를 이끌어내는 방법, 사람들이 싫어하던 노래가 히트곡이 될 수 있었던 이유 등을 통해서 대형마트와 기업들이 고객의 습관을 어떻게 분석해내고, 어떻게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지도 흥미롭게 풀어간다.
3부에서는 절대 바뀌지 않는 세상의 고정관념과 분위기를 바꾸게 하는 습관의 힘을 시민권 운동과 새들백 교회 사례를 통해서 풀어간다. 흑인 시민권 운동의 위인이었던 마틴 루터 킹만 대략 알았던 입장에서 시민권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본질적인 시작점과 강화시킬 수 있었던 점이 습관의 현상에 기인한다는 것과 그 안에서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으로 작용했던 것이 약한 연대의 힘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또한 사회적 습관을 통해서 미국 최고의 교회가 된 새들백 교회의 사례를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 종교계에서도 이를 활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알 수 있었다.
그밖에도 도박 중독자와 몽유병 환자의 차이를 통해서 거부할 수 없는 습관의 유혹과 습관을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다시금 되짚어본다. 뒷부분에는 APPENDIX라는 항목을 통해서 핵심을 정리한 실천 지침으로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을 별도로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은 1부에서 다루는 개인적인 습관에 대한 부분뿐만 아니라 2부와 3부에서 다루는 기업과 사회적 습관 역시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는 습관지식의 확장을 넘어서 습관의 힘과 성향을 본질적이면서도 광범위하게, 때로는 심리학적인 관점으로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욱이 4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툼한 책이지만, 이론적인 설명에 치우치기보다 각 상황에 따른 수많은 연구사례와 일화들이 충분히 공유되어 있어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면서도 지루함 없이 보다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누구나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만들려는 데는 예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습관의 힘이 강력해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변에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통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다가도 얼마가지 않아 그 사람들과 나는 다르다는 합리화를 하며 포기하는 경험이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펼친 독자라면 다시금 희망을 갖고 습관을 신속하게 바꿀 수 있는 비결을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신속한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다. 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습관의 원리를 이해하고 직접 지침을 실천해가며 시간을 두고 노력하면 거의 모든 습관은 개조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기본틀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습관을 진단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전술들이자 실질적인 지침이다. 따라서 습관을 바꾸기 위한 출발점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고 효과적이다.
자신이 바꾸고자 하는 습관의 반복행동을 찾고,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을 함으로써 보상을 찾는다. 그리고 습관의 신호를 찾아 이 책의 원리와 지침을 통해서 습관을 바꾸기 위한 계획을 세워 시간을 갖고 실천해가는 것이다. 결국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실천하지 않으면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이 책은 이를 고려하여 습관의 힘과 작용원리를 이해시키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재도전해보고 실천해볼만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습관에 대한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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