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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 <좋은생각> 정용철 에세이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12월
평점 :
과월호 정기간행물이었던‘좋은 생각’은 군대 있을 때 처음 접했다. 우연찮게 읽게 된 작은 책이 군 생활을 하는 동안 마음의 양식이 되었고, 전역한 이후 사회에 나와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바쁘다는 이유로 내 마음의 양식을 쌓는데 점점 소홀해졌고 결국 책읽기에서조차 멀어져갔다. 다행히 뒤늦게 독서에 빠지게 되었고, 추억이 되어버린 나만의 ‘좋은 생각’을 ‘불량품’이라는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생각’의 발행인 정용철님은 삶에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글들을 모아 에세이로 출간했다. 최근 7년간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 칼럼에 연재했던 글과 최근 새로 쓴 글을 엮은 것으로 사계절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에서 발견하고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삶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좋은 생각’이 그랬듯이 이 책에 담긴 저자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명료하지만, 그 안에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삶의 위로와 조언이 담겨있고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에 대한 가치와 삶의 이치가 가득하다.
일러스트로 표현된 다양한 자연의 모습은 책을 읽는 동안 내용을 음미하고 사색할 수 있도록 감정의 매개체가 되어 또 다른 즐거움이 되어준다. 저자의 감성적인 글은 시가 되기도 하고 삶의 고백이 되기도 하며 추억을 회상하는 과거의 일기장이 되었다가 또 다시 현재의 일기가 되기도 한다. 쉽고 간결한 문장 하나하나에 삶을 바라보는 깊은 성찰뿐만 아니라 마음을 잔잔히 울리는 감성적인 떨림이 존재한다.
좋은 사람의 좋은 글을 통해서 좋은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을 넘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소 막연했던 젊은 시절 나에게 삶에 대한 긍정적인 사색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좋은 생각’의 주옥같은 글들이 이제 10여년 이상이 흘러 ‘불량품’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이어져 전해졌다.
스스로를 불량품이라고 부르는 정용철님, 그가 말하는 불량품에는 부정적인 뜻이 아닌 겸손과 더불어 자신이 받고 있는 사랑에 대한 소중함이 담겨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런 자신을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 동료들 덕분에 자신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인정한다. 이렇듯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늘 놓치고 잃어버리는 소중한 행복과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행복이라는 명분으로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잠시 멈춰서 자신에게 이 책 한 권을 선물해보기를 권한다. 그동안 자신이 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고 그 빈자리를 행복의 에너지로 채워주는 사랑이라는 선물이다. 이 작고 소중한 선물이 마음속에 하나하나 쌓여서 남은 삶을 좀 더 여유롭게 관망하며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