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토코마에 두부 - 생뚱맞고 시건방진 차별화 전략
이토 신고 지음, 김치영.김세원 옮김 / 가디언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연예인 이경규씨가 개발한 꼬꼬면이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최고의 히트를 친 것은 역발상을 통한 전략이 성공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역발상을 통해서 히트를 쳤던 상품은 과거에도 많았다. 반면에 아쉬운 점은 역발상을 통한 성공사례가 일시적인 성공에 머문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밑거름을 전략적으로 체계화해서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오토코마에 두부의 사례가 역발상 전략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현실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오토코마에 두부는 2006년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고, 이후 기발하고 다양한 두부 상품의 출시를 통해서 기대했던 성공 이상의 성공을 이루어냈고 이를 지속해왔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오토코마에 두부 대표인 이토 신고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선택한 인물이자 역발상을 통한 성공 신화의 주역이다. 이 책의 겉표지에 디자인된 두부포장지에 사용되는 일러스트만 보아도 두부상품이라고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역발상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현실적인 성공을 가져왔는지 호기심을 갖게 한다.
오토코마에 두부의 성공은 남다른 컨셉에 있었다. 두부와는 왠지 상관없는 ‘남자다움’이라는 마초적인 느낌을 디자인을 통해서 두부에 부여했다. 물론 품질 역시 심혈을 기울였다. 기발한 역발상을 통해서 출시된 오토코마에 두부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았고 기대 이상의 성공을 가져왔다. 좋은 품질의 두부는 주변에도 충분히 많았기에 오토코마에 두부 역시 좋은 품질에만 매달렸다면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의외성이라는 역발상이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터프한 남자와 두부를 결합하여 두부 한 모로 700억 신화를 달성했다. 촌스러운 디자인과 제조법에 두부관계자들의 비웃음을 샀음에도 그의 두부는 일반 두부의 3배가 비싼 가격에도 잘 팔려나갔고 소비자들의 식탁을 차지했다. 이후 그의 역발상이라는 의외성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전통두부에서 탈피한 디저트 두부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두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디자인, 마케팅 전략, 다양한 두부제조법을 통해서 연이어 창조적인 두부신화를 이어갔다. 물론, 그 역시 자신이 기대하고 내놓았던 두부상품이 기대이하의 성과를 내거나 실패를 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실패는 다음 성공의 밑거름이 되듯 그는 또 다른 역발상을 통해서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켜냈다.
그의 성공에는 그의 창조적 결과물을 알아봐준 소비자들의 도움도 컸다. 상품의 성공에는 광고나 홍보가 큰 영향을 주지만, 오토코마에 두부에서 나온 두부상품은 매출이 증대해도 특별히 광고에 투자하지 않았다. 거액의 광고에 필적할만한 소비자들의 입소문, 블로거들의 자발적인 홍보, 두부레시피 공유 등이 큰 힘을 발휘했다. 그래서 그는 소비자들의 충고와 조언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전략에 응용한다. 현재 두부상품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 브랜드 음악을 만든 사람 등 다양한 방면에 도움을 주고 회사발전에 기여한 사람들 역시 소비자이자 블로거들이었다. 이러한 인연이 회사발전과 다음 성공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했다.
두부상품과는 전혀 예상되지 않는 남자다움의 상징인 ‘항구의 조니’ 캐릭터의 등장, 그리고 연이어 창조되는 주변 캐릭터들, 조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식 마케팅은 기발함을 넘어서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자리잡아간다. 두부와는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았던 유쾌함과 기발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그의 지치지 않는 역발상의 아이디어와 실패를 모르는 실험정신과 도전정신 등은 자신만의 사업철학을 시너지삼아 세계를 향한 꿈을 가속화시켜가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한 사람의 치열한 성장이야기면서 기업성장을 위한 경영과 마케팅의 또 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다소 지루하거나 딱딱할 수 있는 소재지만, 그의 진솔하고 유쾌한 화법 덕분에 술술 읽히는 점도 장점이다. 저자가 두부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개척해가는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넘어 그 안에서 일어났던 신상품의 기획에서부터 마케팅, 브랜드 관리, 디자인, 아이디어 등의 이야기는 관련업무 담당자에게는 현실적인 노하우이자 영감을 줄 것이고 수많은 젊은이들에게는 창의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뚝심과 용기의 필요성을 각인시켜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두부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획과 컨셉이기에 실무자들이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어떨까라는 생각도 든다. 일본의 두부시장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두부시장이 소극적인만큼 성공의 기회도 그만큼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잘 만든 제품 하나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잘 만든 제품임에도, 때로는 기발한 제품임에도 반짝했다가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제품의 질이 평준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질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팔 수 있어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창의성과 창조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토코마에 두부는 그 가능성과 중요성을 현실에서 과감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많은 기업들과 구성원들이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