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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지음, 류시화 옮김 / 현문미디어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명언으로 유명했던 책, ‘갈매기의 꿈’을 이제야 펼쳤다. 읽어야지 하면서 보류한 세월이 벌써 5년이 넘어간다.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어서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의 최근 신작 ‘기계공 시모다’를 읽다가 ‘갈매기의 꿈’을 떠올리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대학시절이었다. 지금과는 다르게 독서에 무관심했던 나로서는 친구가 들고 있는 책의 제목만 스치듯 보고 말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연히 동료직원이 들고 있는 책을 보고 대학시절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책이 떠올랐다. 그렇게 2번의 인연을 통해서 기억 속에 읽을 책으로 각인만 한 채 지내오다 3번째 인연을 통해서 떠오른 이 책을 미련 없이 구입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이 나는 것보다 먹이를 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조나단은 달랐다. 조나단은 그 무엇보다도 나는 것을 사랑했다. 자신을 한계 짓지 않고 자유롭게 나는 것을 갈망한 조나단은 매순간 수도 없이 날아올랐고 새로운 비행기술에 도전했다.
조나단의 부모님은 날기 연습에 여념이 없는 조나단을 보며 안타까워했고, 주변 갈매기들은 그를 한심하게 여겼다. 부모님의 권유로 평범한 갈매기의 생활로 돌아가려 노력했지만, 날기에 대한 조나단의 갈망은 또 다시 그를 비상하게 만들었다.
조나단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서 고난이도 비행 기술에 성공한다. 하지만, 조나단을 편견에 쌓인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연장자 갈매기를 비롯한 모든 갈매기들은 결국 그를 추방시킨다. 이후 조나단은 외롭게 지냈지만, 날마다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며 많은 것을 배워간다. 한 때 갈매기 전체를 위해서 소망했던 것들을 이제 자신만을 위해 습득했다.
어느 날 조나단에게 별처럼 빛나는 두 마리 갈매기가 찾아온다. 그들은 조나단의 비행 기술을 아주 쉽게 따라하며 안정적으로 날았다. 그리고 그들은 조나단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그 세계는 조나단에게 마치 천국과 같았고 그곳에서 차원 높은 깨달음과 비행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조나단의 배움과 깨달음은 깊어갔고, 자비와 사랑에 대해서 더 많이 배워갈수록 지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커져갔다. 그의 고독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조나단은 교사가 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깨달을 기회를 얻고자 원하는 다른 갈매기들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나단은 동료들을 설득한 뒤 다시 지상으로 되돌아가고 자신과 비슷한 추방당한 어린 갈매기들의 스승이 되어 깨달음의 길로 이끈다. 그리고 어느 날 조나단과 제자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하는데...
조나단의 한결같은 꿈을 향한 도전은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이자 인생의 목적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그 안에서 사랑과 우정의 본질을 깨우쳤고 그것을 모두와 나누는 더 큰 사랑으로 실천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넘어 더 큰 사랑으로 다음 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스스로가 길이 되어주었다.
갈매기 조나단의 이야기는 70~80년대 시절 수많은 제약과 억압에 묶여있던 젊은 세대들에게 이상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그 메시지는 참다운 자유를 갈망하던 시대의 조용한 외침이자 깊고 잔잔한 울림과 같았다.
이제 세월이 흘러 더 많은 자유가 약속되었고 더 빠르고 더 많은 것을 갈망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눈앞의 이익과 쾌락을 쫓으며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보지 못한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마음의 장님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요즘처럼 삭막하고 메말라가는 현실에서 다시금 조나단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는 눈과 서로를 대하는 마음을 일깨워주고 삶에서 소중한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