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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빼앗긴 사람들 - 생체 리듬을 무시하고 사는 현대인에 대한 경고
틸 뢰네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효과적인 시간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알게 된 것이 생체 시계 즉 이 책에서 설명하는 체내 시계다. 한 때 아침형 인간이 붐을 일으키면서 관련된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담이 사람들을 자극시켰는데, 아침형 인간 역시 체내 시계와 관련이 있다. 유행처럼 번졌던 아침형 인간의 선호는 모 대기업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바꾸기까지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시범운영에 그치고 말았다.
아침형 인간의 특성을 가진 성공 경험자들의 이야기가 마치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할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에서 실패로 드러났다. 이후 저녁형 인간, 복합형 인간이라는 다양한 용어가 등장했고, 결국 사람마다 자신의 체내 시계를 파악하여 알맞은 형태를 적용해야한다는 결론이 났다.
최근에도 체내 시계를 적용한 자신만의 황금시간대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법을 다루는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좀 더 세부적이고 인문적인 성격을 띤 책으로 체내 시계에 대한 근원적인 내용을 뒷받침하는 연구사례들이 공유되어 있다.
이 책은 ‘아침형 인간의 딜레마, 체내 시계가 작동하는 법, 시간을 빼앗긴 현대인’이라는 3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체내 시계에 대한 연구사례와 고찰, 실생활에서의 인식과 효과적인 활용법 등을 다루고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각 장을 사례와 해설로 구성하여 독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일깨우는 점도 돋보인다.
최대한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지만, 아쉽게도 생각보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수많은 연구 사례마다 이론에 대한 설명, 용어 등이 나올 때면 책장을 넘기는 것이 좀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가 어렵거나 내용면에서 지루한 구성은 아니니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사람마다 체내 시계는 다를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 체내 시계가 빠른 사람도 있고 느린 사람도 있다. 아침형 인간이 좋다는 통설에 생활에 변화를 주어도 자신의 체내 시계와 엇갈렸다면 현실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다. 오히려 부작용에 허덕일 우려가 있다.
점심시간 때가 활력을 높여주는 제 2의 잠을 끼워 넣기에 탁월한 시간대로 외국에서는 시에스타 문화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낮잠에 대한 가치를 인식시키고 있지만, 상하관계의 사회적 분위기가 이를 유연성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생체 시계가 수면 압력을 조절하기 위해서 점심시간대 낮잠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이 책은 시간생물학 관점에서 과학적, 의학적 근거를 통해 체내 시계에 대한 실증적 고찰을 다룰 뿐만 아니라 이를 삶에서 어떻게 활용해나가야 할지도 조언한다. 나이에 따른 체내 시계의 변화와 유전적 영향, 시간 유형에 따라 자기 평가와 배우자의 평가의 차이가 노년에 줄어드는 현상, 생체 시계에 기본적인 이해를 통해서 효과적인 일시간대를 파악하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아직도 사회적인 다양한 제도들이 사람들의 다양한 체내 시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때로는 이러한 상황이 잘못된 판단과 오해를 낳기도 하고 비효율적인 상황을 가져오기도 한다. 체내 시계에 따른 개인의 세심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을 인식하는 사회적 각성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사회적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갖고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이 책은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선입견과 사회적 통념을 일깨우고 체내 시계를 신체적 개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근본적인 틀을 제공한다. 삶의 모든 것들이 체내 시계를 통해서 설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신체 리듬과 생활 패턴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이 책을 통해서 파악해보기를 권한다. 자신의 체내 시계에 따른 효과적인 휴식과 수면, 업무 패턴을 찾아낸다면 삶에서 수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