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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 예루살렘 왕국과 멜리장드 ㅣ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3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3권 초반부에는 이슬람 세계의 탄생을 다루는데, 이슬람 교리에서 전해오는 탄생 설화가 흥미롭게도 유대교와 기독교에 등장하는 성서의 이야기와 일치한다. 결국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뿌리가 같은 종교인 것이다. 종교를 구실로 전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더욱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3권에서는 십자군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통치하게 되는 과정과 후계자들의 이야기, 끊이지 않는 전쟁과 배신, 멜리장드 공주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치열한 십자군 전쟁 이후, 보두앵 백작의 에뎃사 백작령, 보에몽 공작의 안티오키아 공국, 레몽 백작의 트리폴리 백작령, 초대 통치자 고드프루아의 예루살렘 왕국까지 4개의 나라가 새로 생겨났는데 이를 십자군 국가라 부른다.
무슬림들은 여전히 이 새로운 이웃을 환영하지 않았고, 반격을 위해 무슬림 병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십자군의 후예들 역시 서방에서 무장순례라는 이름하에 기사들을 불러 모았고, 무슬림과 십자군의 힘 대결의 악순환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예루살렘의 1대 통치자 고드프루아에 이어 2대 국왕 보두앵 1세를 걸쳐 사촌으로 예상되는 보두앵 2세가 3대 국왕에 올랐고, 슬하에 큰 딸 멜리장드와 작은 딸 알릭스를 두고 있었다.
보두앵 2세는 무슬림의 반격에 대한 견제와 선제공격을 위한 보장으로 큰 딸 멜리장드는 풀크 공작에게, 작은 딸은 보에몽 2세에게 시집을 보낸다. 이렇게 양쪽의 군사력을 확보한 보두앵 2세는 이슬람 전략의 요충지인 다마스쿠스 원정을 계획하고 중동의 암살자 집단인 아사신과도 협력하여 완벽한 원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약속을 했던 아사신의 장이 살해되고 보에몽 조차도 자신의 야망이 계획대로 되지 않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로 인해 다마스쿠스 원정은 깨지고 여기저기 싸움을 붙이고 다니던 보에몽 2세는 투르크 군대가 복병으로 기습을 하는 바람에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아버지의 야심에 휘둘리고, 남편의 야욕에 휘둘렸던 알릭스는 남편인 보에몽 2세가 죽자 자신과 딸을 위해서 반란을 계획하게 되고 이를 위해서 투르크 용사이자 무슬림의 전쟁 영웅인 장기를 불러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보가 십자군 국가들에게 새어나가고 아버지인 보두앵 2세와 안티오키아의 원로들, 십자군 국가들의 기사들이 군대를 끌고 와서 알릭스를 가두게 된다. 이에 상심한 보두앵 2세가 울다 지쳐 쓰러져 숨을 거두자, 사위 풀크는 대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야비한 방법을 쓴다. 하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멜리장드에게 동정 여론이 쏠리게 되고 풀크는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만다. 야욕을 통해서 결국 집권에 성공한 풀크는 어이없게 낙마사고로 안장에 머리를 부딪쳐 며칠 만에 숨을 거두게 되고 멜리장드가 단독으로 예루살렘을 다스리게 된다.
이슬람의 전쟁영웅 장기는 아이유브 형제와 손을 잡고 십자군 반격에 나서게 되고, 샤이자르 전투에서 대승을 함으로써 에뎃사 백작령을 정복한다. 십자군 국가들은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긴장은 더욱 높아갔고, 2차 십자군 파병의 여론으로 인해 십자군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전쟁이라는 폭력을 통한 힘의 논리로 점령한 예루살렘에 평화는 없었다. 평화와 공존을 원했던 멜리장드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또 다시 전쟁의 악순환은 계속되어졌다.
십자군의 침략 전쟁도 잘못되었지만,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싸움은 과연 정의로운 전쟁일까? 저자는 말한다. 평화를 위한 전쟁, 생존을 위한 전쟁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침략 전쟁을 미화하기 위한 슬로건일 뿐이라고. 십자군 전쟁이 신이 원하시는 전쟁이라고 스스로를 포장했듯이 말이다. 공격에 저항하기 위한 것은 권리겠지만, 전쟁과 폭력의 싹이 자라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 것이다. 어느 시대나 전쟁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듯이 이러한 목소리가 좀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을 저자를 비롯해서 본인도 절실하게 느낀다. 따라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역사적인 진실을 올바르게 알고 올바른 가치관과 행동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