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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덥 -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데이비드 톰슨 지음, 이지선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6월
품절
이 책의 제목인 ‘Steamed up’은 ‘화난, 몹시 흥분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책의 내용은 화가 나서 흥분한 상태일 때 감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잭은 하루하루 쳇바퀴 돌 듯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이다. 어느 날 회사에서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 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인 블랙베리를 나눠준다. 블랙베리의 업무적 활용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은 블랙베리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잭 역시 블랙베리로 업무 전반을 관리하고 이메일과 전화통화로 동료들과 소통하며 일처리를 해왔지만, 술자리에서 블랙베리를 분실하고 만다. 잭은 회사에서 최신모델을 지급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재 지급이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다행히 은퇴한 직원의 구형 블랙베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어느 날 잭은 상사로부터 블랙베리를 통해서 이메일 한 통을 받게 된다. 전략이 새롭게 바뀌어 이전에 보고한 개선안이 백지화되었고, 새 전략에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 예산 전략을 만들라는 요청이었다. 이 개선안을 위해서 두 달간 공들여 준비했던 잭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더욱이 빠듯한 일정으로 새로운 예산 전략을 만들 생각을 하니 미칠 지경이었다. 잭은 곧바로 블랙베리를 이용하여 이메일로 답장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잭의 분노와 좌절을 흡수한 마음속의 단어들이 그대로 담겼다. 상사가 눈앞에 있다면 절대 하지 못할 얘기들이었다. 기본적인 예의는 사라지고 다분히 감정적인 느낌이 전해지는 이메일이었다.
한참 후에 블랙베리를 확인한 잭은 자신이 보낸 이메일이 전송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상하게 생각한 잭은 블랙베리를 이리저리 확인했다. 그러자 동그란 스마일 모양의 이모티콘이 말을 걸어왔다. 마치 램프의 지니처럼 등장한 이모티콘은 잭의 경솔한 행동을 일깨웠다. 그리고 감정을 다스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코칭을 하기 시작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핵심 지침은 ‘잠깐 멈추기->한 걸음 물러나기->생각하기->행동하기’다. 무척 단순하고 간결한 방법이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효과적인 단계별 지침이다. 아마도 살아오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조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쉽고 단순한 지침을 현실에서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업무적으로도 힘들어지며 결과적으로 회사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누구나 알만한 단순한 지침이지만,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지침의 효과를 잭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간접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감정에 휘둘려 곧바로 행동을 취함으로써 자신에게 악순환을 만들지 않도록 말이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지침은 직장생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관계에 통용되는 지침이다. 또한 관계의 신축성이라는 원리를 통해서 대인관계의 요령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비슷한 내용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이 책의 지침이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강점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구성을 통해서 이야기에 접목하여 가장 중요한 핵심사항을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내용도 간략하고 단순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 책이 소설은 아니다보니 생명력을 가진 블랙베리가 인간을 코칭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설정이 조금은 황당하면서 개연성이 적어서 아쉬운 점도 많다. 자기계발서라는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시도지만, 이런 부족함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반면에 짧은 내용인 만큼 적은 시간의 투자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지침을 배워간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인기가 대중화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전화 통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활용하고 문자와 이메일을 보낸다. 이런 분위기가 소통의 장이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 편리하고 간편해진 환경에서 중요한 것들을 간과하기도 쉬워진다.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며 소통하는 것과 이메일과 문자로 소통하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라도 이를 인식하고 이 책의 지침을 현실에서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해서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