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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의 기술 -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즐기며 공부하기
가토 히데토시 지음, 한혜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원래 1974년에 일본 잡지 ‘미세스’에 연재했던 에세이를 모아 다음해에 간행했던 것이다. 벌써 35년이 넘었지만, 이 책의 내용은 지금도 유효하게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어쩌면 35년이 넘어서도 그다지 바뀌지 못한 학교교육과 사회적인 고정관념에 대한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일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기는 하지만, 그 배경이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기에 삶과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동일하게 통감하며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인간의 삶에서 독학의 의미와 가치, 활용에 대한 조언 등을 다루고 있다. 사회학 박사이자 평론가, 교수이기도 한 저자는 독학을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독학은 단순히 입시나 승진,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삶의 가치와 행복에 관한 문제이자 해결책이고, 사회의 이상적인 발전을 위한 방법으로써 제시된다.
저자는 생각에 따라 학교란 독학으로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장소라고 표현한다. 독학으로 자립이 가능한 사람들은 사실상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이었다면 아마도 이 생각에 쉽게 수긍하지 못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지식이외에 집단생활을 통한 사회성이나 인성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도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동감한다. 집단생활을 통한 사회성과 인성 역시 학교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이고, 그 당시 학교교육의 실태를 보자면 독학이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들이 상당부분 빠져있다는 역설적인 표현일 수도 있다.
이 책의 서두에는 침팬지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유명한 제인 구달의 이야기가 나온다. 제인 구달 역시 독학으로 그러한 위치에 올랐기에 놀랍기도 하지만, 반면에 누구나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제인 구달은 고졸출신으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우연찮게 이민 간 친구의 아프리카 초대를 승낙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다. 제인 구달은 고민 끝에 아프리카에 정착을 하게 되고, 돈벌이를 위해서 국립박물관의 교수의 조수로 취직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여러 가지 잡무를 하면서 틈틈이 독학으로 동물학을 공부했고, 침팬지 연구를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녀는 열정적인 연구를 통해서 마침내 자신의 연구가 담긴 책을 펴내게 되었고,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자발적인 독학을 통해서 동물학 연구 분야에 수많은 전문가와 학자들을 제치고 고졸출신의 학력으로도 위대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제인 구달의 이야기는 독학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멋진 사례 중에 하나다. 이 책에는 제인 구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독학을 통한 다양한 성공적인 사례가 등장하고, 이를 시작으로 독학의 필요성을 하나하나 풀어간다.
자신의 교양수준을 높이는 것과 삶의 여유로운 즐거움을 위한 취미활동, 창의적인 사고를 위한 노력 등 모두 독학이다.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고 활기차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의욕을 갖고 평생공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독학을 위한 다양한 조언을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단연 독서다. 책은 한 분야에만 머물지 말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폭넓게 배우기를 조언하고 독서에 대한 저자 나름의 경험이 묻어나오는 조언을 통해서 지침을 제시한다.
이 책은 ‘1부 스스로 공부하는 자, 인생을 바꾼다. 2부 폭넓은 교양이 창조성을 이끈다. 3부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사고하라.’의 3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는 독학의 중요성, 나이를 넘어선 배움의 중요성, 자발적인 의욕의 필요성, 독서의 가치, 훌륭한 멘토를 찾는 법, 교양의 중요성과 사회적인 영향, 교양 교육의 일원으로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의 필요성, 일의 의미를 찾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법, 창조성의 새로운 가치창출, 창조성을 위한 문제를 만드는 능력, 자발성이 전제되는 교육과 스스로를 평가하는 시험의 필요성, 전공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사고, 현실적인 외국어 교육에 대한 견해 등 독학과 연계되는 근원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저자의 폭넓은 경험에서 나오는 견해와 조언 등이 담겨 있다. 또한 뒷부분에 후기를 통해서 학교의 의미와 자발성에 대한 것들도 별도로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책 사이사이에 ‘당신의 독학을 도와줄 좋은 책’이라는 항목을 두고 다양한 양서를 추천한 점도 마음에 든다. 이미 읽었던 책들도 많이 있었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책들은 독서목록에 추가했다.
누구나 독학의 가치를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겠지만, 현실에서 실천하며 그 가치를 실현시키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학에 대한 실천의지를 한 단계 이상 끌어올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반인과 학생들에게도 추천하지만, 교육에 종사하는 실무자나 정부의 교육정책 담당자들, 그리고 부모들이 먼저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