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신을 흔들다 - SHAKESPERE SHAKES PERE
오순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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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과 관심이 많은 반면에 생각보다 많이 접하지는 못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학창시절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영화로 먼저 접했고, 이후 4대 비극인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를 책으로 읽었다. 이후 성인이 되어서 5대 희극 중 베니스의 상인, 한 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와 4대 비극 중 햄릿, 오셀로를 책과 영화, 연극이라는 다양한 장르로 접하게 되면서 나름의 매력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셰익스피어, 신을 흔들다’라는 이 책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 이외에 색다르고 독특한 매력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가 작품에서 표현하려던 것들을 신과 우상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여 풀어나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셰익스피어가 숨겨놓은 장막에 가려진 비밀들을 하나 둘 파헤쳐가는 기분이다. 마치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가 역사적인 비밀을 발견하기도 하고, 복잡한 고대의 암호를 해석하듯이 말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밝혀낸 셰익스피어의 비밀 세 가지가 등장한다. 첫 번째로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Shakespeare. '창(speare)을 흔드는(shake) 자'라고들 말하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모독이며 옥스퍼드의 사전에 나오는 스펠링인 Shakespere. '신(pere)을 흔드는(shake) 자'가 셰익스피어의 진면목일 것이라고 말한다. pere는 프랑스어로 하느님, 성부를 의미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셰익스피어의 묘비명에 적혀 있는 ‘내 무덤을 파지 말라’는 내용의 유머러스한 일반적인 해석과는 별도로 또 다른 어원적 해석을 통해서 우상에만 탐닉하고 있는 교회를 통렬하게 비판했음을 알려준다.
세 번째로 우상철학의 대표격인 프랜시스 베이컨의 두 저작에서 4대 우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진리를 건설하고자 시도했듯이 셰익스피어 역시 자신의 작품에서 다섯 개의 우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진리를 제시한다. 셰익스피어는 인간 세계의 직접적인 이슈인 돈, 땅, 명예, 섹스, 권력인 우상의 실체를 직접적으로 겨냥했고, 베이컨은 우상이 만들어지는 방법론적인 관점의 4대 우상에 초점을 두었다. 저자는 베이컨의 4대 우상이 셰익스피어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우상인 만큼 셰익스피어를 비추는 좋은 거울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고전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나 작가가 아닌 공인회계사를 직업으로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문학적 신뢰가 적게 갔지만, 책을 읽어갈 때마다 저자의 작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저자가 공인회계사 경험을 적용하여 각각의 상황 및 인물, 사건의 관계를 대차대조표를 적용하여 설명한 점도 인상적이었고, 직업적 성향이 어느 정도 작용을 해서인지 현실적이고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를 들어가며 설명한 점, 각 작품들의 대사를 명시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한 점도 흥미로웠다. 다소 딱딱한 인문서적일꺼라는 처음의 우려와는 달리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아마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대부분 알고 있었고,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있어서 몰입하기 더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작품을 바라보더라도 다양한 시각과 전문적인 견해가 존재한다는 것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반면에 문학적 관점에서 작품의 매력을 느끼는 본인에게는 현실적으로 파고들어 의미를 유추하는 것이 때로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기도 하다. 설령 저자의 해석이 셰익스피어가 의도한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은 독자의 취향과 관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짧은 지식과 작품이해의 깊이가 다소 적어서 100% 공감하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관점을 통해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점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덕분에 베이컨의 저작에 대한 관심도 생겼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셰익스피어가 과거에 자신의 작품으로 선사했던 깨우침들이 현대의 시대에서도 중요한 핵심적 깨우침이 되리라는 확신과 기대감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개성이 공존하고 정치, 경제적으로 복잡하고 어수선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한사람으로써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른 관점에서도 감상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지식과 관점을 공유하게 됨으로써 다시 감상하게 될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새로운 깨우침과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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