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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보내는 편지 -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나 자신과의 대면
휴 프레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저자인 휴 프레이더는 목사이자 강연자로 1970년 이 책 ‘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다. 책이라고는 겨우 세 권 펴낸 작고 영세한 출판사에서 영업은커녕 광고나 홍보조차 하지 않았던 책이지만, 입소문만으로 미전역에 퍼져 3년 후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500만부 이상 팔렸다.
이 책은 에세이지만, 저자 자신의 일기를 원본으로 하고 있어서 다른 에세이에 비해 구성이 독특하다. 짧은 글귀의 메모와 같은 글도 있고, 때로는 시구절 같은 느낌의 문장도 있다.
저자 자신에 내면의 외침과 성찰이 담긴 글이지만, 그의 생각과 표현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킨다. 내면과의 대화, 자아, 가족, 친구 등 인생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저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며 생각해봤거나 현재 생각하며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명확한 답을 찾을 수도 없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도 없는 개인적인 문제지만, 저자의 다양한 생각이 담긴 성찰의 글에서 독자들은 같은 고민을 해보며 그곳에서 또 다른 삶의 의미와 새로운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
저자의 일기를 바탕으로 구성된 책이지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을 적은 저자의 의도를 살려 어떤 곳을 펼치더라도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이 책에는 날짜와 페이지조차 매겨져있지 않다. 이 책은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해주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도 않고,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감상적인 위로를 해주지도 않는다.
저자가 자신의 정직성을 바탕으로 솔직한 감정을 꺼내어 적은 글귀들은 읽는 독자들 역시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었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꺼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각과 마음의 투명성이라고나 할까? 그 안에서 공감을 하기도 하고 문제를 발견하기도 하며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때로는 현재의 상황과 자아를 성찰하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일기체지만, 표현의 차이 때문인지 생각보다 문장이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장 안의 의미를 파악하려 할수록 지루함이 아닌 깊은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같은 문장을 오늘 읽었을 때의 생각과 몇 일후에 읽었을 때의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다. 시대와 사는 곳, 경험은 다르지만, 인간 내면의 고민은 비슷했는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평가 기준, 현재라는 소중함 앞에서 삶의 기쁨을 느끼는 것, 크고 작은 인간관계, 소통, 존재, 행복, 그와 연결된 다양한 감정 등 인생 전반에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많은 것들이 저자의 생각의 조각에 물들어 글로써 표현되었다. 글귀 하나하나가 때로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다가도 어느 새 공감하고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이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철학책은 아닐지라도 그 안에서 사색하고 함께 깨닫는 것들은 우리가 인지하는 내면의 철학과 맞닿아있다.
이 책은 에세이지만 가볍게 읽혀지거나 재미있는 경험, 흥미로운 체험 등이 함께 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인문서적처럼 조금은 무겁게 읽히는 책이지만, 자신과 내면의 여행을 가볍고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일기를 쓰지 않은 지 제법 오래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이를 먹을수록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내 머리에 한 가득이다. 저자가 공유한 내면의 성찰은 생각의 바다에 여기저기 흩뿌려져 표류하는 나에 생각의 조각들을 건져내주었다.
이 책을 통해서 자신과의 또 다른 소통의 길로 들어서는 경험을 하고나니 일기를 다시 쓰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회가 된다면 조만간 일기쓰기를 통해서 생각의 바다에서 건져낸 나만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봐야겠다. 어떤 모양의 퍼즐이 탄생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