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될 때 기억해야 할 것들 - 치열하게 승부수를 던진 장애인 마라토너 이홍열의 인생 교본
이홍렬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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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생의 올바른 길과 지침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도 선호하지만, 현실적인 삶과 경험을 통해서 깨달음을 주는 에세이도 너무나 좋다.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다소 이론적인 인생 지침들을 한 권의 에세이를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실제 일어났던 일, 실제 겪었던 인물의 일대기나 경험은 깨달음을 넘어 감동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열정충전기라고 부르고 싶다.  

이 책의 제목이 유난히 시선을 잡았던 것은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될 때...’라는 문구 때문이다.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주 하게 된다. 책의 제목과 인상적인 표지가 지금 이 순간의 간절함을 조금이라도 채워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장애인 마라토너라는 수식어로 소개된 저자 이홍렬, 자신의 왼팔에 장애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이라고 한다. 그동안 참 많은 세월동안 자신의 왼팔의 장애를 숨기고 고군분투하며 살아오셨을 저자의 삶이 책을 읽기도 전에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단순한 깨달음을 넘어서 용기와 열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저자는 1984년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마의 2시간 15분’의 벽을 한국 최초로 무너뜨린 대표 마라토너다. 그는 어린 시절 원인모를 골수염으로 왼팔 요골을 절단했다. 그래서 왼팔이 오른팔에 비해서 13센티미터나 길이도 짧고 가늘다. 마라톤에서는 상체의 팔운동과 균형이 상당히 중요하다.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평발이자 짝발인 것도 최악의 조건이지만, 저자의 장애는 그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45년간 자신의 장애를 숨겨왔지만, 정상인 선수와 당당히 겨루어 대단한 성적을 이루어냈다.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두각을 보였던 그였지만, 슬럼프와 재기를 반복하며 20여년의 선수생활을 마치게 된다. 이후 제 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다양한 업종에서 일을 하며 파란만장하게 보내왔다. 의외의 분야에서 사업수완을 발휘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여러 번의 어려운 상황과 위기도 겪었다. 우연한 기회로 방송에 출연하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역대 마라톤 선수 중 최초의 체육학 박사이자 국내 최초의 걷기와 달리기 1호 박사가 되었다. 이후 사비를 들여 무료로 걷기달리기 강습을 열어 수 만 명의 회원에게 운동처방과 치료를 해주고 있다. 

 

그는 장애인이라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린 시절부터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왔다. 또한 곁에서 아들의 장애를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지원해주었던 아버지와 끝까지 아들을 지지하고 이해해주었던 어머니가 그에게는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와 나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그동안 삶을 얼마나 대충대충 살아왔으며 인생에서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에 내 자신을 그냥 던져놓기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내가 느끼는 열등감은 아니다. 지금의 삶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공유해준 값진 인생의 깨달음은 자기계발서에서 많이 접해왔던 지침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깨달음들이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고 각인되는 것은 역시나 현실과 맞닿아 치열하게 승부하여 얻은 저자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감동과 깨달음 때문에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가 함께 공유한 인생에서 포기를 모르는 미련함, 긍정적인 확언, 열등감을 오히려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방법, 때로는 한 길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길을 걷는 도전 등의 통찰력 있는 조언들은 값지다. 그의 현재 삶은 남들이 생각할 만큼 부유하거나 안정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서 봉사가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몸소 실천하며 전해주고 있다. 저자와는 다른 삶이겠지만, 나도 언젠가 마음이 동하는 열정적인 삶 속에서 저자와 같은 자신의 재능을 남들과 나누는 따뜻하고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해본다.  

지금 이 순간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된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삶을 간접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최소한 포기하고 싶은 마음 안에서 식어가는 열정의 불꽃을 다시 지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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