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깐 멈춤
고도원 지음, 김성신 그림 / 해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에 직장동료가 추천해서 알게 된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짧은 몇 줄의 문장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기도 했고,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지금도 수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메일로 배달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 초부터인가 이메일을 들여다보는 것이 뜸해졌다. 고도원의 편지처럼 경제나 경영, 그 밖에 좋은 내용을 전해주는 개인적인 메일들이 업무메일과 쌓여가는 스팸메일에 파묻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메일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가 떨어졌다. 이제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조차도 이전만큼 관심 있게 읽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소셜네트워크 관련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인터넷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던 이메일이 과거에 비해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배경이 소셜네트워크의 시작과 발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소셜네트워크가 초기 확산단계지만, 외국은 젊은 층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이메일 활용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이를 소셜네트워크로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게으름에 핑계거리를 찾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위와 같은 분위기에 포함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의 대표격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더 자주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트위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조금은 책과 벗어나는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잠깐멈춤’이라는 책이 이메일을 통해서 접해왔던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대체해준 느낌도 들어서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이전만큼 챙겨서 읽지 못했기에 책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기존에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접해왔던 독자라면 이 책의 내용이 다소 식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는 모르겠다. 본인은 이런 내용들은 여러 번 곱씹고 되새길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주제별로 정리하여 공유한 저자의 통찰력을 항상 곁에 두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꿈, 용기, 실천, 관계, 통찰’이라는 다섯 가지의 주제를 바탕으로 80편의 따뜻한 이야기와 동화 같은 일러스트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 그리고 책을 펼칠 때마다 은은히 나는 솔잎 향 같은 상쾌한 향기도 인상적이다. 이 책의 이야기 하나하나는 저자의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 그와 연결된 다양한 사례와 일화들에 촌철살인과 같은 문장을 버무려서 감동이라는 접시에 깔끔하게 담아낸 맛깔난 음식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여유 없이 아침을 먹고, 사람들의 홍수 속에 출근 전쟁을 치른다. 회사에 출근해서 정신없이 한나절을 보내고 운 좋으면 6시 정시 퇴근, 때로는 7시, 10시가 넘도록 계속되는 잦은 야근으로 일상의 반 이상을 마감한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씻고 남은 시간을 무의식적으로 TV앞에서 보내거나 특별한 일없이 쉬다가 잠자리에 든다. 그렇게 한 주의 대부분이 반복의 연속이다. 개인적으로 집에서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서 책을 가까이 하기 시작했지만, 위에 하루 일상을 되돌아보면 정말 재미없는 쳇바퀴 도는 삶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다르겠지만, 나의 일상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현대인들이라면 크고 작은 정신질환을 한가지 이상 갖고 있다고 하니 이러한 삶의 흐름도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서 생활의 질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지만, 우울증과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인 문제로 삶의 질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으니 말이다. 자신에게 켜졌을지 모를 위험신호를 위해서라도 잠깐멈춤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국민들의 경제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행복지수는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많은 우리나라, 그럼에도 여가를 제대로 즐길 줄 모르고, 여가시간도 가장 적은 우리들, 이렇게 정신없이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삶의 의미를 잊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한 번 쯤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이 책의 멈춤은 단순한 정지의 의미가 아니다. 인생에서 놓치거나 잊었던 것을 다시 깨닫기 위한 시간이며,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한 더 큰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다. 멈춤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가기 위한 준비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본 적이 언제였는지, 자신의 꿈과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언제였는지, 얼마나 자주 생각해봤는지 스스로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바쁜 삶에 익숙해져있다면 잠깐의 멈춤을 통해 이 책에서 인생의 지혜와 진정한 여유를 가져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