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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대인심리학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대인관계와 심리학은 서로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자기계발서에서 다루는 모든 관점을 포괄하기도 한다. 성공학, 처세술, 행복론, 비즈니스 등 이 모든 것들의 근원적인 방향에는 원만한 대인관계, 이를 위한 대인심리학이 깔려있다. 대인관계, 인맥형성법, 화술 등에서부터 일반심리학, 연애심리학, 마켓팅론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료와 서적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나름의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로 인한 문제를 만났을 때, 쉽게 해결하지 못하곤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 자신을 불행의 굴레에 던져버리기도 한다. 아마도 외면적인 원인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고정되어 있는 마음이 쉽게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매번 일어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이 책도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다루는 대인심리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불교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다. 최근에 저자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의 책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로 유명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 출판되었다. 인간의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스님의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도쿄대 출신의 이색 청년 스님이라는 흥미로운 이력과 함께 솔직하고 명확하며 때로는 노골적인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저자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불교적인 관점의 번뇌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불도의 심리분석에서는 번뇌를 욕망, 화, 무지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고, 이를 ‘탐진치의 삼독’이라고 한다. 이 번뇌의 삼독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대인심리학의 핵심 원리이자,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가 되는 원인이다. 이 책에서는 대인심리학에 대해서 아이의 단계에서부터 어린 시절 학창시절 이야기, 부모님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일반적인 대인관계에 이르기까지 근원적인 접근과 사례를 통해서 세밀하게 분석해간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불도의 대인심리학은 인간의 심리를 꿰뚫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질까지도 고찰한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마음의 작용과 우리가 아는 자아, 쾌락이라는 자극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과 이를 판단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작용이 사실은 우리가 원하고 의도한 대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닌 대부분이 자동적인 반응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감과 사고에 의한 자극에 집중하는데, 이 자극에는 쾌감은 없고 괴로움이라는 고통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러한 고통의 자극을 경험하면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서 좀 더 큰 고통의 자극을 추구하게 되고, 이것을 반복하게 된다.
처음의 괴로움을 더 큰 괴로움으로 잊음으로써 고통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낙차에 대한 느낌을 뇌는 ‘쾌’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모기에 물렸을 때 고통을 긁는 것을 통해서 ‘시원하다’라는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결국, 긁는 행위로 피부는 손상되고 만다. 이렇듯, 더 큰 자극을 추구하는 괴로움의 순환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도 자극의 순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라는 존재의 ‘자아’라는 것에 대한 해석도 불도에서는 ‘존재하지 않음’으로 이야기한다. 즉, 실제로 ‘자아’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서 끝도 없이 노력하며, 이러한 노력들이 받아들여지던, 받아들여지지 않던 스스로 번뇌에 빠져버리게 된다.
본인의 경우 이러한 관점이 단정적이면서 다소 혼란스러워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전체를 이해하고 바라봄으로써 공감이 가기도 했고, 이러한 관점이 인상적이기까지 했다.
이 책은 내면적인 고찰을 심도 깊게 다루다보니 쉽게 읽히는 문체는 아니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로 분류가 되어있지만, 개인적인 느낌에서는 인문에 속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얼마간은 이해의 속도가 더뎌지는 구간이 있어서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풀리지 않던 매듭이 풀리듯이 뭔가 답답했던 것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고, 점점 더 몰입해가며 읽을 수 있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은 좀 더 명확해진 느낌이고, 새로운 관점의 접근을 통해서 좀 더 깊이 있는 통찰도 얻은 느낌이다. 이제는 ‘나’로부터 좀 더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보는 통찰을 키워야겠다. 그 동안은 이러한 방법이 막연하기만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조금은 명확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세월이 좀 더 지나서 스님이 현재 책에서 논하는 이야기들을 다시금 정리해서 새롭게 출판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젊은 스님이라서인지 이후에 왠지 더 큰 깨달음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