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 대한민국 말하기 교과서
김미경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김미경님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TV에서 강의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부터다. 유익한 강의 내용과 청중을 몰입시키는 스피치 실력에 반해서 이후로 몇 번의 강의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최근에 마지막으로 접한 것이 MBC 희망특강 ‘파랑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매번 느끼지만, 김미경님의 강의 스타일은 내용이 진솔하면서 흡입력이 있어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이전에는 강의를 잘하는 분들 즉, 스피치를 잘 하는 분들을 볼 때면 나와는 그다지 관계 짓지 않고 그 분들의 강의내용에만 집중했었다. ‘파랑새’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김미경님과 더불어 다른 강연자 분들을 접하면서 나도 저 분들처럼 스피치를 자연스럽게 잘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부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스피치 실력은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부터 모임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활용할 수 있고, 인정받고 대우받을 수 있는 기술 중에 하나이다. 단순히 말을 많이 하거나, 자기 위주의 스피치에 능통한 사람들은 외면당할지 모르지만, 상대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스피치를 잘 하는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인정을 받고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이러한 장점을 누구나 공감하지만, 스피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통념과 교육현실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구조는 수평적이기보다는 수직적인 구조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제한적이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제자, 선배와 후배, 군대생활, 사회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나라이다. 그에 따라 행동뿐만 아니라 말에도 제약을 많이 받는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좋은 의미를 넘어서 불분명한 사회적 통념이 되었고, 이로 인해 필요한 말만 하는 과묵하고 성실한 사람을 양상하게 만들었다. 또한 외국의 토론문화와 토론교육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토론문화가 잡혀있지 않다. 현재는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학교교육은 선생님의 지도와 주도하에 주입식 교육으로 흘러왔을 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표현하는 토론교육은 극히 드물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뛰어난 교육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학생들에 비해서 토론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순간, 스피치 실력의 부재가 얼마나 안타깝고 아쉬운지는 쉽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잘 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보다 빨리 인정받고 승진하는 동료를 어렵지 않게 보게 될지도 모른다. 회사 내의 업무는 자신이 뛰어날지 모르지만, 능숙한 스피치 실력으로 고객사와의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는 동료들도 보게 된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서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스피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스피치 실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본인도 최근에 이러한 관심을 통해서 스피치 관련 서적을 3권이나 읽었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책들은 직간접적인 스피치 노하우와 연습방법들에 대해서 세세하게 알려주었고, 외모 및 제스처, 발음 및 발성, 시선처리, 콘텐츠 구성 등에 이르기까지 저자들의 스피치 노하우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이렇듯, 이전에 접했던 스피치 서적들도 상당히 훌륭했고, 실용적인 많은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다. 하지만, 항상 아쉬운 것은 역시나 경험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경험이 없다면 그냥 말뿐인 노하우일 뿐이니 말이다.  

 

김미경님의 아트스피치라는 책 또한 비슷한 종류의 스피치 책 중에 하나일까라는 막연함이 있었지만, 읽어갈 수록 기존의 서적들과는 차별성이 느껴졌다. 그녀의 강연이 진솔하고 핵심을 잘 짚어내고 공감할 수 있었듯이 이 책의 스피치 노하우 또한 그런 흐름을 함께 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에 스피치 서적들의 노하우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가르치는 사람과 그 사람의 삶에 패턴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는 파워스피치, 콘텐츠 스피치, 공감 스피치, 뮤직 스피치, 비주얼 스피치, 스탠딩 스피치라는 6개의 주제를 통해서 스피치의 편견을 깨고 청중을 사로잡는 설득력 있고 흡입력 있는 스피치의 핵심노하우를 이야기한다. 스피치가 단순히 말 잘하기를 타고난 사람들의 영역이 아닌 배우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을 많은 사례와 과정을 통해서 증명하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안내한다. 스피치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그동안 알고 있던 스피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말을 잘하는 방법이 아닌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 설계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질적인 설계 방법들도 공유한다. 그녀는 작곡을 전공한 것을 노하우 삼아서 스피치에 활용하여 콘텐츠에 악상기호를 부가하고 자신의 말 전달력을 상승시켜서 단순한 웅변스피치가 아닌 청중의 귀를 울리는 설득과 공감의 스피치로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여기에 몸짓언어를 통해서 콘텐츠의 파워를 극대화시킨다. 몸짓언어에는 단순한 손동작만이 아니라 눈빛, 표정, 허리, 어깨, 상체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이용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것이 비주얼 스피치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스피치 실력을 쌓기까지의 과정과 익혔던 핵심 노하우들, 저자가 가르쳤던 스피치 제자들의 이야기, 많은 스피치 고수들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자신감을 고취시킨다.  

 

그동안 읽어왔던 스피치 서적들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김미경님의 아트스피치라는 책은 정말 인상적이다. 아마도 이 책을 먼저 접하고서 다른 스피치 책들을 접했다면 좀 더 시너지가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스피치를 잘 하고 싶은 사람에서부터 스피치에 자신감을 잃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실용서적이자 실전지침서가 되리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자신감을 찾고 자신의 스피치 실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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