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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블랙홀 - 자기 회복을 위한 희망의 심리학
가야마 리카 지음, 양수현 옮김, 김은영 감수 / 알마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막연하게 쳇바퀴 돌 듯 살아간다는 생각에 문득 공허함과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다. 어쩌면 이러한 느낌들은 나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일종의 만성정신병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음의 블랙홀’이라는 책이 이러한 느낌을 대변해주는 것 같기에 책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막상 책을 펼쳤을 때는 개인적인 궁금증과 더불어 좀 더 광범위한 현대인들의 극단적인 심리불안정과 같은 정신병에 대한 것들이 주된 이야기였다.
과거에는 심리적인 정신 질환들이 병과 건강, 이상과 정상이라는 나름의 명확한 경계선이 있었고, 의사들 또한 그러한 증상들에 따른 진단과 치료를 위한 조감도를 갖고서 임해왔다. 하지만, 현대는 이러한 경계선에 간극이 낮아졌고, 간혹 사라진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심리적인 정신 질환과 같은 증상은 현대에 이르러서 일반인들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비춰졌던 평범한 사람들에서부터 성공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비슷한 증상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저자가 사례를 든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소연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범하게 생활하던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우울증과 기타 정신 질환으로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하는 사건을 매스컴을 통해서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써 환자를 치료해 왔고, 대외적으로도 강의활동을 하면서 진찰실 안팎으로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오면서 자신이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과의 증상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정신과 의사로써 기본적인 과정에 의한 진찰과 진단, 치료를 해왔지만, 다양하고 광범위한 평범한 일반인들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기존의 정신의학 개념과 용어로 설명하고 치료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대외적으로는 미니 우울증, 어덜트 칠드런, 자기중심, 은둔형 외톨이, 스토커, 인터넷 동반자살 등과 같은 신조어가 확산되면서 환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 또한 과거와는 다르게 다양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심리질환을 기존의 정신질환 진단 양상과 더불어 ‘충족되지 않는 나, 상처받기 쉬운 나’, ‘몇 명의 나, 진짜 나’, ‘마지막 보루로써의 몸’이라는 세 형태로 나누어 진단했고, 각각의 양상을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회복을 위한 지침과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사례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 있다. 현대와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과 원인들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는 각자의 증상을 완벽하게 해결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사람들에서부터 자신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를 되짚어보고 정신적인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볼 수 있다는데서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마음 치료서로서 가치가 있다. 또한 자신이 이 책의 사례들과 동일하거나 상당히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 현실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확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일부 증상들은 과거에 겪어보기도 했고, 최근까지도 비슷한 증상을 경험해보기도 했기에 다소 놀랍기도 했다. 나조차도 이러한 현대인들의 심리적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긍정적인 생활 패턴으로 다시 되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좀 더 깊이 있게 분석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요즘 같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에 이러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증가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구멍 뚫린 마음을 하나하나 채워갈 수 있는 치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