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동물을 찾아서 - 끝나지 않은 환상의 스토리
조엘 레비 지음, 조진경 옮김 / 북플래너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정확한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요정백과 사전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에는 수 십 종류의 요정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요정들의 역사, 일화, 요정이 싫어하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 요정을 불러내거나 보는 방법 등. 이 책을 읽는 동안 혼자서 공상을 하기도 하고 책에 나와 있는 방법들을 따라 해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어린아이였던 나의 마음속에 호기심과 신비로움이 가득 했고, 처음으로 몰입이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책을 보고, 또 보고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벌써 이십 년 넘게 흘렀다. 그 당시 혼자 공상하고 꿈꿔왔던 동심이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유독 판타지 영화나 소설 등을 좋아했고, 지금도 영화는 한 편도 놓치지 않고 보고, 관련 소설도 구입해서 읽는다. 다소 현실적이지 못한 것 같지만, 나의 현실에서 이러한 호기심과 취미는 그 나름대로 매력적이고 삶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게 어린 시절에 추억 속에 남아있던 책에 이어서 성인이 되어 접하게 된 “신비동물을 찾아서”라는 책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흥미롭고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이 책은 런던신비동물학회라는 가상의 단체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분명 소설책이 아닌 풀 컬러판 백과사전에 가까운 책이다. 처음에는 이 책이 신비동물에 대한 백과사전식 구성이라는 생각만을 갖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첫 장에 신비동물학회에서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시작하는 것에 살짝 놀라기도 했고, 덕분에 좀 더 흥미를 갖고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신비동물의 분류기준을 설명하고 그 종의 분류 기준으로 총 9개 챕터로 구성했다. 1장은 곤충과 연체동물·양서류, 2장은 파충류, 3장은 조류, 4장은 포유류, 5장은 교배종, 6장은 반은 인간 반은 짐승, 7장은 호미니드로 종을 통해서 분류하고 각각의 종에 포함되는 신비동물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챕터에서는 해당종의 신비동물들에 유래와 기원을 설명하고, 역사적인 기록과 자료사진, 그림, 전설과 일화 등을 소개한다. 또한 기록에 의한 날짜별 탐험 보고서나 현장 기록들도 있어서 흥미롭고 사실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책 가장자리의 세로라인에는 해당 신비동물 이름 아래에 라틴어명, 서식지, 수명, 크기, 자료 출처, 분포 지역과 분포 지도 등도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지금 그 분포 지역에 가면 당장이라도 그 동물들을 목격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간혹 과학적인 증거나 자료가 미흡한 경우 실제 기록과 같은 편지글로 출처를 대신하기도 한다. 일부 자료나 기록들은 과학적인 증거와 논리에 의해서 구체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책 자체의 수준 높은 퀄리티와 더불어 이러한 편집과 구성이 너무나 사실적이고 흥미롭게 되어 있어서, 앞으로 보게 되는 판타지나 어드벤처 영화의 괴물들을 보고 나서 항상 이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거대 문어 크라켄, 켈피, 용, 네시와 같은 호수 괴물, 불사조, 로크, 페가수스, 유니콘, 키메라, 하피, 사이렌, 스핑크스, 엘프, 뱀파이어 등 수많은 신비동물들이 이 책에 등장하고 상세한 기록과 풍부한 자료, 자세한 설명 등이 제공된다. 최근에 본 영화와 만화영화를 비롯해서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종류의 신비동물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또한 작년에 잠시 몰입해서 했던 판타지 게임에 나오는 모든 동물과 괴물 캐릭터들의 대부분이 이 책에 나오는 신비동물이었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새로운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 때 이런 정보를 알고 게임을 했다면 좀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을지도 모르겠다.   

뒷장에는 런던신비동물학회의 역사와 유래, 활동 등에 대해서 별도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 존재여부는 모르겠지만, 런던에 방문하면 이 학회 사무실을 꼭 한 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런던신비동물학회라는 가상의 단체를 이용하여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한 점 또한 이 책의 색다른 매력이다. 이 책은 그 동안 자기계발서와 인문서적만 읽던 나에게 어린 시절 동심을 일깨우는 매력적인 경험을 안겨 주었다. 때로는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기록과 수집 자료, 사진, 그림을 통해서 아직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이 책이 성인인 나에게도 상상력을 자극하고 동심을 이끌어내었기에 아이들에게도 상상과 관심을 통해서 창조적인 생각을 키울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있으리라 기대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어린 시절 공상과 더불어 신비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발견이 언젠가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가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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