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라는 소설을 읽은 적 있다. 그 소설에 등장하는 '어떠한 장소'는 특정한 조건을 만족한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곳으로, 인간들이 흔히 괴이라 부르는 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길목. 혹은 정당한 대가를 주고 무엇인가 사지 않으면 본인도 그 곳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시장을 의미하고 있었다.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의 배경이 되는 학교도 그렇다. 학교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인 사당. 그 사당 근처에서 종이접기를 하면 귀신과의 만남이 가능하다. 학교의 도서부원으로서. 혹은 그런 존재로 가장한 상태에서 어떠한 문을 열면 과거로 돌아가,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와 대화가 가능하다. 그 사당은 무엇일까. 과거의 존재들은 학교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왜 하필 '종이접기'와 '학교'가 그들과 연결될 수 있는 키워드가 되었을까. 종이접기를 통해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보고, 이를 통해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추리 한 방울이 끼얹어진 성장소설을 원한다면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을 추천한다. #도서부종이접기클럽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당신이 만일 당신이 이상향으로 삼은 것이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한 무언가로 낙인찍혔다는 걸 알게 된다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 일을 꾸민 사람이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그리 알려져 있던 집단에 소속된 사람이었다면. 내가 '나 자신의 힘으로 이룬 성과다' 그리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면. 가족이라 생각했던 누군가가 당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사람인 것도 모자라 당신을 제대로 된 가족으로 여긴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단 걸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 이 모든 건 사실 [호랑이가 눈뜰 때]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었다. 반역자와 같은 혈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입대한지 하루만에 예비 반역자로 몰려 감옥에 갇혔다. 상사로 모셔야 할 사람들은 주인공을 반역자를 잡을 미끼로만 바라보고 있는 거 같았다. 동료라고 생각했던 자는 주인공을 알 수 없는 능력으로 마구 이용하다 죽이려고 들었고, 가족이라 여겼던 사람 역시 그와 별로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알 수 있을까. 폐쇄된 공간 속에서, 여러 우연과 이유들이 얽혀 모든 사람을 한 번 정도는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 상황에서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최소한의 선을 지키는 존재로 남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호랑이가 눈뜰 때]를 보는 걸 추천한다. #호랑이가눈뜰때 #창비 #소설Y #소설Y클럽
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 '고대 시대 때 신성한 의식에 사용한 곳일 거다'여겨지는 성소 안에서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피해자 모두는 '중년에 접어들었다' 여겨지는 나이였고부유했으며언론에 자주 노출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자들이기도 했다.그런데 그들과 그 어떤 접점도.그들과 같은 부유함도 가지지 못한 당신이그들과 비슷한 방식으로죽을 거란 예고를 받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퍼핏쇼]는 피해자들의 알리바이를 조작하고현장에 그 어떤 뚜렷한 증거와 목격담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한 연쇄살인범.그 살인범이세번째 피해자의 몸을 통해 다음 희생양들 중 한명으로 자신을 지목한 걸 알게 된 전직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자신을 경계하는 전 동료들과불이라는 상당히 눈에 띄는 살해 방식을 사용함에도 희미한 단서조차도 잡히지 않은 용의자.그 두가지 패널티를 이겨내고 살아남으려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범인은 누구고, 동기는 무엇인가. 내 이름이 시신에 새겨진 이유는 무엇인가.나는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가.그걸 추리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질병. 경제적인 문제. 사업 실패. 우울증. 생이 아직 남아 있음에도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는 이토록 다양하다. 때 이른 죽음을 원하는 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죽음들 중 '가장 인간적인 죽음'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죽음'이라 불리는 안락사. 안락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가. 안락사를 선택한 당사자는 남을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해야 할까.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의 유도라는 안락사를 희망하는 사람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자신의 부모처럼 저항조차 해보지 못한 채 인간의 껍데기만 뒤집어 쓴 형상을 한 상태로 죽고 싶지 않아서. 자신이 남의 도움으로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삶이 생기지 않기를 원해서였다. 그러나 자기가 허니셋의 절친한 친구라 여기고 있는, 이사온 지 얼마 안된 어린 여자아이. 로즈와 지속적으로 엮이게 되며 점차 변화하기 시작한다. 허니셋은 자신이 원하던대로 '자유로운 최후'를 맞이하게 될까. 친구가 된 누군가와 함께 서로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계속해서 살아 나갈까. 사람이 어째서 죽음을 원하게 되는지. 사람들과의 관계가 때로 어떠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는지 알고 싶다면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유도라허니셋은잘지내고있답니다 #페이지터너 #힐링 #재미 #감동 #소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