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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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란 제목의
영화를 본 적 있다.

해당 영화는
주인공이 '특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있고,
해당 시간대의 사람들 역시
자신들에게 부여된
특정 조건을 달성했을 때
주인공과 대화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소설 [내일]도 이와 비슷하다.
노트북을 통해
2010년을 살아가는 자와
2011년을 살아가는 자가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으니까.

차이점이라면 단 하나.
그들은 노트북이 없었다면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 어느 순간에도
엮일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것.

자신의 아내가 죽지 않는 미래를
보고 싶었던 남자가
'내 아내를 지켜봐 줄 수 있냐'
부탁하였으나,
여인은 어떠한 사실을 알고
그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

과연 여인이
'부탁을 들어줘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어떠한 사실은 무엇일까.
여인은 그 사실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남자에게 알려줄까
알려주지 않을까.
알려주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 그 사실을
없던 것처럼 만들어낼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보면
더욱 더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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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 - 검은 핏방울
조강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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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생각해보자.

당신은
행복했던 기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고향을 진심으로 증오하고 있다.

성인이 되어 고향에서 벗어난 뒤에는
고향을, 고향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든 것을 피하고 있었다.

헌데 어떠한 이유로
고향에 방문해야만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 곳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무력감을 느낄 만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사북]의 주인공이
정확히 이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

지긋지긋한 고향을
드디어 떠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광부들의 파업을 취재하기 위해
돌아가야만 했으니까.

그 곳에서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연쇄 실신 사건 역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이 말하던 '악귀'와
탄광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그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약자로 지정된 자들을
그 어떤 거리낌 없이
'빨갱이'라 규정짓고,
어떠한 사건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구성하는
정권 아래 있었기에.
그 때문에 자신 역시
어느 정도 배척당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과연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주인공은 그 진실을 공개해
사람들을 구하는 것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읽다 보면
더욱 더 몰입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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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지음, 이문영 옮김 / 들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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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종일까.
그가 사용하는 언어일까.
아니면 그가 자라며 습득한 지식이나
사소한 습관일까.

'부모들이 태어난 나라가.
그들의 영향 아래 흡수한
어떠한 문화가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미가 자식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입에 밀어넣는 음식에서 전해지는
어떠한 맛과 기억을 통해서
이어지는 것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조이 럭 클럽]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들의 자식이 자신들처럼
자신들의 조국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간직해 주기를.
그들의 나라가 어땠는지 기억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자식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어떠한 이유로
제 주변의 모든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자.
'내 말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에 지배되어,
상대가 제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비난하는 자.
아직 2차 성징조차 오지 않은 어린 아이를
본 적도 없는 누군가의 아내로 팔아 넘기는 자.
그런 존재가 부모 자리에 있었는데
'겪어보지도 못한 나라'
'자신의 의지를 완벽하게 꺾어버리는 존재'와
관련된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있었는지도 몰랐던 자매의 존재를
어머니의 사망 이후에 인지하게 된 주인공.

주인공은 과연
어머니를,
어머니가 항상 말했던 것들의
의미를 이해할 날이 올까.
자매를 만났을 때.....
저와 전혀 다른
-허나 어머니와는 같은-
문화권에서 쭉 살아온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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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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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와 그것이 알고 싶다로 대표되는 
수사 드라마나 시사 프로그램을 
자주 접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창의적으로 미친놈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죽음인가' 싶을 정도로
기묘한 사망 사건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생각 말이다. 

[가연물]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용의자도, 살해 방식도 분명하나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흉기가 
그 어디에도 없는 살인.

언뜻 보아서는 
일반적인 사건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이
-사람은 의외로 망각과 기억 왜곡이
쉬운 존재임을 감안했을 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일치하는 교통사고.

사이가 서먹한 아들이 
'이런 짓을 당할만한 원한만큼은 
쌓아온 적 없었다'
그리 단언할 정도로,
평범하다면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살해 동기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
그런 사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범인은 왜.
어떤 방식으로 해당 범죄를 저질렀는가.
목격자들의 증언은 정말로 사실일까. 
만일 거짓말이라면,
거짓 증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공과 함께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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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괴이 비채 미스터리 앤솔러지
조영주 외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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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몇몇 시사 프로그램에도 나왔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난 적 있다.

속칭 '무진 십자가 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이 사건이 관심을 모은 이유는 딱 하나.
'처형당한 예수와 똑같은 모습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방법이 적힌 노트와 함께
흉기로 보이는 도구들이
모두 현장에 남겨져 있던 걸로 봐서는
자살이 분명하다'는 입장과,
'오히려 그런 인식을 노린 살인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그 모든 절차를
혼자서 모두 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냐'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붙었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괴이]는
'버려진 채석장에서
성경에 묘사된 예수의 죽음을 그대로 재현한
괴이한 형태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그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그런 일을 해야만 했을지를
제 나름대로 해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복수를 위해서.
저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혹은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그런 해석들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 순간
'나라면 어떤 식으로
해당 사건의 발생 동기를 해석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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