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 재단. 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은 해야 하는구나.이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인간이 함부로 어찌할 수 없는' 어떠한 존재 및 현상.혹은 그들과 관계된 공간이민간인을 함부로 해칠 수 없도록 격리 후 관리 하거나,우연히 휘말린 민간인을 구조할 목적으로방문하는 행위를 하는 누군가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금지된 아파트]가 이들과 비슷한 이야기이다. '존재감이 없는' 인간인 덕에 늑대인간으로부터 살아 남은 것도 모자라,인간이 거주하고 있는 현실세계와'이세계'라 불리는 다른 차원이 기묘하게 겹쳐진 폐아파트.그 아파트에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경비원으로 취직한 상황이었으니까. 아버지의 49제 날,아직 어린 조카가 사라졌다.정황상 우범지대인데다 흉흉한 소문까지 도는 폐아파트에 몰래 간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이었기에,큰일이 나기 전에 구조하고자 해당 건물에 방문한 상황이었으니까.과연 그들은 해당 건물에서 별 탈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만일 그들이 해당 건물 안에서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다면,그 상황은 과연 무엇일까.어째서 그들은 그런 상황을 마주해야만 했을까.그것들을 같이 생각하면서 보면 더욱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으리라.
우리 한번 어떤 상황을 상상해보자. 당신은 어디서나 흔히 보일 법한 소시민이다.아침에는 회사나 학교에 가고 저녁에는 돌아와 잠에 드는 일상을 반복하는 소시민.그런 당신에게 누군가가 '특정 조건'을 지켜준다면 매일 몇백만원의 돈을 주겠다, 그런 제안이 들어온다면. 혹은 예기치 않은 일로 잃어버린 가족을,상상도 못한 모습으로 발견하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없던 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정확히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부모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밤낮으로 일을 하던.유일한 낙이라고는 4캔에 만 삼천원 정도 하는맥주를 사서 마시는 것뿐인 상황에서 '머무를 방을 한칸 내어 준다면,그 방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하루에 500만원씩 드리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니까. 조금씩 투닥거리기는 했으나 사이가 좋은 편이었던 오빠가 실종된 지 20년이 흐른 어느 날.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가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아파트를 찾아간 날,오빠가 실종 당시와 완전히 똑같은 모습으로그곳에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했으니까. '500만원을 드리겠다'는 제안을 한 사람은,그 많은 돈을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해당 제안을 수락한 사람은 과연 끝까지 방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20년이 지난 시점임에도 어릴 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사람은 정말로 오빠가 맞는 것일까. 만일 오빠가 맞다면, 어째서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자라지 않은 것일까.그것들을 생각하며 읽으면 더욱 더 재미있으리라.
당신은 게임을 좋아하는가?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만일 어떠한 계기로 현실과 결합된 형태의 게임을 하게 된다면.그 게임을 하는 도중,누군가는 '비현실적'이라 부를 수도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현실 온라인 게임] 속 인물들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현금이나 가전 제품 같은 보상을 받기 위해 '현재 있는 지하철역 내부를 두 번 왕복하는 모습을 촬영해서 보내라''사물함 안에 커피믹스 두박스를 넣어두었다.해당 제품을 팔아보아라'처럼 실제 현실 속에서 수행할 수 있는 미션들을 해결하기도. '전생에 '보그나르'라는 세계에서 마왕을 퇴치하기 위해 모인 용사 파티였다'는,망상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컨셉을 유지하는 TRPG 모임에 참여하기도. '특정한 행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하루를 끝없이 반복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으니까. 그들은 과연해당 상황을 어떤 전략을 택할까. 그들이 '이것만큼은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여겨지는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어떤 선택을 할까. 그것들이 궁금하다면 [현실 온라인 게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심청이가 '내가 제물 역할을 하겠노라'말한 건정말로 효심에서 나온 말이었을까.그 제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였다면죽었을 게 뻔한 자가 어떻게 살아 돌아올 수 있었을까.목적을 이루기 위해 간 곳에서 마주한 것은.......고통스러운 최후가 예상되는 상황이다.당신이라면 그 상황에서도 당장의 목적을 위해 행동할 것인가,계획을 잠시 미룰 것인가. 누군가가 '완벽한 밀실'로 보이는 곳에서 죽었다.누가. 어떤 이유로 죽였을까. [교수대 위의 까마귀]는 그런 상황에서 각자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무능력한 아비 때문에반 강제로 팔려간' 것도 모자라,팔려간 곳에서는 사람 취급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극한까지 몰려 있는 상황에서할 수밖에 없었던 비인간적인 선택이 무엇이었는지보여주기도. '살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날 이곳에서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행동 때문에 실제로 살해당하게 된 사람이 생기기도. 미술관 개장 전날누군가가 전시물품 중 하나로 살해당했는데모든 사람에게 살해를 할만한 시간적 여유도, 이유도 딱히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살해 방식과 범인을 추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으니까. 온갖 트릭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소설이 보고 싶다면. 그 속에 숨어 있는 온갖 인간 군상을 마주하고 싶다면 [교수대 위의 까마귀]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발레는 축복받은 자들만이 행할 수 있는 예술이라 불린다. 잠재력이 있어도 일정한 조건의 체형을 타고 나야만,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어떠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야만해당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기회나마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발레이기 때문이다. [스프링]은 그 모든 것을 타고 났다 여겨지는 사람.하루란 이름을 가진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 곳에서 눈에 띄면아카데미에 진학하거나 유명한 발레단에 스카우트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 반 정도는 사실일 정도로 위상이 높아,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해 사전 오디션까지 따로 치르는 진풍경까지 펼쳐지게 된 한 워크숍. 하루는 그 곳에서부터 가장 눈에 띄는 아이였다. 중성적인 외모와 어딘가 알 수 없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확장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존재였기 때문에. 하루가 발레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자기 자신은 발레를 통해서 무엇을 느끼고 있었을까. 그런 것들을 생각하며 보면더욱 더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