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럭 클럽
에이미 탄 지음, 이문영 옮김 / 들녘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종일까.
그가 사용하는 언어일까.
아니면 그가 자라며 습득한 지식이나
사소한 습관일까.

'부모들이 태어난 나라가.
그들의 영향 아래 흡수한
어떠한 문화가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정의내릴 수 있게 도와준다'
그리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미가 자식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입에 밀어넣는 음식에서 전해지는
어떠한 맛과 기억을 통해서
이어지는 것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믿음으로 말이다.

[조이 럭 클럽]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그들의 자식이 자신들처럼
자신들의 조국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간직해 주기를.
그들의 나라가 어땠는지 기억해주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자식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어떠한 이유로
제 주변의 모든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 자.
'내 말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에 지배되어,
상대가 제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비난하는 자.
아직 2차 성징조차 오지 않은 어린 아이를
본 적도 없는 누군가의 아내로 팔아 넘기는 자.
그런 존재가 부모 자리에 있었는데
'겪어보지도 못한 나라'
'자신의 의지를 완벽하게 꺾어버리는 존재'와
관련된 정체성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있었는지도 몰랐던 자매의 존재를
어머니의 사망 이후에 인지하게 된 주인공.

주인공은 과연
어머니를,
어머니가 항상 말했던 것들의
의미를 이해할 날이 올까.
자매를 만났을 때.....
저와 전혀 다른
-허나 어머니와는 같은-
문화권에서 쭉 살아온 그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보면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SI와 그것이 알고 싶다로 대표되는 
수사 드라마나 시사 프로그램을 
자주 접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창의적으로 미친놈들이.
'도대체 어떻게 된 죽음인가' 싶을 정도로
기묘한 사망 사건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생각 말이다. 

[가연물]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용의자도, 살해 방식도 분명하나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흉기가 
그 어디에도 없는 살인.

언뜻 보아서는 
일반적인 사건이나, 
목격자들의 증언이
-사람은 의외로 망각과 기억 왜곡이
쉬운 존재임을 감안했을 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일치하는 교통사고.

사이가 서먹한 아들이 
'이런 짓을 당할만한 원한만큼은 
쌓아온 적 없었다'
그리 단언할 정도로,
평범하다면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살해 동기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
그런 사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범인은 왜.
어떤 방식으로 해당 범죄를 저질렀는가.
목격자들의 증언은 정말로 사실일까. 
만일 거짓말이라면,
거짓 증언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공과 함께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자가의 괴이 비채 미스터리 앤솔러지
조영주 외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 전.
몇몇 시사 프로그램에도 나왔을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난 적 있다.

속칭 '무진 십자가 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이 사건이 관심을 모은 이유는 딱 하나.
'처형당한 예수와 똑같은 모습이 되기 위해
필요한 절차와 방법이 적힌 노트와 함께
흉기로 보이는 도구들이
모두 현장에 남겨져 있던 걸로 봐서는
자살이 분명하다'는 입장과,
'오히려 그런 인식을 노린 살인사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그 모든 절차를
혼자서 모두 해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않냐'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붙었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괴이]는
'버려진 채석장에서
성경에 묘사된 예수의 죽음을 그대로 재현한
괴이한 형태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그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그런 일을 해야만 했을지를
제 나름대로 해석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복수를 위해서.
저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혹은 간절히 원하던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그런 해석들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 순간
'나라면 어떤 식으로
해당 사건의 발생 동기를 해석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오 나비클럽 소설선
김세화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0월
평점 :
예약주문


우리 한번 생각해보자.

언젠가부터
연쇄살인이 발생했고,
피해자들에게는
'소수자'로 규정된 집단에
우호적인 입장을 지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신은 이 살인이
어떠한 이유 때문에
발생했을 거라 생각하는가.

[타오]의 주인공이 마주한 상황이
정확히 이런 상황이다.

폭우가 내릴 때마다
살인. 혹은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했고
해당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 중에서도
죽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는 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
이슬람 및 다문화에 어느 정도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는 자들이었고,
'타오'란 이름의 여인과
엮인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타오라는 여인이
살인 및 상해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것.

해당 사건들은
이슬람과 다문화가정으로 대표되는
'소수자'들에게
극심한 혐오감을 지닌 자가 저지른 사건일까.
각 개인에게 원한을 지닌 자들이
개별적으로 저지른 개별적인 사건들이,
몇몇 우연이 겹친 탓에
한명이 저지른 연쇄 사건처럼 보이게 된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타오'란 여인 자체가
그 모든 사건들의 원인인 것일까.

이를 생각하며 보다 보면 더욱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합격시켜주세용]과
[골든 체인지]란 웹툰을 본 적 있다.

해당 웹툰의 주인공들은
타고난 사주.
혹은 조상들이 쌓아 온 죄업 때문에
일상이 뒤틀린 자이자,
신령이라 불리는 존재를 도움으로써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일상을 확보한 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호랑이 아가씨]는
이들과 결이 비슷한 소설이다.
호랑이.
정확히는 몇백년을 살았기에
신령으로 모셔지던
영물이었음에도
사람들을 잡아먹었던 죄 때문에
현생에서는 운이 지지리도 없는 삶을 살았으나,
잡아먹은 인간들 중에
'악인'이라 판단되는 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던 덕에
백명의 억울함만 풀어준다면
막혀 있던 운이 풀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다른 점이라면
[호랑이 아가씨]의 주인공은
호랑이의 식성을 가지게 된 것도 모자라
호랑이 특유의 특징 일부가
한쪽 팔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것과,
특정한 상황에서 분노를 느낄 때마다
온전한 호랑이로 변해버린다는 것.

주인공은 과연
호랑이의 저주 아닌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호랑이로 변하고 싶지 않다면
화를 내지 마라'는
박수무당의 말을 잘 지킬 수 있을까.
한쪽 팔이 짐승과 다를 바 없고,
때에 따라서는 실제 짐승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을 상상하며 보면
더욱 더 재미있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