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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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벌써 일곱번째 수상작을 접한다..첫번째부터 봐왔지만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주제로 이런 책을 쓸수있는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 같다.

 

이 책은 강북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은 탈북자이자 백수, 리니지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최고의 영웅이다.

리니지 게임에 빠져 가상과 현실세게를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그는 거의 페인이다. 그의 주변인물들도 심상치않다. 대딸방의 딸녀, 룸싸롱 여종업원, 노가다 일꾼, 포르노 제작자들,,

그들 사이에서 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백석공원에서 발견된 시체,,그들을 둘러싼 의심과 갈등들.

 

책에서 말하고있는 탈북자들의 삶과 지금 현시대의 탈북자들의 삶이 결코 다르지는 않을것이다. 그래서 더욱 공감가며 주위를 끄는것이다. 물론 리니지 라는 게임도 그렇다. 가상의 게임이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는 게임으로서 분명 이 책의 주인공인 하림과 같은 인물이 주위 어딘가엔 존재할것이다.

유령처럼 살아야만하는건 탈북자들 뿐만 아니다. 요즘 이세상이 어쩜 모든 사람들을 다 유령으로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p.076..... 쿠사나기는 피멍과 처음 마주쳤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쿠사나기와 피멍은 같은 사냥감을 노리고 있었는데 쿠사나기가 양보했다. 만일 쿠사나기가 양보하지 않았다면 피멍은 그를 죽였을 것이다. 쿠사나기는 피멍에게 충고했다.

- 그렇게 혼자서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두르고 다니다간 언제가는 곤욕을 치를 거야.

- 상관없어.

피멍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 그 아이템들을 다 잃게 되는데? 네가 죽는데도?

- 나는 언제든지 죽을 수있어.

피멍이 가고 난 후 쿠사나기는 피멍이 강한 이유를 알았다.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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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어른, 어린왕자를 만나다 - 아직 어른이 되기 두려운 그대에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가슴 따뜻한 격려
정희재 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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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엔 동화책으로, 어른이 되어서는 소설책으로 접했던 어린왕자를 이렇게 또 보게 되었다.

어릴적엔 이런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 왜냐구....??? 그땐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그건 정말 그 나이에만 할 수있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사회가 나를 길들이고 내가 사회에 길들여져가고

주변 사람들과 그 모든 환경에 길들여짐에 따라 삶은 점점 고단함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천진난만하게 노는 내 딸아이를 볼 때면  가끔은 그 천진난만함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게 되고, 때로는 그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짠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아이가 커서 격어야 할 것들을 나는 이미 겪어보았기에, 겪고 있는 중이기에..

 

어쩜 이 책은 나에게 주는 충고가 아닐까 싶다. 새로 한해를 시작하는 1월, 지금 읽기에 좋은 책인듯 하다

 

p. 084....."나는 그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꽃을 판단했어야 했는데. 그 꽃은 내게 향기를 풍겨 주고 마음을 환한 빛으로 채워 주었죠. 절대로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어요. 꽃의 심술 뒤에 사랑이 숨어 있다는 것을 눈치챘어야 했어요. 꽃들이란 모순 덩어리거든요! 하지만 난 너무 어려서 그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거예요."

 

p. 121.....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알았다.

내가 소녀와 그녀의 볼품없는 좌판에 그처럼 끌렸던 이유를.

나는 가난하고 보잘것없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들었던, 허영이라고는 없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와 만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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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수 있겠니
김인숙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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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만큼 세상에 안전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이유가 있는 삶이나, 이유가 있는 죽음만큼 세상에 합당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세상에는 말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죽은 개의 피를 손에 묻힌 진의 마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말할 수 없는것.   -----------  P. 213

 그리 많이 산건 아니지만 사람이 살다보니깐 미칠 수 있는 일도 있긴 하더라..아니, 어쩌면 미치겠다..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올 때가 많더라..
우린 살면서 사소한 일에도 미치겠다,미치겠다,를 연발한다.. 그러나 정말 미쳐야만 할 것 같은 상황에 미칠수 있을까..쉽진 않을거다..

 이 책은 화자가 둘이다. 그여자 '진'과 그남자 '이야나' ...
서로 사는곳도 다르고 생각하는것도 다르고 보는것도 다른 이 둘..하지만 그들은 공감한다.
시간과 공간의 이동도 꽤 있고 화자가 둘이라 복잡할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실생활을 이야기하듯,,실생활을 겪듯, 완전 빠르게 진행되는 이 책..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왕창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닌..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다는건 나도 이들과 같은 입장? 같은 생각속에 살고 있다는걸까?..
사람이 살짝 미친다면 이 세상은 더욱 살 맛이 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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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시절
공선옥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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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의 순진한 마음씨,순박한 모습이 맘에 와 닿는다.
[내가 가장 예뻤을때]를 읽고 공선옥 작가가 맘에들어 [영란]을 읽게 되었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때]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십대와 이십대를 넘나드는 청춘들의 이야기 였다면,
[영란]은 목포를 배경으로한 삼십대와 사십대를 넘나드는 중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였고
[꽃같은 시절]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이 배경이고 노년층이 주를 이루는 삶의 이야기,생존권 투쟁이야기다.
할머니,할아버지,그리고 그들을 대표하는 이장님의 말씀을 들어본 즉, 난 이 마을에서 단 하루도 못 살것 만 같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이 하루종일 돌깨는 소리가 들리고 트럭들이 오고가는 동네에서 살것는가? 나 아닌, 그 누구도 못살것이다.
돈과 권력,그리고 투쟁이 들어있는 [꽃같은 시절]은 주변을 둘러보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나한테도 언제,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문제를 시골 어르신들이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투쟁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대롱대롱대롱, 뽀시락뽀시락뽀시락, 곤지곤지곤지, 띠룽띠룽띠룽..같은 의성어다.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곤충들을 표현해 주는 이 의성어가 이 책을 한층 더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P.54..... 패배의 경험이 당신 영혼을 좀먹어 당신은 날로 쓸쓸해지고--- 내 눈물은 당신의 쓸쓸한 계곡으로 스며들지 못하네--- 헛되이,헛되이----

 P.73..... 육신을 빠져나오고 나서 바람에 떠돌고 햇빛에 바래고 달빛에 젖은 내 혼은 이제 반귀신인 해징이댁 조난남에게도 목소리를 들려줄 수 없고 형상을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나는 하염없이 가벼워지고 하염없이 말개졌다. 가볍고 말개져서 티끌과 같아질 때, 나는 저승사람이 될 수있을까. 그러나 아직 나는 티끌이 되지 못해 저승과 이승 언저리를 헤매는 중이다.

 P.80..... 우리집 가득 봄꽃들이 폭죽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벌들이 윙윙거리고 나비가 공공거리고 명새도 찌찌거렸다. 적막강산이 한량없이 수선스러운 봄날의 대낮, 해징이댁 혼자 화전놀이를 하는 한낮, 나도 한 소리를 보탰다. 닝꽁닝꽁닝꽁니잉, 지꾸지꾸지꾸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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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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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오고가며 기차안에서 읽은 소설이다.
황석영 작가님의 소설들을 꽤 읽어봤지만...
뭐..[바리데기][개밥바라기별][모랫말 아이들][오래된 정원][강남몽]....
서민층? 의 애환이 흠씬 풍겨오는 그런 류의 이야기가 늘 맘에 든다..
어디든 사람 사는 풍경은 똑같다..일하고 먹고 즐기며 자고..사랑하고..싸우고..이별하고..
그러나 ..다른것이 있다며 그들의 정서적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꽃섬..이름 예쁜 곳이다..그 누가..감히 그곳이 도시의 쓰레기들이 모이는 쓰레기의 집합소로 생각하겠는가?
그 안에서 일하고 또한 그 음식물들을 먹으며.살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그 누가 감히 알고 있을까? 상상조차 못했던일, 아니, 상상조차 해볼수 없었던 일들이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딱부리와 땜통,,어찌보면 잘 안 어울릴것 같은 두 아이가 이제부터 꽃섬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려줄 것이다..

 P.84..... 딱부리는 천막 밖에서 그들의 사진 찍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갑자기 가슴 한복판을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위의 다른 모든곳은 좀더 어두워지고 한 자리만 환하게 밝아진 것 같았다. 소녀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머리가 뺨을 지나 어깨에 내려와 나풀거렸고, 얼굴은 갸름하고 하얀데다 입술이 촉촉하게 빛났다.

 P.228...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딱부리는 이제 알고 있었다. 수많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중심가까지의 집과 건물과 자동차들과 강변도로와 철교와 조명 불빛과 귀청을 찢는 듯한 소음과 주정꾼이 토해낸 오물과 쓰레기장과 버려진 물건들과 먼지와 연기와 썩는 냄새와 모든 독극물에 이르기까지, 이런 엄청난 것들을 지금 살고 있는 세상 사람 모두가 지어냈다는 것을. 하지만  또한 언제나 그랬듯이 들판의 타버린 잿더미를 뚫고 온갖 풀꽃들이 솟아나 바람에 한들거리고, 그을린 나뭇가지 위의 여린 새잎도 짙푸른 억새의 새싹도 다시 돋아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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