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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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여행자인 최갑수 작가의 여행에세이집이다.

여행지를 소개한다는 느낌의 책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작가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들을 표현해 놓은거라서

어떠한 장소에 대한 지식보다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것 같다.

그 때 그 때 여행에세이를 접할 때 마다 내가 처한 상황이 틀려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이 책을 읽다 보니 참으로 공감가는 글이 많았던 것 같다.

내가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 그것도 포토에세이를.....

그건 아마도 내가 가보지 못하는 곳 들에서 작가가 보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나에게도 맞춰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 28 .... 어른이 되기 위해

 

어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게 뭔지 알아?

 

첫 번째, 파와 양파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그리고 두 번째.

세련되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

 

그리고 세 번째.

때로는 싫은 사람에게 싫다고 눈 질끔 감고 말해버릴 것.

당신이 뭔데, 내 인생에 간섭하는 거죠?

내가 당신보다 더 똑똑한 것 같은데.....라고.

 

자 이제 말해봐.

단호하게.

전 그런 일 안 합니다.

난 당신이 싫어요.

.

.

.

하지만 사실은 나도 이게 잘 안돼.

전 이런 일 안 합니다. 난 당신이 싫어요.

도저히 말을 못 하겠어.

.

.

.

가끔 내 인생은

결코 착하지 않은 나와 끝까지 착하게 보이려고 하는 나와의

끝없는 싸움이 아닐까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든다.

 

(중간 중간 생략했음...^^;;;;)

 

# 80 ..... 당신은 최선을 다해 행복해라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무던히 애썼지.

그래서 열심히 일했어.

야근도 하고 아르바이트 삼아 원고도 많이 쓰고 그랬지.

그래서 차도 사고 옷도 사고 외식도 하고.....

그럼 당신이 행복해할 줄 알았어.

 

당신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할 것이고

그럼 우리도 행복해지겠지....이렇게 생각했어.

 

아,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내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이었어.

우리가 행복하면 당신도 자연스럽게 행복해지는 거고.

 

난 이제 나 스스로가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를 위해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런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라.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지 알고 있어?'

우린 서로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자.

 

우린 서로가 행복한 모습을 만나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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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지음 / 공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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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잠이 들기 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까지 와 버렸다.

스님의 말씀대로 세상 살이가 된다면야 참 좋을텐데.....

스님의 말씀대로 내 인생이 된다면야 참 편할텐데...

스님의 말씀대로 내 마음가짐이 된다면야 이런 책으로 마음을 다스리지 않아도 될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추스려 보지만

다음날이 되면 매 한가지가 되는걸 보니 책을 읽어도 마음과 머리는 따로 구나..생각된다..

에 휴...사는게 뭐라고,..이렇게 아둥바둥 살필요도 없는데..

자꾸만 아둥바둥 살려하는 내가 참 밉다...

 

p. 039

태어난 것의 변화와 해체, 죽음은 모든 것들이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들입니다. 불교에서는 죽음을 육체와 마음이 분리되는 것이라고 말하지요.

따라서 죽음이 무엇이 끝났다든지, 막이 내렸다든지, 이렇게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변화하는 한 형태일 뿐입니다.

우리가 늙어가는 것, 병드는 것, 죽음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 하는 건, 이런 진리에 대해 부정하는 무지 때문입니다.

 

p. 095

모르고 있지만 당신은 사실 붓다입니다.

부처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서의 붓다가 아닌

완전한 존재라는 의미인 보통명사로서의 붓다,

바로 그것이 당신의 참모습입니다.

당신은 이미 완전한 존재입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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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문학동네 시집 80
이병률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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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집을 조아라 하지 않지만 요즘 왠지 가을을 타는지 마음이 한적해

서점에 간 김에 시집을 하나 집어 들었다.

이병률작가의 시집....제목이 맘에든다..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이병률작가의 여행 에세이는 아주 맘에 들었고

그의 그런 마음이 잘 드러 나 있을 꺼라고 큰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여행에세이와 시는 다른거...다른 느낌이드라...

비오는 날 인적이 드문 어느 한 동네 어귀의 카페에서 라떼 한잔 시켜 놓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이 시집을 읽노라니 마음이 왠지 센치해지는 것 같았다.

 

p. 127

 좋은 사람들

우리가 살아가는 땅은 비좁다 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적

다 하지만 햇빛은 좁은 골목에서 가루가 될 줄 안다 궂은

날이 걷히면 은종이 위에다 빨래를 펴 널고 햇빛이 들이

비치는 마당에 나가 반듯하게 누워도 좋으리라 담장 밖으

론 밤낮없는 시선들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게 바쁘고 나는

개미들의 행렬을 따라 내 몇 평의 땅에 골짜기가 생기도

록 뒤척인다 남의 이사에 관심을 가진 건 폐허를 돌보는

일처럼 고마운 희망일까 사람의 집에 사람의 그림자가 드

리워지는 일이 목메게 아름답다 적과 내가 한데 엉기어

층계가 되고 창문을 마주 낼 수 없듯이 좋은 사람을 만나

한 시절을 바라보는 일이란 따스한 숲에 갇혀 황홀하게

눈발을 지켜보는 일  (지금은 적잖이 열망을 식히면서 살

줄도 알지만 예전의 나는 사람들 안에 갇혀 지내기를 희

망했다) 먼 훗날, 기억한다 우리가 머문 곳은 사물이 박혀

지낸 자리가 아니라 한때 그들과 마주 잡았던 손자국 같

은 것이라고 내가 물이고 싶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노을이

향기로운 기척을 데려오고 있다 날마다 세상 위로 땅이

내려앉듯 녹말기 짙은 바람이 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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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 매드 픽션 클럽
헤르만 코흐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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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두 부부의 저녁식사 이야기이다.

네명이 레스토랑에서 정찬으로 식사하며 그들의 가족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페리티프부터 시작하여 디저트까지의 식사를 하며 이 두 부부의 사회적 문제점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성향 및 그들의 가정적 문제점을 우리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외국의 아이를 입양한 형 내외와 이런 형을 싫어하는 동생 내외과 마땅치 않은 식사를 하며 그들의 아이들이 저지른 사회적문제(해외입양, 청소년 폭력, 노숙자 등등)를 이야기 함으로써 안 가정의 파탄을 보여주고 있다.

박진감이나 긴장감이 최고조로 이르기엔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느릿하면서도 빠른 전개는 이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기에 충분한 것 같다.

 

p. 310

개와 주인의 관계와 비교해 보면, 수년간 주인이 주는 대로 먹고, 주인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따라다닌 개들은 보통 주인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아주 얌전하게 충복 노릇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날 그들의 주인이 갑자기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고 가정해 보자. 그 순간 개들은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며 일단 주인의 기를 꺾은 다음 주인을 물어 죽인다. 심지어 갈기갈기 물어뜯어 버리는 경우까지 있다. 그건 본능이 시키는 짓이다. 쓰러지는 것은 약하다는 증거이니까. 결국 바닥에 쓰러진 자가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p. 342

잠시 침묵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상대방의 얼굴을 간간히 힐끔거렸다. 남편과 아내로, 행복한 가정의 두 기둥으로서 난 생각했다. 행복한 가정은 배가 난파되어도 살아남는다. 난파된 후에도 그 가정이 계속 행복할 거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 해도 불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끌레르와 나. 끌레르와 미헬과 나. 우리 세 사람은 뭔가를 공유하고 있다. 전에는 없었던 뭔가를. 물론 우리 세 사람이 똑같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꼭 똑같은 걸 공유할 필요는 없다. 서로에 대해 모든 걸 알 필요도 없다. 비밀이 반드시 행복의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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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시카고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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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바다>의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달의 바다>를 읽고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번 책도 그러한 기대를 품었었다..

기대이상이다...더욱 성숙된 글솜씨와 스토리 전개가 재미와 감동을 더해 준다.

미군 기지촌에 살고 있는 12살 선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그곳 사람들의 과거,현재,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정한아 작가의 책은 ...뭐랄까...?.......?....음...사람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고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고...

가슴에 뭔가가 와 닿는 느낌을 주는...그런...음...가슴 뭉클하게 만드는..그런 책인 것 같다..???

너무나도 잘 읽은 책이다..

 

p.106~107

" 처음 제이제이 존슨의 트롬본 연주를 들었을 때 말이다. 명치끝이 아파서 며칠간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거든." 할아버지는 그때를 떠올리듯 미소지었다. "꿈에 대해 물을 건 하나뿐이란다." 잭슨 할아버지는 미카의 가슴 한가운데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것이......나를 얼마나 아프게 하는가.얼마나 많이, 아프게 하는가."

 

p. 122

나는 그애들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둘이 평생 헤어지지 않을줄 알았냐고 되묻고 싶었다. 세상은 아름답지도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세상은 정당하지 않다. 하지만 내가 그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해도, 촌스럽게 울부짖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것만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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