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시절
공선옥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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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등장하는 할머니들의 순진한 마음씨,순박한 모습이 맘에 와 닿는다.
[내가 가장 예뻤을때]를 읽고 공선옥 작가가 맘에들어 [영란]을 읽게 되었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때]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십대와 이십대를 넘나드는 청춘들의 이야기 였다면,
[영란]은 목포를 배경으로한 삼십대와 사십대를 넘나드는 중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였고
[꽃같은 시절]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이 배경이고 노년층이 주를 이루는 삶의 이야기,생존권 투쟁이야기다.
할머니,할아버지,그리고 그들을 대표하는 이장님의 말씀을 들어본 즉, 난 이 마을에서 단 하루도 못 살것 만 같다.
나처럼 예민한 사람이 하루종일 돌깨는 소리가 들리고 트럭들이 오고가는 동네에서 살것는가? 나 아닌, 그 누구도 못살것이다.
돈과 권력,그리고 투쟁이 들어있는 [꽃같은 시절]은 주변을 둘러보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나한테도 언제,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문제를 시골 어르신들이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투쟁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또다른 재미는 대롱대롱대롱, 뽀시락뽀시락뽀시락, 곤지곤지곤지, 띠룽띠룽띠룽..같은 의성어다. 책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곤충들을 표현해 주는 이 의성어가 이 책을 한층 더 가슴에 와 닿게 하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P.54..... 패배의 경험이 당신 영혼을 좀먹어 당신은 날로 쓸쓸해지고--- 내 눈물은 당신의 쓸쓸한 계곡으로 스며들지 못하네--- 헛되이,헛되이----

 P.73..... 육신을 빠져나오고 나서 바람에 떠돌고 햇빛에 바래고 달빛에 젖은 내 혼은 이제 반귀신인 해징이댁 조난남에게도 목소리를 들려줄 수 없고 형상을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나는 하염없이 가벼워지고 하염없이 말개졌다. 가볍고 말개져서 티끌과 같아질 때, 나는 저승사람이 될 수있을까. 그러나 아직 나는 티끌이 되지 못해 저승과 이승 언저리를 헤매는 중이다.

 P.80..... 우리집 가득 봄꽃들이 폭죽처럼 터지기 시작했다. 벌들이 윙윙거리고 나비가 공공거리고 명새도 찌찌거렸다. 적막강산이 한량없이 수선스러운 봄날의 대낮, 해징이댁 혼자 화전놀이를 하는 한낮, 나도 한 소리를 보탰다. 닝꽁닝꽁닝꽁니잉, 지꾸지꾸지꾸지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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