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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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오고가며 기차안에서 읽은 소설이다.
황석영 작가님의 소설들을 꽤 읽어봤지만...
뭐..[바리데기][개밥바라기별][모랫말 아이들][오래된 정원][강남몽]....
서민층? 의 애환이 흠씬 풍겨오는 그런 류의 이야기가 늘 맘에 든다..
어디든 사람 사는 풍경은 똑같다..일하고 먹고 즐기며 자고..사랑하고..싸우고..이별하고..
그러나 ..다른것이 있다며 그들의 정서적 가치관이 아닐까 싶다..
꽃섬..이름 예쁜 곳이다..그 누가..감히 그곳이 도시의 쓰레기들이 모이는 쓰레기의 집합소로 생각하겠는가?
그 안에서 일하고 또한 그 음식물들을 먹으며.살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사람들도 있다는걸 그 누가 감히 알고 있을까? 상상조차 못했던일, 아니, 상상조차 해볼수 없었던 일들이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딱부리와 땜통,,어찌보면 잘 안 어울릴것 같은 두 아이가 이제부터 꽃섬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려줄 것이다..

 P.84..... 딱부리는 천막 밖에서 그들의 사진 찍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갑자기 가슴 한복판을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위의 다른 모든곳은 좀더 어두워지고 한 자리만 환하게 밝아진 것 같았다. 소녀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머리가 뺨을 지나 어깨에 내려와 나풀거렸고, 얼굴은 갸름하고 하얀데다 입술이 촉촉하게 빛났다.

 P.228...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딱부리는 이제 알고 있었다. 수많은 도시의 변두리에서 중심가까지의 집과 건물과 자동차들과 강변도로와 철교와 조명 불빛과 귀청을 찢는 듯한 소음과 주정꾼이 토해낸 오물과 쓰레기장과 버려진 물건들과 먼지와 연기와 썩는 냄새와 모든 독극물에 이르기까지, 이런 엄청난 것들을 지금 살고 있는 세상 사람 모두가 지어냈다는 것을. 하지만  또한 언제나 그랬듯이 들판의 타버린 잿더미를 뚫고 온갖 풀꽃들이 솟아나 바람에 한들거리고, 그을린 나뭇가지 위의 여린 새잎도 짙푸른 억새의 새싹도 다시 돋아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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